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直指】 몽산화상蒙山和尙

2022. 11. 23. 16:59글뭉치

蒙山和尙云 發明之後 常當入眞空三昧 洗除多生塵習 塵習輕淸時 能念知今生出母胎時事 及前生一世二世 以至十世事 若塵習淨盡者 能知多生事 名宿命智神通 次第得耳根眼根 以至六根淸淨 能滌蕩 得一切根塵淸淨者 諸通諸三昧 大智慧大辯才大神通大機用 皆自眞空實相中發現

몽산화상蒙山和尙이 이르되, 발명發明한 후에는 항상 마땅히 진공삼매眞空三昧에 들어 다생多生의 육진습기六塵習氣을 씻어내어야 하나니, 육진의 습기가 가벼워 맑아진 때에는 능히 금생今生에 어머니 태胎에서 나온 일과 전생前生인 일세一世 이세二世와 십세十世의 일에 이르기까지를 생각하여 알 수가 있으리라. 만약 육진의 습기가 맑아 다해버린 자라면, 능히 다생多生의 일들을 알 수가 있으리니 이름하여 숙명지신통宿命智神通이라 하나니, 이어서 이근耳根과 안근眼根에서 육근六根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청정清淨하도록 능히 말끔히 씻으내어 일체의 육근과 육진이 청정함을 얻은 자는, 모든 신통과 모든 삼매인 대지혜大智慧와 대변재大辯才와 대신통大神通과 대기용大機用이 다 자신의 진공실상眞空實相 가운데에 발현發現하게 되리라.


蒙山示衆云 廻心立志 不論尊卑 入聖超凡 豈拘僧俗 當機頓悟 一步到家 擬議思量 白雲萬里 豈不見 世尊拈花示衆 迦葉破顔微笑 世尊云吾有正法眼藏涅槃妙心 付屬摩訶迦葉 敎外別傳 無令斷絶 諸仁者見麽 識得老瞿曇 與大迦葉者 洞明正法眼藏涅槃妙心 已得入門 更當進步 承堂入室 其或未然卷下第二二張世尊拈花 意作麽生 迦葉微笑畢竟如何 子細叅究叅究 忽然大悟 一一道得諦當 許你是个靈利男兒

몽산이 대중에게 보여 이르되, 마음을 돌이켜 뜻을 세움은 높고 낮음을 논하지 않거늘 성인에 들어 범부를 넘어서는 일이 어찌 승속에 구애되겠는가. 기틀을 당해서 몰록 깨치면 한 걸음에 집에 도달하려니와 따지고 헤아리면 백운白雲이 만리萬里이리라. 어찌 보지 못하였는가? [세존世尊께서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심에 가섭迦葉이 파안미소破顔微笑하니 세존世尊께서 이르시되, “내게 정법안장正法眼藏의 열반묘심涅槃妙心이 있으니 마하가섭摩訶迦葉이게 부촉付屬하노라. 교敎 밖에 따로 전하니 단절斷絶됨이 없게하라.“] 하심을. 모든 어진이들이여 보았는가? 늙으신 구담瞿曇(석가모니)께서 대가섭大迦葉에게 준 것을 알아 얻은 자는, 정법안장열반묘심正法眼藏涅槃妙心을 투철하게 밝혀서 이미 문門에 든 것이며, 다시 마땅히 한걸음 나아가 당堂에 오르고 실室에 들리라. 혹 그렇지 못하였거든, 세존世尊께서 꽃을 드신 뜻이 무엇이며 가섭迦葉이 미소微笑하심은 필경에 어떠한가? 자세히 참구叅究하고 참구하라. 홀연忽然히 대오大悟하여 하나하나 옳게 이를 수 있다면 이 영리靈利한 남아男兒라고 너를 허락해주리라.


且如山僧 數日前出街 廻到于將坊 有一女人 敎化底 趕來當街禮拜云 我十年敎化積聚 鈔五十二貫 要捨與常住 造佛殿 三次到菴中不見長老 是我緣淺福薄 痛心無已 今望長老 攝受爲我 買一莖木一塊石 幾片瓦幾片甎 圓成佛殿 結三寶緣 老僧云汝十年敎化 所得鈔兩 來處不易 何不留取買衣着買食喫 女云我發心已十年矣 山僧問曰汝姓甚麽 何處住 因何發心 女云休問我姓名 我在養育院 住我二十前 因去大富貴家敎化 立於門首多 時把門人等 罵詈趕逐 有將惡水潑者 由是怨恨 我命不好 前世不曾修來 苦惱如是不忍 痛哭而來 來至龍興寺 遇一講主 說經云 若人有福 曾供養佛 我聞是已 省心省心 從此發心 十年敎化 積聚鈔兩 誓願不買衣着 不買食喫 要結三寶緣

또 산승이 며칠 전에 거리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장방(가게)에 이르렀는데, 교화敎化하던 한 여인이 따라와 거리에서 절을 하며 이르되, “제가 십년 동안 교화敎化하여 오십이관五十二貫의 돈을 모아서 상주常住에 희사喜捨하여 불전佛殿을 짓고자 세 번이나 암자를 찾아갔지만 장로長老(큰스님)를 뵙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이 저의 인연이 얕고 복이 적은 때문이라 생각하니 마음 아프기가 그지없었습니다. 이제야 장로를 뵈오니, 저를 위하여 섭수攝受하셔서(받아주시어) 나무 한 그루, 돌 한 덩이, 몇 편의 기와, 몇 편의 벽돌로써 불전佛殿을 원만히 이루시어 삼보三寶의 연緣을 맺게 하여 주십시오. 노승老僧이 이르되, “그대가 십년十年을 교화하여 돈을 모아 온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어찌하여 가져서 옷을 사 입거나 밥을 사 먹지 않았는가?” 그녀가 이르되, “제가 발심發心을 한 지가 이미 십년입니다.” 산승山僧이 물어 말하길, ”그대의 성姓은 무엇이고 어느 곳에 머무르며 무엇을 인何해서 발심發心하였는가?“ 그녀가 이르되, “저의 성과 이름은 묻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양육원養育院에 있으며, 제가 이십년 전에 크게 부귀한 집에 교화를 하러 갔다가 문 앞에 오랫동안 서 있었는데 그때 문을 지키는 사람들이 욕을 하며 저를 쫓아냈으며 심지어는 더러운 물을 뿌리는 자도 있었으니 이를 말미암아 원한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의 운명이 좋지 않은 것은 전생에 일찍이 수행을 해 오지 않아 고뇌苦惱가 이와 같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니 견딜 수가 없어 통곡 하며 돌아왔습니다. 오다가 용흥사龍興寺에 이르러서 한 강주講主스님께서 ”만약 사람이 복이 있으면 일찍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 것이라.“ 하신 이 말을 제가 듣고서는 저는 반성하고 또 마음을 살폈습니다. 이를 좇아 발심發心해서 십년十年을 교화하며 돈을 모아 서원誓願하기를, ‘입을 옷을 사지 않고 먹을 것을 사지 않고서 요긴하게 삼보三寶의 연緣을 맺으리라.’ 하였습니다.


又於至元十八年 蔡提領請長老說法時 我聞說生老病死苦 人人皆有 不論男女貴賤貧富 生不知來處是生大 死不知去處是死大 出息不保入息 是無常迅速 人能於此省察 發心回道者 但提撕話頭 云見性成佛 那个是我性 但恁麽叅究看 叅來叅去 忽然悟明 便知生來死去 十二時中 自有主宰 生死岸頭 可以轉業 我從此持戒叅究 那个是我性 今經二十年 曉得些子見聞 又聞長老云 道不屬見聞覺知 亦不離見聞覺知 至今疑着 那个是道 今日望因便敎我 山僧云正好叅究 不可放捨此疑 何耶 大疑之下 必有大悟

또 지원至元 십팔 년에 채제령蔡提領이 장로長老께 설법을 청하였을 때, 저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은 남녀와 귀천과 빈부를 논하지 않고 사람마다 다 있다. 나되 난 곳을 알지 못하니 생生의 큰 일이요, 죽되 가는 곳을 알지 못하니 사대死의 큰 일이다. 숨을 내시되 들이쉬는 숨을 보장하지 못하나니 이렇게 무상無常은 신속迅速하니라.

사람이 능히 여기에서 성찰省察하고 발심發心해서 도道로 돌이킬 수 있는 자는, 다만 ‘성품을 보아서 부처를 이룬다[見性成佛]’고 하는데, 어떤 것이 이 나의 성품인가?’ 하는 화두를 들지니, 다만 이렇게 참구叅究하여 간看하여서 참구叅究하여 오며 참구하여 감에 홀연히 밝게 깨달으면, 곧 태어나서 오고 죽어서 감[生來死去]에 열두 때(24시) 가운데에 스스로 주재主宰함(주인공)이 있음을 알아 생사生死의 언덕에서 가히 그 업業을 전환轉換하게 되리라.“ 라고 하시는 설법을 들었습니다. 저는 이를 좇아 계戒를 지니면서 ‘어떤 것이 이 나의 성性인가?’를 참구叅究하되, 이제 이십년(20년)이 지나서야 조그마한 보고 들음[些子見聞]*을 깨달아 얻었습니다.

* 些子見聞: 此二見聞.

또한 장로께서 이르시되, “도道는, 보고 듣고 앎[見聞覺知]에 속하지도 않으며, 또한 보고 듣고 앎을 떠나 있지도 않나니라[道不屬見聞覺知 亦不離見聞覺知]” 라 하셨으니, 저는 지금에 이르도록 ‘어떤 것이 이 도道인가[那个是道]?’ 하고 의심疑心을 지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방편으로 인因하여 저를 가르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산승山僧이 이르되, “정正히 잘 참구叅究하고 있구나. 가히 이러한 의심을 놓아버리지 말지니라. 왜 그런가? 큰 의심 아래에 반드시 큰 깨달음이 있느니라.”
山僧又問 去日汝所捨鈔兩 有願意無 女云 我有願結三寶緣 頓悟妙道 早捨女身 徑生西方安樂世界 親見阿彌陀佛 親授菩提妙記 永離貧窮苦惱 却來此界 作大施主 普度衆生 山僧見他有此志氣 有此行願 遂受所捨鈔 歸菴爲他 買一丈五尺樑一條 又乘樑柱大石一箇 甎五百片 筒瓦五十片 滿他願心 諸仁者 洞明此女所捨寶鈔 具何功德也未 一一見得 分曉道得端的時 許汝等正眼已明 山僧敢道所捨鈔兩 具檀波羅蜜 十方諸佛 同時爲授無上菩提記

산승山僧이 또 묻되, 지난날 그대가 희사한 돈은 원하는 뜻이 있는가 없는가? 그녀가 이르되, “제게 바램이 있으니, ‘삼보三寶의 연緣을 맺고 묘妙한 도道를 몰록 깨달아 어서, 여인의 몸을 버리고 바로 서방 안락세계西方安樂世界에 태어나서, 아미타불阿彌陀佛을 친견親見하고 친히 보리菩提의 묘妙한 수기授記를 받아, 영원히 (지혜가)빈궁貧窮한 고뇌苦惱를 여의고 다시 이 세계에 와서, 크게 (법을)시주施主하는 사람[覺者]이 되어 널리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하려는 것’입니다.“

산승山僧이 그에게 이러한 뜻과 기상이 있고 이러한 행원行願이 있음을 보고서, 마침내 희사한 돈을 받아 암자로 돌아와 그를 위하여 한 길 다섯 자 되는 대들보 하나를 사들이고, 또 대들보 기둥을 받칠 큰 돌 하나와 벽돌 오백 편片과 통 기와 오십 편片을 사서 그 여인의 바라는 마음을 채워 주었느니라. 모든 어진 이들이여, 이 여인女人이 희사喜捨한(기쁘게 버린) ‘삼보三寳의 돈’이 어떠한 공덕을 갖추었는지를 분명히 밝힐지니라. 하나하나 보고 얻어서 분명하게 깨달아, 이르는 것이 분명함을 얻은 때에는, 그대들의 정안正眼이 이미 밝았다고 허락해 주리라. 산승이 감히 이르건대, 희사한 바의 돈은 단바라밀[보시바라밀]을 갖추었으며 시방 모든 부처님이 동시同時에 그녀에게 무상보리無上菩提記(위없는 보리)의 수기授記를 주셨느니라.
- 몽산덕이蒙山德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