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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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아니면 시를 바치지 말아라.]
路逢劍客須呈劍 不是詩人不獻詩 길에서 검객을 만나면 검을 내어놓고, 시인이 아니라면 시를 바치지 말아라. - [禪門拈頌集] 卷 第七 有心유심으로도 사무치지 못하며 무심無心으로도 사무치지 못하리라. 惺惺靈利는 直下에 掀飜하야 捉敗趙州하거든 還我話頭來하라. 성성한 날랜 사람은 바로 뒤집어서 조주의 올가미를 잡거든 내 말을 도로 가져오라. - [蒙山和尚法語略錄諺解]
2023.05.30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찾다가 저 죽을 이름이여. 】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웠다. ….. - 김소월 [진달래꽃] 초혼. 【찾다가 저 죽는다.】 아까 조실스님께서 법문 하실 최초에 말씀이, “까마득한 옛날에 소를 잃어버린 사람이 소를 찾으러 나섰다”고 말씀을 하시고, 그 말씀 바로 다음에, “소를 찾다니, 그 소가 코 밑에 있거늘 무슨 소를 어디 가서 찾느냐?”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부득이해서 비유(譬喩)를 해서 ‘소를 찾는다’ 말씀을 하시고, 부득이해서 ‘내가 나를 찾는다’고 표현을 했을지언정, 우리가 찾어야 할 소는 일찍이 잃어버린 바가..
2023.05.28 -
[담 너메 외 따오너라]
問: 失牛雲霧中 何處尋牛踪. 答: 墻外取瓜來. 묻되, 운무雲霧 중에 소를 잃었는데, 어느 곳에서 소를 찾을까요? 답하되, 담 너머에 외 따오너라.
2023.05.27 -
[如如여여, 자유와 가능성]
‧ 『如如』: 如者「不動」 如者「動」, 不動而動 動而不動. 『여여如如하다』: 앞의 ‘여如’라는 것은 동動하지 않음[不動]이요, 뒤의 ‘여如’ 는 동動함[動]이라. 동動하지 않음[不動]으로 어디서든 해탈解脫할 수 있고, 동動함으로 자비慈悲로울 수 있다. ————— ‘I am…………’ 이라고 적혀 있지? I am' 다음엔 뭐가 생략된 것일까? 아니면 뭐가 들어가야 할까?" "그래. 그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기도 하고, 그 무엇이라도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진짜 우리가 그래. 나는 김 아무개'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그 이름에 갇혀 있는, 그냥 그렇고 그런 김 아무개' 라는 사람일 뿐이야. 자기를 못난이라고 생각하면 못난이에 불과하고, 죄인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구원 받기 힘든 죄 많은 ..
2023.05.25 -
[당신의 얼굴과 마주해도 될까요?]
내 생명의 주인이여, 날마다 당신 앞에 서서 당신의 얼굴과 마주해도 될까요? 온 세계의 주인이여, 두 손을 모으고 당신 앞에 서서 당신의 얼굴과 마주해도 될까요? 당신의 거대한 하늘 아래, 홀로 조용히 겸손한 마음으로 당신 앞에 서서 당신의 얼굴과 마주해도 될까요? 이 험난한 세상에서, 노동과 갈등으로 소란스러운 이곳 분주한 군중 속에서도 당신 앞에 서서 당신의 얼굴과 마주해도 될까요? 그리고 이 세상에서의 나의 일이 끝났을 때, 왕중의 왕이 여, 나홀로 말없이 당신 앞에 서서 당신의 얼굴과 마주해도 될까요? - [기탄잘리] 타고르.
2023.05.22 -
[중아, 너 가는 데가 어디냐?]
물 아래 그림자 지니 다리 위에 중이 간다 저 중아 게 섰거라 너 가는 데 물어보자 막대로 흰 구름 가리키고 돌아 아니 보고 가노메라. - 송강 정철.
202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