짧은 글(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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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 열어보니]
산촌(山村)에 밤이 드니 먼데 개 지저 온다 시비(柴扉)를 열고 보니 하늘이 차고 달이로다 저 개야 공산(空山) 잠든 달을 지저 무삼 하리오 - 계면조 중거.
2023.06.29 -
[獨酌, 홀로 마신다]
松吟石上月 人弄花間琴靑山古人眼 水聲後人心 송음석상월松吟石上月이라, 솔은 석상에서 우는디 달은 훤허니 밝단 말이여. 인롱화간금人弄花間琴로구나. 사람은 꽃 핀 화간(花間)에서 거문고를 뜯는구나. 청산靑山은 고인안古人眼이요, 청산은 옛 사람의 눈이요, 수성水聲은 후인심後人心이다, 물소리는 뒷사람의 마음이다. - 전강선사 법문 291번. _______________ 獨酌 春草如有意 羅生玉堂隂 東風吹愁來 白髪坐相侵 獨酌勸孤影 閑歌面芳林 長松爾何知 蕭瑟為誰吟 手舞石上月 膝横花間琴 過此一壺外 悠悠非我心 봄풀은 무슨 뜻이 있는 듯 옥당玉堂 그늘에서 줄지어 돋아나고 봄바람 불어오니 시름도 와서 흰 머리칼만 점점 늘어난다. 홀로 술 마시며 외로운 그림자에 권하다가 한가로이 노래하고 봄 숲을 마주한다. 긴 소나무는 무언가 ..
2023.06.18 -
당신을 만나는 것이
당신을 만나는 것이 이 생에서 주어진 운명이 아니라면, 내가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외롭다는 것을 언제나 느끼게 하소서. - 기탄잘리.
2023.06.09 -
[정情 빚어 또 짧은 시詩 짓는다.]
座隅覺暑退 檐隙見陰移 竟日默無語 陶情且小詩 자리 옆 더위가 물러가니 처마 틈 그늘도 옮아간다. 온종일 묵묵히 말이 없이 정情 빚어 또 짧은 시詩 짓는다. - 남극관南克寬, 잡제雜題.
2023.06.04 -
[大夢, 큰 꿈]
大夢誰先覺 平生我自知 草堂春睡足 窓外日遲遲 큰 꿈 누가 먼저 깰까 평생 나 스스로 아네. 초당草堂 봄 잠이 족한데 창 밖에 해가 더디다. - [삼국연의三國演義] 제갈무후諸葛武侯. ——— 대몽大夢(큰 꿈)은, ‘꿈 속의 꿈’이니 몽중몽夢中夢이요 백일몽白日夢이라, 끔 속에서 또 꿈을 꿈는 것이고, 대낮에 눈을 뜨고 꾸는 꿈이어라. 대교大覺(큰 깨어남)는, 꿈에서 깨어나는 꿈을 다시 깨는 것이니, 반드시 꿈을 깨어서는 꿈을 깬 왕王이 있다. ‘대교大覺의 이 왕王’은 이 무엇고?
2023.06.04 -
[임종할 때의 모습은 지금 모습]
[今是因,終是果] 問:「《觀經》明十六觀門,皆是攝心修定,觀佛相好,諦了圓明,方階淨域。如何散心而能化往?」 에 십륙관문(十六觀門)을 밝히되, 「모두가 이 마음을 거두어 정(定)을 닦으며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관(觀)하여 진실로 밝고 뚜렷함에 도달해야 바야흐로 정역(淨域)에 오를 것이다.」하였으니, 어찌 흐트러진 마음으로 능히 왕생(往生)할 수 있겠는가? 答:「九品經文自有昇降,上下該攝,不出二心:一、定心:如修定習觀,上品往生。二、專心:但念名號,眾善資熏,迴向發願,得成末品。仍須一生歸命,盡報精修。坐臥之間,常面西向。當行道禮敬之際,念佛發願之時,懇苦翹誠,無諸異念。如就刑戮,若在狴牢,怨賊所追,水火所逼。一心求救,願脫苦輪。速證無生,廣度含識;紹隆三寶,誓報四恩。如斯志誠,必不虛棄。 답하되, 구품(九品)의 경문(經文)에 스스로 오르고 내림..
20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