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11. 11:10ㆍ송담선사 법문
【學而時習之 배워서 때때로 익히면】
子曰。學而時習之不亦悦乎。
有朋自逺方来不亦樂乎。
人不知而不愠不亦君子乎。
- 《論語》 學而第一
——
옛날에 공자님이 그 사서삼경四書三經 가운데에 <논어論語>라는 경經이 있는데 그 경의 첫머리에,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乎아.’ 배와서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하냐.
‘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方來면 불역낙호不亦樂乎아.’ 벗이 있어서 먼 디로부터 나를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인부지불온人不知不慍이면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아.’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아니허되, - 내가 이렇게 공부를 잘하고 도가 있고 허는데 - 헌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아니하되 성내지 아니하면 그것이 군자君子가 아니냐.
이러헌 내용에 말씀이 있습니다.
배와서 때때로 익힌다고 허는 것은, 글을 배와 가지고 열심히 읽는다 그러헌 뜻이 아니라, 내 마음 닦는 공부를 배와 가지고 그 공부를 열심히 하면 법희선열法喜禪悅. 그 정진精進에, 정진을 해가면은 거기에서 말로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있어. 그건 유교나 불교나 그밖에 모든 예술이나 다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또 내가 공부를 잘하면, 물론 깨달음을 얻었으면 말할 것도 없고 설사 깨달음에 이르지 못했다 하드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여법如法하게 수행을 하면 자연히 먼 데에서 ‘아 그 분이 그렇게 정진을 잘한다니 우리도 그 분하고 같이 정진을 허자. 그 분이 정진을 해서 깨달음을 얻었다니 우리도 그 분한테 가서 지도를 받고 공부를 허자.’ 이래가지고 먼디로부터서 많은 도반道伴들이 찾아오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허냐.
이건 유교나 우리 불교나 다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마즈막에 가서,
‘인부지불온人不知不慍이면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아.’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아니하되 성내지 아니하면 이것이 또한 군자君子가 아니냐.
유교에 있어서 군자君子라 하는 말은 불교에 있어서 보살菩薩이라고 허는 말로 대치代置를 해도 좋을 것입니다.
내가 정진精進을 잘하고 내가 법력法力이 도력道力이 있으되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아니해.
요새 무엇을 잘하면 그 알아주기를 바래서 신문에 내고, 무슨 책에다가 발표를 하고, 어 라디오나 TV에 방송을 하고 해서, 자꾸 요새는 자기의 잘허는 것을 만 천하에 널리 널리 알려서 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를 알아주기를, 알아주도록 이렇게 온갖 수단과 방법을 취하고 있습니다마는, 옛날 성현들은 구태여 자기를 알아 달라고 선전을 허지를 안했습니다.
또 남이 알아주지 안해도 조금도 부족함을 느끼지를 안했습니다.
《<성현들이 자기가 깨달은 그 진리법眞理法을 자꾸 설說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선양宣揚을 하는 것은,
자기를 알아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바른 길을 한 사람이라도 더 알려서 지혜의 눈을 떠서 생사해탈生死解脫을 허기 위해서, 중생들을 제도허기 위해서 그런 것이지, 자기 자신을 알아 달라고 어 그러시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도 말씀하시기를, “세 번을 청해야 법을 설허되 법을 설해 가지고 그 사람이 이 잘 알아듣, 에- 잘 받아들인다고 해서 기뻐하고, 또 잘 받아들이지 않고 깨닫지를 못헌다고 해서 언짢게 생각하지를 말어라” 하셨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설한 바 없이 설하기 때문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이 그 마음을 내기 때문에>, 자기의 법을 들은 사람이 잘 알았고 깨달았다고 해서 기뻐할 것도 없고, 또 잘못 알아듣고 또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해서 또한 언짢이 생각할 것도 없다 그말이여.
옛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아니하되 성내지 아니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이 될 것입니다.
———
【하늘을 쳐다보고, 아래를 쳐다보면】
請君仰面看虛空
廓落無邊不見蹤
若解轉身些子力
頭頭物物摠家翁(원문: 總相逢)
그대에게 청請하노니 얼굴을 들어서 허공虛空을 보아라.
갓 없이 확 트여 자취를 볼 수 없느니라.
만약 한 생각 돌려서 바로 한 눈을 뜨면
두두물물이 모두가 다 총가옹摠家翁이니라(서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色離相分》
——
약해전신사자력若解轉身些子力하면 두두물물총가옹頭頭物物摠家翁이니라.
저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쳐다보면 아무것도 보이지를 않습니다.
그러나 몸을 돌이켜서 아래를 쳐다보면 거기에는 산도 있고, 물도 있고, 나무도 있고, 바위도 있고, 사람도 있고, 짐승도 있고, 벌레도 있고, 집도 있고...
삼라만상이 없는 것이 없이 다 벌어져 있는 것입니다.
하늘에 뜬 달은 하나지만, 땅에 있는 모든 강과 호수와 모든 물에는 그 달이 수 억만개의 달이 떠 있습니다.
그 그릇에 있는 달은 그 수억만개의 달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거든.
하늘에 있는 달은 고대로 있으면서 지상에 있는 모든 강물과 호수와 모든 물에 그 달이 떠있다 그말이여.
그 달을 보고서 우리는 하늘에 있는 달을 알 수가 있듯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입으로 맛보고 몸으로 느끼고 생각으로 알 수 있는 온갖 경계를 통해서, 우리는 볼라야 볼 수 없고 알라야 알 수 없고 잡을라야 잡을 수 없는 그놈을 깨달라야 하는 것입니다.
눈으로 보는 놈, 귀로 듣는 놈, 코로 냄새맡고, 혀로 맛 보고, 몸으로 감촉하고, 뜻으로 알 수 있는, 온갖 희로애락喜怒哀樂과 행주좌와行住坐臥와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심소心所를 통한 백법百法이, 그놈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윤회를 허고 있지만, 그놈을 여의고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최상승학자는, 최상승법을 실천하는 학자는 여의고 찾지를 말아라.
여의고 찾을라고 헌 데에서 길은 점점 더 멀어져 버리고, 짜증이 나고 시간은 흘러가는 것입니다.
여의고 찾지 않고 바로 그놈에 즉即해서 화두話頭를 돌이킨다면 , 오늘 해제를 했다고 해서 조금도 마음 해이해지지를 아니할 것입니다.
해제를 하면 인연 따라서 또 걸망을 지고 어느 산천山川 어느 계곡溪谷 어느 모퉁이를 가드라도 그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염염불망念念不忘으로 화두를 거각擧却해 나간다면, 차 속이 바로 입선入禪시간이 될 것이고, 걸음걸음이 바로 선방禪房이 될 것입니다.
- 송담선사 법문 세등선원 4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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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자리에 올라갈 때는 올라간 바 없이 올라가고,
내려갈 때는 내려간 바 없이 내려간다.”
- 송담선사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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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途中作
九龍山下一條路
無限春光煥目前
紅白花開山影裏
行行觀地復觀天
【길에서 지음
구룡산 아래 한 줄기 길
한 없는 봄빛이 눈 앞에 선명하다.
붉고 흰 꽃들이 산 그림자 속에 피니
가면서 땅을 보고 다시 하늘을 본다.
-함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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