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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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頭陀 늙은 두타승
老頭陀 늙은 두타승 古廟中 옛 사당에서 自燒火 스스로 향 사르고 自打鐘 스스로 종을 친다. 兔葵燕麥閑齋供 아욱과 귀리로 조용히 공양하고 山門破落無關鎖 산문山門은 부서져 자물쇠 없는데 斜日蒼黃有亂松 날은 기울어 노을진 하늘에 솔 숲이 어지럽다. 秋星閃爍透垣縫 가을 별 벌어진 담 틈새로 반짝거리고 黑漆漆蒲團打坐 칡흑 같은 어둠, 포단 위에 앉았는데, 夜燒茶爐火通紅 밤새 달이는 차 화로 불만 온통 붉구나. - 정판교 [도정道情, 삼三]
2022.09.16 -
【老樵夫, 늙은 나뭇꾼
老樵夫 늙은 나뭇꾼 自砍柴 혼자 땔나무 베어서 綑青松 솔가지 묶고 夾綠槐 홰나뭇가지는 옆에다 끼었다. 茫茫野草秋山外 아득하던 들풀들은 가을 산을 떠나가고 豐碑是處成荒冢 공덕비 있던 이곳은 황폐한 무덤 되어 華表千尋臥碧苔 천 길 높던 화표華表*는 푸른 이끼로 누워있고 墳前石馬磨刀壞 묘 앞에 석마石馬는 숫돌조각 되었다. 倒不如閒錢沽酒 도리어 남는 돈으로 술이나 사서 醉醺醺山徑歸來 얼근히 취한채 산길 돌아옴만 같지 못하구나. - 정판교 [도정십수] 二 * 화표華表: 흥성했던 날을 기념하고 공덕을 기리기 위해 무덤 앞에 아름답게 장식하던 여러 모양의 돌기둥.
2022.09.13 -
【老漁翁, 늙은 어부
老漁翁 늙은 어부 一釣竿 낚싯대 드리우고 靠山崖 산자락 기대어 傍水灣 물가 후미진 곳에. 扁舟來往無牽絆 작은 배 자유로이 오가고 沙鷗點點輕波遠 점점이 나는 갈매기, 가벼운 물결 저 멀리 이어진다. 荻港蕭蕭白晝寒 억새 우거진 항구는 소슬하니 한낮에도 춥고 高歌一曲斜陽晚 구성진 노래 가락 한 곡조에 석양이 진다. 一霎時波搖金影 삽시간에 파도는 금빛 그림자 흔들고 驀擡頭月上東山 문득 고개를 드는데 달이 동산에 오른다. - 정판교
2022.09.12 -
【道情
楓葉蘆花并客舟 烟波江上使人愁 勸君更進一杯酒 昨日少年今白頭 단풍잎 갈대꽃이 나그네 배에 날아들고 강 위의 물안개는 수심에 젖게하네. 그대에게 술 한잔을 다시금 권하노니 어제의 소년이 오늘 백발 되었구려. - 정판교.
2022.09.05 -
[光體無二, 빛의 몸은 둘이 없다. ]
[一鉢千家飯。孤身萬里遊。 人無青白眼。問路白雲頭。] ————— 「何以故。光體無二。無憎愛故。」 왜 그런가하면, 광체光體는 둘이 없어 미워하고 사랑함이 없는 까닭이니라. 眼光覺光。同一空體。兼無憎愛。故可比喻。 안광眼光과 각광覺光은 한가지 공체空體이니, 미워하고 사랑함이 겸하여 없는 까닭에 가히 비유하니라. ….. 彌勒云。 미륵이 이르시되, 【一鉢千家飯。孤身萬里遊。 人無青白眼。問路白雲頭。】 한 발우 천 집에 밥으로 외로운 몸 만리를 떠도네. 사람이 청백안이 없으니 길을 묻음에 백운에게 묻는다. ⁃ 圓覺經夾頌集解講義-宋-周琪 ————— 전등록傳燈錄 이십칠二十七, 포대 게布袋偈, 【一鉢千家飯 孤身萬里遊 靑目覩人少 問路白雲頭】 한 발우 천집에 밥으로 외로운 몸 만리를 떠도네. 청목으로 보는 이 적어 길을 묻음에 백운에..
2022.09.04 -
【吾心、 내 마음은
寒山偈曰。 한산이 게송으로 읊기를, 吾心似秋月。 碧潭清皎潔。 無物堪比倫。 教我如何說。 내 마음은 가을 달 같아 푸른 못에 맑고 고결皎潔하다. 비교할 만한 물건 없으니 나로 하여금 어떻게 설하라는 말인가. 老僧即不然。 노승은 곧 그렇지 않아, 吾心似燈籠。 點火內外紅。 有物堪比倫。 來朝日出東。 내 마음은 등잔불 같아 불을 붙이면 안팎이 붉다. 비교할 만한 물건 있으니 내일 아침 동쪽으로 해가 뜨리라. - 嘉泰普燈錄-宋-正受
2022.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