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말】

2017. 7. 14. 07:17송담선사 법문


<군 말>

'님'만님이아니라 긔룬것은 다님이다.
衆生이 釋迦의님이라면 哲學은 칸트의님이다.
薔薇花의님이 봄비라면 마시니의님은 伊太利다.
님은 내가사랑할뿐아니라 나를사랑하나니라.
戀愛가自由라면 님도 自由일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이름조은 自由에 알뜰한拘束을 밧지안너냐.
너에게도 님이잇너냐.
잇다면 님이아니라 너의그림자니라.
나는 해저문벌판에서 도러가는길을일코 헤매는 어린羊이 긔루어서 이詩를쓴다.

- 만해 한용운[님의 침묵]

* 긔룬 :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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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스님의 [님의 침묵沈默]이라고 하는 시집에 서문序文격으로 쓴 <군말>이란 제하題下에 쓴 글이 있는데 그 모두 다 잘 아시겠지만,

《님만 님이 아니라, 긔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시니의 님은 이태리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나니라.》

.....
한용운 스님은 부처님을 님이라고 믿고 시를 읊기도 하고, 진리를, 불교의 진리를 님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잃어버린 우리 국가를 님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한 글자의 '님'이지만 한용운 스님은 여러 가지 뜻으로 시를 읊었는데,

과연 부처님이, ‘부처님의 임은 중생이다.’
중생은 부처님의 임이라고 표현을 했다말이여. 중생의 임이 부처님이 아니라 중생이 석가의 임이다 그랬단 말이여. ‘내가 사랑할 뿐만 아니라 임도 나를 사랑한다.’
.....
한용운 스님의 시처럼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했으니 - 여자에게 남자가 님이 되고, 남자에게는 여자가 님이 된거 나쁘다 할 것이 없을 것이고, 가난한 사람은 재산이 님이 될 수도 있고, 높은 벼슬이나 명예나 권리도 임이 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님은 정말 내가 목숨 바칠 수 있고, 한 목숨 뿐만이 아니라 수천•수만•수백만의 목숨이라도 바쳐도 아까울 것이 없고 끝이 없고 한이 없어야 할 그러한 님을 님으로 삼았으면 참 좋으련만,

세속 사람들이 흔히 님으로 섬기는 재산을 님으로 삼는다든지, 남녀간에 색정을 님으로 삼는다든지, 식도락가는 맛있는 음식을 님으로 삼는다던지, 명예나 권리를 님으로 삼는다든지, 또는 안락과 수면을 님으로 삼는,
한마디로 말해서 오욕락 따위를 님으로 삼고, 그것을 향해서 몸과 목숨과 자기의 모든 것을 바친다면 그 사람은 결국은 결과가 어떻게 되것습니까?

- 송담선사 법문 428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