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 속에 참다운 하늘이 있구나.】

2020. 2. 4. 05:04송담선사 법문

 
【자가흉리유진천自家胸裏有眞天、
내 가슴 속에 참다운 하늘이 있구나.】

 
 
사대성고취四大誠苦聚
삼계진화택三界眞火宅
여아구출몰汝我俱出沒
겁해종난측劫海終難測

 
사대四大는 성고취誠苦聚요,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로 뭉쳐진 이 몸띵이는 참으로 고통에 뭉탱이요,

삼계진화택三界眞火宅이다.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 이 삼계三界는 정말 훨 훨 불이 타고있는 불이 난 불집이로구나.

여아구출몰汝我俱出沒헌데,
이 사대四大의 괴로움의 뭉탱이와 삼계三界의 이 불집에 그대와 나가 모두가 함께 태어났다 죽었다 태어났다 죽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겁해종난측劫海終難測이다.
무량겁無量劫 이전에부터 무량겁 미래를 뻗쳐서 언제 그것이 끝이 날런지 측량測量할 수가 없구나.

 
———
 
 
오늘은 1995년 1월 1일이요 첫번째 일요법회 날입니다.

94년이 95년으로 바뀌었다는 것과, 호적상의 나이가 한 살이 늘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죽음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것 외에는 아무 변화도 없다면, 이것은 정녕 보잘것 없고 슬픈 일에 불과할 것입니다.

.....
 
입으로 떠들고 떠들어봤자, 실지로 우리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한 마음 한 뜻이 되아서 실천허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
입이 허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허는거여.
마음에서 부터서 불이 붙어야 하는거야.

그 모든 그런 좋은 일 허는것은, 마음으로 마음이 허는 것이고 마음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인데, 그 마음을 우리는 바로 잡을 줄을 모르는 것입니다.
마음이 탐심貪心과 진심瞋心과 어리석음(癡心)으로, 이 삼독심三毒心으로 가뜩 차있는 사람이 아무리 말로 떠들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입으로만 떠들고 실천을 실다웁게 허지 않는 것을, 그리고 아무 효과도 거두지 못한 것을 ‘공염불空念佛’이라, 이렇게 불교가 무엇인줄 모르는 사람들도 탁상공론卓上空論이니 또는 공염불空念佛이라고 허고 또는 구두선口頭禪이라고 이런 말들을 잘 씁니다마는,

염불念佛을 허는 거, 주력呪力을 허는거, 경經을 읽는거, 참선叅禪을 허는 것이, 입, 입술로만, 껍데기로만 실지로 그 마음, 진실眞實한 마음에서 허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만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경을 읽어도, <금강경>을 읽던지 또는 <법화경>을 읽던지,
‘심불반조心不返照하면 간경무익看經無益이라.’
마음으로 자기의 마음을 반조허지 아니하면, 아무리 하루에 한번씩 <금강경>을 읽고 <법화경>을 읽어도 그것은 아무 이익이 없다.
심지어는 그것을, ‘여름 논에 수많은 개구리가 울부짖는거와 무엇이 다르겠느냐?’ 이렇게 까지도 말을 합니다.
.....
입, 입술이로만, 입 껍때기로만 부르짖은 것은 큰 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마음이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으로 가득찬 그 마음으로, 이기심으로 가뜩찼고 시기심으로 가뜩차고 욕심이 가득찬 그 마음으로, 그 마음을 가지고 입으로 부르짖어 봤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 이거거든.

마치 비유해서 말하건대,
얼굴을 아름답게 허기 위해서 온갖 비싼 화장품을 구해서 조석朝夕으로 발른다 해도, 그 화장품 자체가, 그 화장품의 원료나 재료가 독성毒性이 있는 그런 화장품을 부지런히 발라봤자 피부는 점점 거칠어지고 아름다게, 아름답게 되기 커녕은 벌겋이 거칠어 질 뿐만 아니라 벌건 피부병이 생겨 가지고 더욱 부작용이 일어나서 흉한 얼굴이 되는 거와 마찬가지여.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으로 가득찬 그 마음으로 입으로 부르짖어 봤자 소용이 없고 행동을 해 봤자 무슨 효과가 나올 것이냐 그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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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인욕요지若人欲了知인댄
삼세일체불三世一切佛.
응관법계성應觀法界性하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니라.


악인욕요지若人欲了知,
삼세일체불三世一切佛.
만약 사람이 삼세三世의 일체 부처님을 알고자 할진댄,

응관법계성應觀法界性하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니라.
“뻑뻑이 법계法界의 성품性品을 관觀하라.
일체一切가 오직 마음으로 이루어 졌느니라.”
<화엄경>의 게송입니다.

<원각경>에도 부처님께서는, “일심一心이 청정淸淨하면 법계法界가 청정하다. 한 마음이 깨끗하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온 법계法界가 청정해진다.”

 
우리는 무시겁래無始劫來로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근六根이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육경六境을 만나 육식六識이 일어난다’ 그말이여.
그래가지고 끝없는 선업善業 악업悪業을 지어가지고 그 원인으로 해서, 그 인과因果로 해서 육도六道를 윤회輪廻하게 된다 그말이여.
무량겁無量劫으로 부터 오늘날 까지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영겁을 두고 그러헌 윤회가 계속이 될 것이다 그말이여.

이 끝없는 육근六根 · 육경六境 · 육식六識의 십팔계十八界에 생사윤회生死輪廻의 회전 속에 우리는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그말이여.
그 회전하는 곤두박질 속에 찰나 찰나에 우리는 ‘퍼뜩 퍼뜩 정신精神을 차려야 한다’ 그말이여.

그러헌 흥망성쇠興亡盛衰와 빈부귀천貧富貴賤과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곤두박질 속에 정신精神을 차리지 못허고 그 속에서 그럭저럭 산다면, 그것은 소나 돼지나 뱀이나 개나 말 꿈적 꿈적한 버러지와 무엇이 다를것이 있느냐 그말이여.

우리는 좋을 때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때 그때 ‘퍼뜩 퍼뜩 정신精神을 차려서’ 자기自己를 바로 잡을 줄 알고 자기의 본성本性으로 돌아갈 줄 아는 것이 이것이 다른 짐승과 다른 점이여.

이것이 바로 불법佛法이요 정법正法이요 최상승법最上乘法에 길이여.

눈으로 무엇을 보거나,
귀로 무슨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을 보거나,
몸으로 느끼거나,
우리의 생각에 무슨 생각이 일어날 때에,

바로 그것에 그 찰나, 그것에 즉即해서 그 육식六識이 일어난 당처當處,
‘대관절 이것이 무엇인가?’
‘이 뭣고?’
자기의 본참공안本叅公案으로 회귀回歸하는거.

챙기고 또 챙기고 또 단속團束하고 또 채찍질을 하고 해서 그래서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해서 순일무잡純一無雜해서 타성일편打成一片하면, 아까 조실스님 법문에도, “그 몸도 가볍도 정신도 깨끗하고, 그 순일무잡純一無雜하고 타성打成이 일편一片 되아가는 그 경계境界를, 맑고 깨끗하고 편안하고 표현헐 수 없을 만큼 그렇다 그말인디, 그러헐 때에 산을 봐도 산이 뵈이지 않고 물을 봐도 물이 아니요, 밥을 먹되 한 알 톨의 쌀도 씹음이 없어. 수천명 수만인이 우글거리는 사람 속에 있어도 한 사람도 보이질 않해.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이 몸이 이몸띵이가 이 세상에 있는 것 까지도 느끼지를 안해.

그러헌 경지에 이르러도, ‘어서 이러다가 툭 깨쳤으면’ 그런 깨달을려고 허는 생각도 내지 말고, ‘이럴 때 누가 와서 툭 나를 깨닫게 해 주었으면’ 그런 생각도 내지 말고, ‘어서 툭 터졌으면’ 그런 생각도 내지 말라” 그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럴수록에 ‘알 수 없는 의단疑團이 독로獨露 허도록’ 그 단두리를 해가면, 면면, 면- 면허게 그걸 잘 단속을 해 나가면, 결국은 의단이 툭 터져. 타파여, 타파해서 자기自己의 면목面目과 불조佛祖의 면목面目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역대조사歷代祖師들이 한결같이 설파說破하신 바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사 속에 생사生死를 해탈解脫하는 묘법妙法인 것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이것 밖에는 없어.
우리가 믿을 것은 이 길 밲에는 없어.
잘되느니 잘 안되느니 그런 생각도 헐 필요도 없고,
이것이 우리의 본업本業인 것입니다.

이것을 본업本業으로 해서 학생은 공부 열심히 하고, 가정 주부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가정주부로서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을 열심히 하고, 모든 사람은 자기 직장에서 자기가 맡은 일을 열심히, ‘이 뭣고?’ 자기의 그 본업에 충실하면서 자기의 소임을 열심히 헐 수 있는 것이지 이것이 안되아가지고는, 자기의 본업本業을 등한等閑히 해가지고서는 바깥 경계에 끄달리게 되고, 탐진치 삼독이 자기의 마음 속에 주장主張이 되아가지고 무슨 중대한 국가나 회사나 사회나 어떤 일을 맽겨 놓면 탐욕심이 발동을 하고 해가지고 손대서는 안될 재물에 손을 대고, 해서는 안될 일을 해가지고 그리고 쇠고랑을 차게 된다 그말이여.

 
새해를 맞이해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 회사와 국가를 위해서 무엇인가 잘헐랴고 마음을 먹는다며는 ‘자기의 본업에 충실을 해야할 것이다’ 그거거든.

이 법을, 이 최상승법最上乘法, 천하 간단하고 간결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언제라도 어데서라도 할 수 있는 자기自己의 본업本業을 실천하고 노력해 나간다면, 그 사람이 어찌 남의 목숨을 죽이며, 도둑질을 하며, 강간을 하며, 사기와 횡령을 하며, 무슨 건설업자가 부실 공사를 하며, 헐 수가 없는 것이여.

자기自己의 본업本業, 내가 나의 참 면목面目을 찾는 ‘이 뭣고?’를 열심히 허게 되면, -깨달음에 이른 사람은 말할것도 없지마는- 그 목표를 확실히 설정을 허고 그 허는 방법을 분명分明하게 알아서 그래서 열심히만 해 나간다면 제절로 부정은 하지 않게 되는 것이고 육바라밀六波羅蜜을 저절로 행하게 될 것이여.
제절로 생명을 존중히 여길 것이고, 제절로 허는 일이 다 봉사, 보살행菩薩行을 허게 될 것입니다.

제절로 이 공부를 열심히 헌 사람은 말 한 마디가 자비慈悲스러운 말이 나올 것이고, 생각하는 바가 자비로운 행동을,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행동 하나 하나가 모두가 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보살행菩薩行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어찌 민족 공동체를 이루지 못할 것이며, 어찌 세계 평화에 이바지 못할 일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유교儒敎에서는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헐라면은 ‘수신재가修身齊家’, 자기의 몸을 먼저 닦으라” 했고, 부처님께서는 “일심一心을 청정淸淨허게 해야 법계法界가 청정淸淨해진다”고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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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고처입초연下淸高處立超然하니
안저칠산조백천眼底七山朝百川이로구나.
영욕굴신도양망榮辱屈伸都兩忘허니
자가흉리유진천自家胸裏有眞天이로구나.

 
 
하청고처입초연下淸高處立超然이라.
하청산下淸山 높은 곳에 초연超然히 섰으니,

안저칠산조백천眼底七山朝百川이로구나.
눈 아래는 칠산도七山島와 백천百川 강물이 이곳을 향向해서 조읍朝揖을 허고 있구나.

영욕굴신도양망榮辱屈伸都兩忘허니,
명예니 욕된 것이니, 펴진 것이니 늘어 오그라진 것이니, 세상 명예와 권리와 빈부와 귀천 이런 것들을 다 잊어버리니,

자가흉리유진천自家胸裏有眞天이로구나.
내 가슴 속에 참다운 하늘이 있구나.

 
유교에서는, 불교에서 그 진여眞如라든지 비로자나 법신法身이라든지 이런 최고의 진리眞理를 ‘하늘’ 에다가 비유를 많이 합니다.
천명天命이니, 모다 천심天心이니...

이 게송은, 산승山僧의 조부祖父 석음石陰 거사居士가 읊은 게송偈頌인데,
전혀 불교를 모르고 그러헌 그 유교 선비인데, 그러 이런 게송을 읊어서 한 번 인용을 해 봤습니다.

 
하청산下淸山은 전라도 장성에 있는 높은 산인데, 그 산에 올라가서 떠억 칠산七山 앞바다를 바라보고 느낀바가 있어서 지은 게송입니다.

거기에 올라가서, 세조의 이조 말에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또 이 나라는 사색 정당으로, 그리고 또 왜놈들이 경술년 합방 이후로 우리나라는 망하고, 그러헌 상황에서 아마 산에 올라가서 흥망성쇠를 다 잊어버리고, 그리고서 머언 바다를 바라보고 읊으니, 읊은 게송인것 같습니다.

사람의 몸도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있고 세계世界에도 흥, 이 성주괴공成住壞空이 있고 인간 세상에도 흥망성쇠興亡盛衰가 다 있는데, 그 높은 산에 올라가서 그 끝없이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그러헌 “자기의 마음 속에 흥망성쇠興亡盛衰가 없는 참다운 하늘 나라의 세계가 있다” 고 그렇게 읊은 게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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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구십, 천 구백 구십 오년의 그 첫날을 맞이해서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 입니다.

국가에서도 이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좀 더 우리가 이 세계에 낙오자가 되지 않고 우리 국민이 새로운 발전을 해가지고 잘 살수 있는 나라가 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그런 국가가 되자고 허는 뜻은, 우리 국민이 다 같이 거기에 호응을 하고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나선다고 허는 것이, 너도 나도 큰소리를 쳐서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이 뭣고?’ ‘이뭣고’를 열심히 해서 자기 마음 속에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을 돌이켜서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을 통해서 ‘우리 마음속의 나라를 잘 다스려야’ 가정도 잘 다스려지고 회사도 잘 다스려지고, 그 마음 속에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다스릴랴고 노력하는 사람이라야 가정에서도 화합을 이루게 될 것이고 또 그러헌 사람이라야 회사나 어느 단체에 들어가서도 서로 화합을 허게 되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깨끗한 마음으로 성실한 마음으로 다스릴 수가 있을 것이고, 그럴 때에 그사람이 또 정치를 허면 정치도 올바르게 헐 것입니다.

자기自己의 일신一身의 영화와 자기 국가야 어떻게 되던 자기 당 만을 생각하고 당략만을 생각해 가지고 서로 투쟁을 하고 분쟁을 일으킨다면 국가의 꼴이 무엇이 되겠습니까?

우리 불법佛法을 믿는, 정법正法을 믿는, 이 최상승법最上乘法을 믿는 우리 법보가족, 형제 자매 도반 여러분은 ‘우선’ ‘당장’ ‘이 자리에서’부터 ‘이 무엇고?’

모든 것의 근원根源인 나!
나의 이 한 생각을 다스림으로써 먼 데에까지, 큰 일에까지 이 한 마음의 바르고 지혜롭고 자비로운 마음이 멀리 멀리 물결쳐서 풍겨나가 가지고 이 사바세계가 적광토寂光土가 되도록, 영원한 부처님의 평화로운 광명光明의 세계世界가 되도록 다같이 노력하시기를 다짐하면서 법상法床에서 내려 가고자 합니다.

 
- 송담선사 법문 541번.

 
 * 朝揖조읍: 수많은 신하들이 임금이 계신 朝廷조정을 향해서 읍揖을 하며 모여드는 모양.
이와 같이 수많은 시내와 강들(신하)이 바다가운데 우뚝 솟은 산(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서 읍捐을하며 모여듦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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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不見。
絕學無為閒道人。
不除妄想不求真。
無明實性即佛性。
幻化空身即法身。
法身覺了無一物。
本源自性天真佛。

그대 보지 못했는가.
배움을 끊고 함이 없는 한가한 도인道人이여.
망상妄想을 제除하지 아니하고 진眞을 구求하지도 않는지라
무명無明의 실實한 성性이 곧 불성佛性이요
환화幻化인 공空한 몸이 곧 법신法身 이로다.
법신法身을 깨달아 마침에 한 물건物件도 없으니
본원자성本源自性이 천진불天眞佛이라.

- [증도가證道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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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求扇無益

愧我痴無智
令人徃返忙
虛堂曲木上
久坐生微凉

- 함허 涵虛


【부채(부처)를 구해도 이익이 없다.

나의 어리석음과 지혜없음 괴로워
사람으로 하여금 갔다 왔다 분주하게 하다가
빈 집 굽은 나무에 올라
오래도록 앉았으니 조금은 서늘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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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淸高處立超然하니
眼底七山朝百川이로구나.
榮辱屈伸都兩忘허니
自家胸裏有眞天이로구나.

- 석음공石陰公



하청고처입초연下淸高處立超然이라.
하청산 높은 곳에 초연히 섰으니,

안저칠산조백천眼底七山朝百川이로구나.
눈 아래는 칠산도와 백천 강물이 이곳을 향해서 조읍朝揖을 허고 있구나.

영욕굴신도양망榮辱屈伸都兩忘허니,
명예니 욕된 것이니, 펴진 것이니 오그라진 것이니, 세상 명예와 권리와 빈부와 귀천 이런 것들을 다 잊어버리니,

자가흉리유진천自家胸裏有眞天이로구나.
내 가슴 속에 참다운 하늘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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