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진출진在尘出塵】

2021. 11. 25. 21:12송담선사 법문


【재진출진在尘出塵이요, 불가잠폐不可暫廢다】


재진출진在尘出塵이요, 불가잠폐不可暫廢다.

티끌 속에 있으면서 티끌에서 뛰어나, 뛰어나는데, 뛰어나며. 그 티끌 속에서, 티끌에서 뛰어나는 그 도리道理, 그것을 불가잠폐不可暫廢여, 잠깐 동안도 등한等閒히 헐 수가 없어.
정지停止헐 수가 없는 일이다.


‘티끌 속에서, 티끌 속에 있으면서 그 티끌에서 뛰어난다’고 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 사바세계娑婆世界에는 전체가 티끌 아닌 것이 없습니다. 우리의 몸 밖에 있는 모든 것이 다 티끌이고, 우리의 식識으로써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를 통해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전부가 그것이 다 티끌을, 띠끌인 것입니다.
티끌 속에서 도저히 우리는 일 초 동안도, 한 걸음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왼발을 들면 오른발이 땅에 닿아 있고 오른발을 들면 왼발이 땅에 들어있어. 공중으로 뛰어 봤자 1미터도 못 뛰고 다시 도로 땅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육체적으로도 그렇지만, 우리의 생각도 이 생각 저 생각 희로애락喜怒哀樂 일체 생각이 선善, 악惡, 무기無記의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한 생각이 일어났다가 그 생각이 다른 생각으로 변해서 그 생각이 또 꺼지자마자 또 다른 생각이 또 일어나고, 이렇게 해서 끊임없이 생각이 일어났다 꺼졌다 일어났다 껴졌다 하는데, 이것이 모두 티끌 속에 있는 그 상황입니다.


[그 티끌 속에 있으면서 어떻게 해야 그 티끌 속에서 뛰어날 수가 있느냐?]

‘이뭣고?’

아까 조실 스님께서 갑인년에 설하신, 갑인년이 바로 조실 스님 열반涅槃하시던 해인데, 지금부터 15년 전입니다. 그해에 조실 스님께서 설하신 법문을 녹음을 통해서 들었습니다마는,
‘이 무엇고?’
잠시도 끊임없이 생각이 일어났다 꺼졌다 하고,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에 번뇌煩惱와 망념妄念이 불타듯이 이렇게 훨훨훨훨훨 타오르고 있는데, 그 일어나는 그 생각. 거기에서, 바로 거기에서 그놈을 뛰어나는 방법이 있다.
그놈을 피해가지고 서늘한 데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고, 바로 거기에 즉해서, 즉即해 가지고 거기에서 뛰어나는 도리가 바로 이 활구참선법活句叅禪法이여.

비유컨대,
《저 큰 바다에 들어가지 아니허면 그 바다 밑에 무한無限, 무진장無盡藏으로 그 있는 그 무가보주無價寶珠를 얻을 수가 없는 것처럼, 우리의 번뇌의 대해大海 속에, 번뇌煩惱의 끊임없이 일어나는 파도치는 그 번뇌의 바다 속에 들어가지 아니하면 일체 지혜智慧의 보물을 얻을 수가 없다. 지혜智慧를 얻을 수가 없다.》


번뇌煩惱 망상妄想이 우리 중생의 본업本業이고, 우리의 재산財産이고, 생명이 있는 동안에는 번뇌와 망상을 여의고 살 수가 없지만, 바로 그 번뇌와 망상, 그놈이 없으면 우리는 깨달음을 얻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바다가 큰 바다가 깊고 넓고 파도가 쳐서 그놈 함부로 들어가면, 작은 배를 타고 들어가면 휘-떡 엎어져 갖고 그 바다에 빠져 죽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바다 속으로 들어가지 아니하면 도저히 그 바다 속에 있는 그 희귀한 보물을 얻을 수가 없어.

이 번뇌煩惱 망상妄想 이놈 때문에, 하! 이놈에서 탐진치 삼독의 거센 파도가 일어나고 있지만, 그놈 때문에 지옥에도 가고 축생도 되고 아귀도 되고 그렇지만,
그 파도를 잘 타면서 자- 지혜롭게 저어 들어가면 무량겁無量劫을 쓰고도 남을 지혜智慧의 보물寶物을 거기에서 얻을 수가 있더라.

- 송담선사 법문 364번.


—————————

【譬如不下巨海,不能得無價寶珠】


又如植種於空、終不得生、糞壤文地、乃能滋茂。
또 마치 허공에 씨앗을 심으면 영원히 싹이나지 못하고, 똥의 기름진 흙에서 비로소 무성하게 생장할 수 있는 것과 같다.

如是入無爲正位者、不生佛法、起於我見如須彌山、猶能發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生佛法矣。
이와같이 무위無爲의 정위正位에 들어간 사람은 불법을 생장시키지 않는다.
아견我見을 수미산과 같이 일으키면 오히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發하여 불법을 생장시킬 수 있다.

是故當知,一切煩惱,為如來種。譬如不下巨海,不能得無價寶珠。如是不入煩惱大海,則不能得一切智寶。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라. 일체번뇌는 여래의 씨앗이다. 비유하면 큰 바다밑으로 들어가지 아니하면 값없는보배를 얻을수 없는 것처럼, 번뇌의 대해에 들어가지 아니하면 곧 일체지혜의 보배를 얻을수 없다.

- <유마힐소설경>

———————

火中生蓮華、
在欲而行禪。

불(火) 속에서 연蓮이 피고,
욕欲 속에서 선禪을 행한다.

- <유마힐소설경>

—————————


【世出世間、以上善為本】
세간에서 세간을 벗어남은, 상선上善으로써 근본을 삼는다.

問:「善雖勝惡,念即乖真;約道而言,俱非解脫。
묻되, “선善이 비록 악惡보다는 수승하기는 하나, 한 념念을 일으킨 즉 진眞에 어그러지므로, 도道에 준거準據해서 말한다면 모두가 해탈解脫이 아닙니다.

何須廣勸,滯正修行?既涉因緣,實妨於道!」
어찌 모름지기 널리 권勸하여 바른 수행을 막으리오? 이미 인연因緣에 간섭하면 실로 도道에는 방해롭지 않겠습니까..”

答:「世出世間,以上善為本:初即因善而趣入,
後即假善以助成。
답하되, “세간世間에서 세간出世間을 벗어남은 써 상선上善(가장 좋은)을 근본으로 삼는다.

처음(初)인 즉 선善(上善)으로 인因 해서 취입趣入하고(불도에 들어가고), 후後인 즉 가선假善으로(선을 빌려서) 써 이룸을 도운다.

實為 越生死海之舟航;趣涅槃城之道路。
실로 생사生死의 바다를 건너는 배가 되고, 열반涅槃의 성城을 향하여 나아가는 도로道路가 되며,

作人天之基陛;為祖佛之垣牆,在塵, 出塵不可暫廢。
인천人天(사람과 하늘)의 계단(바탕)을 짓고, 조불祖佛(부처와 조사)의 울타리가 되니, <티끌에 있으면서 티끌 벗어나기를 잠시도 멈추지 말아라.>

十善何過?弘在於人。
십선十善에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그 (허물의)큼이 사람에게 있다.

若貪著,則果生有漏之天;不執,則位入無為之道。
만약 탐착貪著하면 과보가 유루有漏의 천天에 나고,
집착하지 않으면 무위無為의 도道에 들어간다.

運小心,墮二乘之位;發大意,昇菩薩之階;乃至究竟圓修,終成佛果。
작은 마음을 운용하면 이승二乘의 지위에 떨어지고,
큰 뜻을 발發하면 보살菩薩의 품계品階에 오른다.
나아가 구경究竟에는 원만히 닦아 끝내 불과佛果를 이루느니라.”

以知, 非關上善能為滯閡之因, 全在, 行人自成, 得失之咎。

그러므로 상선上善은 능히 막히고 걸림의 인因에 관련이 없으며, 다만 행하는 사람이 스스로 얻거나 잃는 허물을 이루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宋-延壽

———

佛法在世間、不離世間覺、
離世覓菩提、恰如求兔角。

부처는 세간世間에 있으니 세간世間 각覺함을 여의지 아니한다.
세간世間을 떠나서 보리菩提를 찾으면, 흡사 토끼의 뿔을 구함과 같으니라.

- 六祖大師 法寶壇經


———

雖能建立世界 心有能所即非菩薩。
熾然建立世界 能所心不生是名菩薩。

비록 세계를 건립建立할 수 있다 하더라도 마음에 능소能所가 있으면 곧 보살菩薩이 아니다.
치연히 세계를 건립하되, 능소심能所心(執着)이 생生하지 않아야사 이 이름이 보살菩薩이니라.

- [금강경 오가해] 육조 혜능.

——————·

정법은 현실을 여의지 아니하고 동시에 현실에 집착하지 아니한것, 이것이 바로 최상승법이라 하는 것입니다.
.....
현실을 여의지 아니하면서 현실에 집착함이 없고,
현실을 집착하지 아니하면서 현실속에 치연熾然하게,
치연熾然히 불사佛事를 진행해 나가는 이것이야말로 대승법이요 최상승법인 것입니다.

- 송담선사 법문 153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