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내기、무쟁삼매無諍三昧】

2020. 3. 31. 22:13송담선사 법문

 
 
 
옛날에 조주趙州스님이라고허는 큰 고불화현古佛化現이라고 칭찬을 받을만한 대도사大導師가, 조사祖師가 계셨는데, [전등록傳燈錄]이나 [염송拈頌]에 보면 조주趙州스님으로 인해서 나온 공안公案이 참 많고, 조주스님은 참 학자를, 참 학자學者를 재접... 재접提接허는데 능소능대能小能大하고 자유자재自由自在해서 참 대단히 거룩하고 훌륭한 그러헌 도인道人이신데, 아까 녹음을 통해서 법法을 설說하신 조실祖室스님께서도 참 조주趙州스님을 무척 존경하시고, 조실스님께서 학자를 제접提接하는 그 가풍家風을 보면 조주스님과 참 많이 닮으신 데가 있다 그렇게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조주趙州스님의 시봉侍奉에 문원文遠, 글월 文자 멀 遠자, 문원文遠이라고 하는 수좌首座가 조주스님의 시자侍者로 있었는데, 그 시자하고 노상, 그렇게 훌륭한 큰 도인이시지만 그 시자하고 서로 어울리고 이야기 할 때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같기도 하다, 아... 할아버지와 손자와 같이 이렇게 인자 문답問答을 하시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시고 그러는데,

어느날 "우리 그 떡을 내기를 허자. 내기를 허는데 서로 말을 해가지고 ‘지는것으로써 이긴것’으로 허자.
예를 들어서 가위 바위 보를 하는데, 내가 보를 내면... 저쪽에서 보자기를 내면 저 사람이 이기는 것이지만, 주먹을... 가위 바위 보, 바위를 낸 사람이 졌지만은 진 사람이 이긴걸로 허자.”
“또 내가 가위를 내면 상대방이 보자기를 내면 보자기 낸 사람이 졌지만은, 그 보자기 낸사람을 이긴걸로 하기로 허자" 이랬다 말이여.
그래가지고 떡 내기를했어.


그러니까 문원文遠이라고 허는 시자가,
"그러면 시님께서 먼저 허십시요."

그래 인자 조주趙州스님이 인자 먼저 말씀을 허시기를,
"나는 나귀다. 나는 한마리 나귀다" 그랬어.
사람도 있고, 뭐 임금님도 있고, 뭐 하늘도 있고, 뭐 좋은것이 이 세상에 꽉 찼는데, '나는 나귀다' 그러셨단 말이여.

그러니까 그다음에 문원시자文遠侍者는,
"저는 나귀의 팔꿈칩니다."
나귀는 온통 한마리고, 나귀다리의 팔꿈치는 그 일부분이니까 문원이 말한것이 쫌 더작아졌다 그 말이여.

그다음에 조주趙州스님이,
"그러면 나는 나귀 똥이다."
나귀의 팔꿈치보단 똥은 더 추접허고 작다 그말이여.

그다음에는 문원文遠이,
"저는 그 나귀 똥에서 살고있는 버러집니다."

그런데 조주趙州스님이 인자 얘기를 하실 판이라.
"너 그러면 그 똥 속에서 무엇을 허노? 허고 있노?"

그러니까,
"그 속에서 여름을 지내고 있습니다."

"너이놈! 떡 가져와."



이거 1700... 얘기처럼 되어서 우리는 웃지만은, 사실은 이 속에 웃을 수 없는 무서운 뜻이 이 속에 들어있어.


“나귀다.”
“나귀팔꿈치다.”
“나는 나귀 똥이다.”
“이는 나귀 똥속에서 살고있는 버러집니다”
그다음에 조주스님이 얘기를 헐 판인데,
“너 그 똥속에서 무엇을 허고있노?”그러니까,
“여름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었단 말이여?
“여러소리 말고 가 떡 가져오너라.”


거기에서 ‘이 누가 지느냐?’,
하는 내기를 해서 결국은 그렇게 이 공안公案은 끝났지만은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된거냐?’
이것을 내가 여러분 보고 일르라고 이렇... 말은 허지 않습니다.
여기에 고인古人이 한 게송偈頌을 읊었는데,



만사무여퇴보휘(휴)萬事無如退步休헌디,
백년허환몽중구百年虛幻夢中軀로구나.

나무아미타불.


조주불시쟁호병趙州不是爭胡餠이라,
요사시인열처구要使時人劣處求니라.

나무아미타불.






만사무여퇴보휴萬事無如退步休요
백년허환몽중구百年虛幻夢中軀다.
세상만사가 퇴보退步해 가지고 뒤로 물러서서 쉬는 것만 같지 못허다.
왜그러냐.


백년허환은 몽중구百年虛幻夢中軀여,
백년... 인생이 아무리 오래 살아봤자 부귀영화와 명예와 권리를 누리고, 이 세상에 무세... 무서운 것이 없이 살았다 하더라도, 백년 살고는 기러기 발자죽(발자국)만도 못하고 벌의 신세만도 못한 그러헌 허망한 몸띵이여.


(조주불시쟁호병趙州不是爭胡餠)
조주趙州스님이 떡이 먹고 싶어서 떡 내기, 시자侍者 데리고 떡 내기 수수께끼를 헌 것이 아니고,


요사시인열처구要使時人劣處求라.
세상 사람들이 너무 서로 지가 잘난체허고, 지가 옳다고 그러고, 무엇이던지 지가 해야만 되고, 지가 이길라고 그러고, 크고 작은 싸움, 전쟁, 시비, 죽이고 죽고,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싸움이 그칠 세가 없고 그러니, ‘세상사람으로 하여금 서로 겸손謙遜하고, 서로 사양辭讓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다른사람을 추대推戴하고, 이러한 도리道理를 가리키기 위해서 시자하고 그러헌 수수꺼끼와 같은 그런 법담法談을 헌것이다’ 이거거든.

 
- 송담선사 법문 59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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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 스님은 참 이 고불화현古佛化現이라 칭송稱頌 받는 도인道人이지만 한 때는 그 시자侍者, 시자로 있는 문원文遠이라고 하는 그 시자하고 내기를 하는데, 무슨 내기를 하냐 하면은,
“우리가 서로 이길려고 하지 않고 서로 질려고 하는 내기를 허자”
보통 다 애들이 가위 바위 보를 할 때는 서로 이기는 것으로서 누가 이기는가, 이긴 사람이 모든 우선권이 있고 이길려고 그러는데, 가위 바위 보 같은 것도 '서로 지는 사람이 이기는 걸로' 그렇게 정해놓고 허면은 훨씬 재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시자하고 무슨 내기를 했냐 하면은,
“우리가 서로 이길려고 할 것이 아니라 질려고 하는 내기를 하자.”

“그러면 스님이 먼저 말 허십시오.”

조주 스님이,
“나는 한 마리의 나귀다. 나귀와 같다.”
그렇게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니까 그 시자는,
“저는 나귀 꽁지 밑에 그 안장과 같이 짬매는 끈이다.”
이 '껑그리 끈'이라고 꽁지 밑으로 요리 둘러서 안장과 이렇게 묶어 매야 안장이 비끄러지지 않는 '껑그리 끈'이라는게 있는데, 그 시자가 대답하기를, “저는 나귀의 그 껑거리 끈입니다.” 그렇게 대답을 하니까,

그 다음에 조주 스님은,
“나는 그렇다면 나귀의 똥이다.”

그러니까 시자는,
“저는 나귀 똥 속에서 꿈적거리는 버러집니다.”

이렇게 대답하니까 조주 스님은,
“그러면 너 그 똥 속에서 무엇을 하냐” 그러니까,

“저는 여름을 지냅니다.”

“니가 이겼다. 니가 이겼으니까, 이긴 것이 바로 진 것으로 했으니까, -그 내기를 허기 전에 해 가지고 이긴 사람은 가서 이 호떡을 내기로 했단 말이여. 긍깨-
“잔소리 말고 가서 호떡 가져오너라”
그렇게 내기를 했어.


이 참 생각해보면 그 고불古佛 화현化現이라고 하는 큰 도인道人하고 시자侍者하고 그 헐 일이 없어서 그러한 내기를 했겠습니까?
생각해보면 '나는 나귀다',
'나는 그 나귀 똥구멍에 짬매는 끈이니라',
'그럼 나는 나귀 똥이다'.
'저는 나귀 똥 속에 사는 버러집니다'.
'그러면 너 똥 속에서 무슨 짓을 하노?, 무었을 했노?' '거기서 여름철, 여름을 지냅니다'.
과하過夏라고 하는, ‘여름을 지낸단’ 말은 여름 결제를 한다는 말이거든. 이 여름결제를 하면 그것을 과하過夏 지낼 과過자 여름 하夏자, 하안거를 지낸다 그런 말이여.
'거기서 과하過夏를 합니다'.
똥 버러지보다 더 나쁜 것을 말을 해야 할텐디, 그 속에서 떡 여름철 안거를 한다 하니까 그 조주 스님한테 속았다 그 말이여.

.......

여러분께서도 이길려고 하지 말고 질려고 생각을 내십시오. 부부 간에도 어떠한 그 말이 나오면, 서로 이길려고 하는데에서 부부 싸움도 일어나고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도 서로 자기 주장이 옳고 자기가 옳고 자기가 더 이길려고 하는 데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형제간 싸움도 그렇고 친구끼리 싸움도 그렇고 오히려 질려고 노력을 하십시오. 상대방에게 오히려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렇게 하면 당장 그날부터 싸움은 없어져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을 무량 겁을 두고 계속 이길려고 이길려고만 해 왔었기 때문에 이길려고 하는 것이 아주 습관이 되았습니다.
몸에 배서 무슨 일이고 탁 일어났다 하면은 벌써 이길려고 하는 생각이 발동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말로 금방 이길려고 하는 말이 나옵니다.
그러나 오늘이후로는 자기도 모른 사이에 툭 이길려고 하는 생각이 났다 하더라도 퍼뜩 돌이켜서 아주 그냥 양보했버려. 질려고 하란 말이야.
그래서 상대방이 이길 수 있도록 도와줘버려.

“아 당신 말이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탁 그래 부리면 금방 그 자리에서 그 끝나 버릴거라 그 말이여.
자기가 이길려고 게속 우겨대니까 상대방에서 또 그러고 그러다 피차 말이 커지고 그래가지고 나중에는 언짢은 소리가 나와 가지고 피차 속을 상하는데 “하!당신 말이 옳다고, 어쩌면 당신은 그런 지혜스런 말을 하느냐”고 한 마디 떡 해보면 대번에 속이 풀어지면서 입이 귀밑에까지 쭉 찢어질 거란 말이야.

그 한 마디 말 가지고 상대방을 갖다가 이 악심이 탁 풀어지게 맨들고 독사를 갖다가 한 생각에 사슴처럼 맨들어 버릴텐데 이 늑대처럼 그 입을 벌리고 달라 든 것을 아주 집안에서 키우는, 아주 귀여운 강아지처럼 꼬리를 치며 달라 들게 맨드는 방법이 그것이 바로 상대방을 살짝 그 상대방 의견을 존중해주고 상대방 의견이 옳다고 인정을 해주고 아 한마디 가볍게 칭찬을 허면 간단하게, 억지로 이길려고 하면은 이기기도 어렵고 힘이 들고 그러다가는 오히려 자기가 패하게 될텐데, 한 생각 돌이켜서 상대방을 갖다가 이렇게 해주면은 금방 그 늑대를 갖다가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자기 손아귀에 딱 앉을 수가 있게 되는 것이라 그 말이여.

이제부터서는 여러분은 힘 들여서도 이기기 어려운 일을 힘 안들이고 간단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드렸으니까 그것을 여러 생활 속에 잘 활용을 하신다면 여러분은 마음이 너그럽고 아량이 있고 참 덕이 있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귀염을 받고 존경을 받을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송담선사 법문 36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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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州嘗與侍者文遠論議
鬪劣不鬪勝勝者輸餬飯
遠云 請和尚立義
師云 我似一頭驢
遠云 我似驢紂
師云 我似驢糞
遠云 我似糞中蟲
師云 你在裏許作什麽
遠云 過夏
師云 把將餠子來

- 조주록

* 過夏(과하): 하안거를 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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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事無如退步休。
百年浮幻水中漚。
趙州不為爭餬餅。
要得時人劣處求。

-자수심화상광록 권제2(慈受深和尚廣錄卷第二)에 나오는 자수 회심(慈受 懷深 1077∼1132 宋나라)선사의 "퇴보(退步)"라는 제목의 선시의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