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此中、이 가운데】

2018. 9. 9. 12:02송담선사 법문

【無題

山月投窓白
溪聲入戶鳴
欲知九年默
須向此中明

산 달이 창에 부딪혀 희고
시냇물 소리는 문으로 들어와 울리는 구나.
구년을 침묵한 뜻을 알고자 하는가.
모름지기 이 가운데를 향해서 밝힐지니라.

- 소요逍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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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월山月이 투창백投窓白이요,
개성溪聲이 입호명入戶鳴이다.
저 산봉다리에 떠있는 달은 휘향창 방 방문에 하얗게 비추고,

계성입호명溪聲入戶鳴이다.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는 방안에까지 들리는구나.
떠억 방에 있으니 하늘에 밝은, 밝은 빛이 문에 비추어서 환하고,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는 방안에 까지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더라 그말이여.

그 밝은 빛은 창窓에 비추는 것이 눈에, 눈을 통해서 그것을 보게되고,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가 방안에까지 들리는데, 귀를 통해서 그것을 듣게 되더라 그말이지.

욕지구년묵欲知九年黙인댄
달마대사께서 소림굴에 들어서 구년 동안을 묵묵히 앉아계신 그 뜻.
달마대사가 서쪽 인도에서 오신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그뜻을 알고자 할진대는,
그 도리道理를 알고자 할진대는,

수향차중명須向此中明이다.
모름지기 이 가운데를 향해서 밝혀라.
이 가운데.
수향차중명須向此中明.
<이 차중此中이라고하는것은, 눈으로 창에 비춘 하얀, 그 달빛이 하얗게 비춘 바로 그것을 보는 그 찰라!
그것이 차중此中이여.
시냇물 소리가 방안에 졸졸졸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가 들려오는 그 소리가 귀에 들려올 그 찰라.
그것이 바로 차중此中이여.
그 이 차중此中을 향해서 밝혀라.>

이 게송은 서산대사의 게송이여.
간단한 게송이지만, 활구참선을 하는 사람, 학자學者에게는, 공부하는 그 방법을, 이 활구참선하는 그 방법을 그렇게도 핍절逼切하게 송곳으로 콕! 찔러서 일러주듯이 ‘정신차리는 도리’를 가르쳐 주신것이다 그말이여.

……

불망영산친부촉不忘靈山親咐囑,
영산회상에 부처님께서 친히 부촉하신 그 간곡한 뜻을 잊어버리지 말고,

막파심량중복탁莫把心量重卜度이다.
우리의 사량분별심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따지고 분별허지 말아라.

당하當下에 지귀아시수知歸我是誰한데,
즉하即下에 ‘내가 이 누군고?’ ‘이 무엇고?’, 이렇게 해서 그 돌아갈 곳을 알지니라.

일성고안야청지一聲孤雁夜聽遲여.
한 소리 외로운 기러기가 밤에 하늘에 울리는구나.


- 송담선사 법문 제방 1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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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향차시好向此時하야 명자기明自己하라.】

「魔強法弱多怨害。」
단련하려 함은(磨) 강하고 법은 미약하니
미워하고 해害함이 많다.

【善惡雖殊佛性同。好向此時明自己。百年光影轉頭空。】
선善과 악惡이 비록 다르나 불성佛性은 한가지이니,
좋이 이 때(此時)를 향하야 자기自己를 밝혀야 하리라.
백년의 광영光影이 머리를 굴려 공空하여 지나니.

- 證道歌頌-宋-法泉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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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佛在靈山莫遠求
 靈山只在汝心頭
 人人有箇靈山塔
 好向靈山塔下修」

부처님은 영산에 있으니 멀리서 구하지 말지니,
영산은 그대의 심두에 있을 뿐이다.
사람 사람마다 영산 탑이 있으니
좋이 영산탑 아래를 향하여서 닦아라.

- 隨機應化錄--何道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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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德峻禪子

月波翻石壁
松籟送淸音
於斯若不會
辜負老婆心(良久云)

即今休去便休去
若覓了時無了時


【덕준 선자에게

달 물결은 석벽石壁에서 뒤치고
솔 울림은 맑은 음音을 보내준다.
이것에서 만약 아지 못하면(不會)
노파의 마음을 저버림이라. (침묵한 뒤에 이르시되)

바로 지금 쉬고자 하면 곧 쉬어버려라.
만약 마칠 때를 따로 찾는다면 마칠 때가 없으리라.

- 청허 淸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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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月投窓白~’ 의 이 시는 [소요당집]에 ‘無題’라는 제목 아래 있는 여러 수의 시 가운데 하나의 시이다.
‘無題’라는 시 안에는 다른 선사들의 시들이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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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菊春蘭各有時

萬物榮枯自有時
蘭香春日菊開遲
世間窮達皆如此
先後雖殊一樣思

만물이 무성했다가 마르는 것이 스스로 때가 있으니
난은 봄날에 향기롭고 국화는 늦게사 핀다.
세간의 빈궁貧窮과 영달榮達도 다 이와 같아서
선후는 비록 다르나 매양 한 마음이더라.

- 부휴 浮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