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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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할 때]
“참선을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작은 지혜가 매우 크게 보이고, 큰 지혜는 하찮고 어리석게 보인다.” ——————— 실패와 패배가 정말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그건 사실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유일하게 실패 또는 패배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포기할 때뿐이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실패한 것이 아니다. 아직 거기까지 가지 못한 것뿐이다. 이따금 패배한 느낌을 받아도 괜찮다. 그것은 인간적인 모습이다. 특별한 소명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결론 내려도 괜찮다. 지극히 솔직한 모습이다. 그런 솔직한 모습에 수치심을 느낄 필요 없다. 그러나 결코 인생이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우리가 여전히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그런 생각이 틀렸음을 입증한다. 우리 스스로가 ..
2019.12.20 -
혼침도거惛沈掉擧
혼침도거惛沈掉擧] 兄弟家 成十年二十年토록 撥草瞻風하되 不見佛性하야 往往에 皆謂被惛沈掉擧之所籠罩라하나니 殊不知只者惛沈掉擧四字 當體即是佛性이로다. 여러분들이 10년 20년이 되도록 풀섶을 제거하고 바람을 우러러보되 불성佛性을 보지 못하야 흔히 모두 말하기를, “혼침과 도거의 씌움을 당했다”고 하나니, 다만 이 ‘혼침도거惛沈掉擧’ 네 글자의 당체當體가 바로 불성佛性인 줄을 알지 못함이로다. - 고봉화상 ——— 여러분들이 십년이나 이십년 동안을 잡풀과 같은 번뇌망상을 베어 없애고 저 바람인 옛 조사들이 이뤄낸 종풍宗風만을 우러러보며 쫓아가되, 자신의 안에 있는 불성佛性은 보지 못하여 흔히들 말하기를, “내가 혼침과 도거의 마군이가 씌였다.”고 하나니, 다만 이 ‘혼침도거惛沈掉擧’ 네 글자의 근본 당체當體가 바로..
2019.11.03 -
[묘법妙法]
번뇌를 떠나지 아니하고 보리를 얻으며, 범부 가운데서 성인을 만드는 많은 법을 설하였으니, 이도 심묘深妙하지 아니함은 아니나, 이는 오히려 상대법을 세우고 그 중에서 불이법不二法을 현출함이나, 이 이하는 상대를 초월하여 불이不二의 진제眞諦를 도파道破함이다. 번뇌煩惱 자체가 곧 보리菩提니 번뇌를 떠나지 아니하고 보리를 얻는다 함은 얼마나 한만汗漫한 설법이며, 계박繫縛 그것이 곧 해탈解脫이거늘 계박의 가운데서 해탈을 얻는다 하면 실로 등한等閑한 법문法門이다. 아, 지옥에서 극락을 장엄莊嚴하고, 악도 중에서 열반涅槃을 얻음도 쾌사며, 묘법妙法이니라. 그러나 지옥은 지옥 뿐이요, 악도惡道는 악도 뿐이라, 지옥에서 극락을 장엄할 것이 없고, 악도에서 열반을 얻을 것이 없어서 도홍이백桃紅李白과 연비어약鳶飛魚躍이 각..
2019.10.11 -
【這一問從甚處來
鴈思飛塞北하고 燕憶舊巢歸하놋다. 기러기는 새북에 날아가길 사랑하고 제비는 옛 깃에 돌아오길 생각하누나. - 금강경 삼가해. ———————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云何應住 云何降伏其 心。」 【這一問從甚處來 이 한 물음은 어느 곳으로 좇아 오는가? 頌曰。 你喜我不喜 君悲我不悲 鴈思飛塞北 燕憶舊巢歸 秋月春華無限意 箇中只許自家知 그대 기쁘나 나는 기쁘지 않고 그대 슬프나 나는 슬프지 않네 기러기 쇠북에 날아가길 생각하고 제비는 옛집에 돌아오길 생각하네. - 金剛經註-宋-道川
2019.09.11 -
[화반탁출和盤托出]
법좌에 올라 대중을 한 번 둘러보고 이르시기를, 설법은 말과 글을 의지해서 하는 것도 있고 말과 글을 떠나서 하는 것이 있는데 참으로 적실한 설법은 종사가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한 걸음 두 걸음 걸어나와 여러분들 앞에서 눈으로 한 번 둘러보고, 여러분들은 종사의 얼굴을 한 번 보는데 다 들어있고, 눈과 눈이 마주치는데 도道가 있는 것이다. ... 세상의 비밀祕密은 남이 모르게 몰래 숨기는 것이지만, 부처님의 비밀장祕密藏은 화반탁출和盤托出로 여러 사람 앞에 드러내 보여도 모른다. 종사가 자리에 오르기 전에 좋은 소식이 있고 종사가 무슨 말을 하려는고 하는 여러분의 그 한 생각 일어나기 전에 좋은 소식이 있는데 그 자리가 곧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는 곳이요 모든 부처님이 열반에 드는 곳이다. ... -..
2019.04.03 -
[碧松堂埜老頌]
[碧松堂埜老頌] 贈一禪禪和子 旣是一也 離眞妄絶名相 乾乾淨淨 洒 洒落落 喚什麽作禪 若言萬像森羅 悉是如來實相 見聞覺知 無非般若靈 光 猶是天魔種族外道邪宗 怎生是一 味禪 拈拂子摵一摵 喚侍者點茶來 良久云 翠竹和風直 紅花帶露香 ——— 【寄淵大師 囦囦性海元無碍 萬像森羅影現中 咄 寐語作麽生 鶴唳猿啼夜 松檜揷靑空 【기연대사 연연囦囦한 본성의 바다는 원래로 걸림이 없고 만상삼라萬像森羅는그 가운데 비추이네. 咄돌! 왠 잠꼬대를 하느냐. 학이 울고 잔나비 우는 밤에 소나무 전나무를 푸른 허공에 심네. ——— 賽六空求語 六牎虛豁豁 魔佛自亡羊 若更尋玄妙 浮雲遮日光 【육공이 법어를 구하기에 여섯 창은 비어서 넓고 넓으니 마구니 부처는 스스로 갈 바를 몰라라. 다시 현묘한 이치를 찾을 것 같으면 뜬 구름이 날 빛을 가려버리네. ——..
2018.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