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海辭、在本法寺聞鐘寫懷、霜露之感

2017. 7. 13. 13:11짧은 글

【東海辭。

廣兮無涯
冲兮無底
九萬里之鵬兮飛而不盡
羌百尺之綆兮汲而莫測
澄之兮不淸
揚之兮不濁
七年之旱而不減
九年之水而不增
不減不增兮
君子之量乎


【동해를 말하다

넓음이여 멀어서 끝이 없고
깊음이여 깊어서 밑바닥이 없네.
구만리의 붕새가 날아도 다함이 없고
아! 백척의 두레박줄로도 깊이를 잴 수 없네.
定하다해서 맑아지지 않고
드날린다해도 탁해지지 않네.
칠년의 가뭄에도 줄어들지 않고
구년의 홍수에도 늘어나지 않네.
줄지도 늘지도 않음이여.
군자의 도량이로구나.

- 사명 송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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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本法寺聞鐘寫懷

旅舘寥寥閉夕門
厭聞鐘鼓報晨昏
梅花零落不歸去
海國春風空斷魂(二)

- 사명四溟


【본법사에서 종소리 듣고서 회포를 그려본다.

여관은 저녁 문 닫아 적막寂寞하기만 한데
종 두드려 새벽과 황혼 알림을 지겹도록 듣는다.
매화꽃은 떨어지면 돌아가지 못해 사라지는데
해국海國의 봄 바람에 공연히 가슴만 끊어질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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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관東溟舘에서 상로지감霜露之感을 읊다.


在東溟舘 西風吹海、黃葉下庭 天末白雲 自北而飛、
霜露之感有不能禁、吟一篇又一絕

동명관에 있는데,
서풍이 바다에서 불어오매 누런 잎들이 뜰에 떨어지고,
하늘 끝에 흰 구름이 스스로 북을 향해 능히 날으니, 상로지감霜露之感을 금禁할수 없어, 한 편을 읊고 또 절구 한 수를 짓다.


世事無端齒亦酸
獨尋溪畹棌幽蘭
天風捲雨秋空濶
汀月流輝夜水寒
西望五雲遙魏闕
北瞻長路隔波瀾
悠悠坐到烟霜曙
愁眼看他草色乾(一)

세상 일은 끝이 없고 이빨 또한 시린데
깊이 숨은 난초를 케고자 계곡의 두둑을 홀로 찾는다.
하늘에는 바람불어 비 거둬들이니 비고 광활한 가을인데
물가에는 달이 흘러 반짝이는 밤물이 차다.
서쪽이 그리워 오색 구름 일어나 대궐 문은 아득하기만,
북쪽을 바라보매 파도 물결 가로막아 길은 머나멀기만.
유유悠悠히 앉았으매 서리와 안개낀 새벽에 이르러
시름겨운 눈으로 타他를 바라다 보매 풀빛은 말라버렸다.
(풀빛이 하늘이다)

風動葉聲驚宿鶴
月高汀樹散栖鴉
不眠夜靜天河轉
獨步中庭把菊花(二)

바람이 부니 낙엽 떨어지는 소리에 자는 학이 놀라고
물가 나무에 달이 높이 걸렸으매 깃든 까마귀 흩어져 간다.
밤은 고요하여 잠못들고 은하수는 돌아가는데
뜰 가운데 홀로 거닐다 피었는 국화菊花를 한 움큼 쥐어본다.

- 사명당대사 四溟堂大師.


* 상로지감霜露之感: 한 해가 거의 다 되어 찬 서리가 내리게 되면 더욱 더 돌아가신 부모가 생각나서 슬퍼하며 그리워함. ≪예기(禮記)≫ 제의(祭儀)에, ‘찬 서리가 내리고 나면 군자는 이것을 밟고 반드시 처창(悽愴)한 마음이 있게 된다.[霜露旣降 君子履之 必有悽愴之心]’에서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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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怨東風
동쪽에서 부는 바람 때문에.

花落水流紅
閑愁萬種
無語怨東風
꽃잎이 떨어져 흐르는 물이 붉고
일없는 근심은 만가지로 쌓이니
말없는 동풍東風을 탓해본다.

碧雲天
黃花地
西風緊
하늘에 푸른 구름
땅에는 노란 국화
서풍西風은 매섭게 불어도 견디어낸다.


北雁南飛
북으로 갔던 기러기 남으로 날아온다.


曉來誰染霜林醉
總是離人淚

새벽이 오매 누가 숲을 서리로 하얗게 물들여 눈앞을 흐리게 하는가.
전부가 이것이 떠나온 사람의 눈물이구나.

悲歡聚散一杯酒
南北東西萬里程。
슬펐다가 기뻐하고, 모였다 흩어지는 것은 한 잔 속의 술이요, 남북南北 그리고 동서東西는 만리萬里의 여정旅程(여행 길)이구나.

- <西廂記서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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