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인생人生이라 하는 것은 무상無常하다’】

2019. 12. 31. 19:47송담선사 법문



오늘은 기해년 전강田岡 대선사大禪師 45주기 추모재追慕祭 날입니다. 이 자리에 사부대중四部大衆 여러분들이 추모재에 참례參禮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강 대선사께서는 16세에 출가出家하셔서 23세에 확철대오廓徹大悟를 하셨습니다.
그 뒤로 77세에 열반涅槃하실 때까지 700여 개의 녹음법문을 남겨 놓으셨습니다.

77세, 법납法臘 61세에 열반하실 때,
“여하시 생사대사如何是生死大事인고?”
“억! 구구九九는 번성飜成 팔십일八十一이니라”
마지막 임종법을 남기시고 열반에 드셨습니다.

비록 육신은 열반涅槃에 드셔서 우리는 뵐 수가 없지마는, 남겨 놓으신 녹음법문을 우리는 오늘 금방 생시生時에 설하신 법문法門을 살아계실 때와 마찬가지로 경건한 마음으로 경청을 했습니다.

역대조사歷代祖師가 다 깨달음을 얻으시고 법法을 설하셨지마는 다 인연因緣이 돌아오면 열반涅槃에 드셨고, 육신肉身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도인道人이거나, 정치인政治人이거나, 만석萬石 갑부거나 다 인연因緣이 돌아오면 육신肉身은 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 자리에 사부대중이 지금 법당에 계시지마는, 살 만큼 살면 인연이 돌아오면 이 육신肉身을 버리고 이승을 떠나게 됩니다. 만겁萬劫을 두고 태어난 사람 치고 안 죽고 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죽음이라 하는 것이, -날 때부터 “너는 몇 살까지 살아라” 하고 정해져 갖고 나왔다- 이렇게 말허는 사람도 있습니다마는, 생사는 어떻게 살았느냐, 어떻게 살고 있느냐, 어떠헌 마음으로 인생을 살았느냐에 따라서 좀 오래 살 수도 있고 빨리 죽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 생사生死는, 숨 한번 내쉬었다가 들어마시면 바로 내생來生인 것입니다.
우리는 비록 오늘 이만큼 건강하고 이렇게 살고 있지마는 우리의 죽음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오늘 갈는지도 모르고, 내일 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바로 인생에 무상無常이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불법佛法을 믿고 열심히 정진精進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백년을 살는지 백 이십을 살는지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 지금 한 생각 한 생각, 눈을 감았다 떴다 할 이때가 바로 나의 자성 부처님을 찾는 그 자리인 것입니다.

불법佛法을 안 믿는 사람은, 무상無常 속에서 살면서도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에 눈이 어두워서 '어떻게 허면 높은 자리에 올라갈까,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까 어떻게 허면 아들과 딸을 성공을 시킬까' 그런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데,

불법佛法을 믿고, 특히 최상승법最上乘法을 믿고 사는 사람은, ‘생사生死가 호흡지간呼吸之間에 있다’ 고 하는 것을 철저히 믿고 현재, 지금 이 찰나찰나를 그럭저럭 지내지 않고 자기의 본참화두本叅話頭, ‘이뭣고?’ ‘이뭣고?’ 를 챙기면서 자기의 자성불自性佛을 닦는 수행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최상승법最上乘法을 믿고 ‘이뭣고?’를 하는 사람은, 그것이 바로 ‘무상無常 속에서 영원永遠을 살아가는 길’이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행히 불법佛法을 믿고 또 최상승법最上乘法을 믿고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무상 속에서 영원을 사는 길’이 거기에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 최상승법을 믿고 ‘이뭣고?’를 열심히 한 사람은, 명예나 권리나 재산이나 그런 데에 한눈을 팔 겨를이 없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을 살아갈라면은 재산도 있어야 하고, 자손도 있어야 하고, 명예나 권리도 있어야 하지마는 그것이 인생人生에 목적目的이 될 수는 없고, 그것을 추구한 것이 인생을 참으로 옳게 살아가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오늘 전강 대종사 45주기 추모재에 참례하신 여러 도반 여러분!
정말 철저하게 무상을 깨닫고 열심히 ‘이뭣고?’를 허셔서 후회가 없는 삶을 사는 것이 우리의 참 삶이라고 하는 것을 이 자리를 빌어서 여러분께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재산이 아무리 많고, 권리가 아무리 높고, 별 재주가 있어도 무상 속에서는 견딜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정말 우리가 이 사람의 몸을 받아서 태어난 이상 사람으로서 꼭 해야 할 중요한 문제는 명예도 아니고 권리도 아니고 재산도 아닌 것입니다.

아무리 재산을 억만금을 모아 놨다가 관속에다 넣어 가지고 가봤자 아무 소용도 없고, 황금보화黃金寶華를 관 속에다 넣어 가지고 가봤자 염라대왕閻羅大王이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받기 어려운 이 사람의 몸을 받았고, 만나기 어려운 불법佛法을 만났어. 그리고 이 자리에 모이신 비구, 비구니, 사미, 행자, 청신사, 청신녀 여러분.
저의 나이 93세가 되어서 이 자리에 올라와서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할 말씀은,

‘정말, 인생이라 하는 것은 무상하다’ 고 허는 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상無常한 속에서 정법正法을 믿고 나의 자성불自性佛을 찾는 ‘이뭣고?’를 열심히 하는 것 밖에는 정말 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전강 조실 스님 45주기 추모재를 맞이해서 이 노승老僧이 여기에 와서 간곡히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이만큼 건강하고 이만큼 살고 있을 때, 한 생각 한 생각 단속해서 열심히 정진을 허시기를 간곡히 부탁을 드리고 이 자리를 내려가고자 합니다.

성불하십시.

- 송담선사 법문 80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