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4. 03:32ㆍ짧은 글
○ 人莫不飲食也,鮮能知味也
사람이 음식飲食(먹고 마심)을 아니하는 이 없건마는, 능히 맛을 아는 이가 적으니라.
- 「그러나 도道의 이른바 ‘중中’이라 함은 이에 하늘의 명命과 사람 마음의 밝은 것이라 당연히 바꾸지 못할 이치이니 진실로 사람이 사는 일용日用 사이에서 벗어나지 아니하되, 특별히 행함에 나타나지 못하고 익힘에 살피지 못함이니 이로써 그 지극한 것을 알지 못하고 잃어버림이라. 지금의 사람이 먹고 마시지[飮食] 아니하는 이가 없으되 능히 그 먹고 마심의 바른 맛을 아는 이가 적으니, 맛의 바른 것을 알면 반드시 즐겨하여 싫어하지 아니할 것이요, 도道의 ‘중中’을 알면 반드시 지켜서 잃어버리지 아니할 것이어늘, 그 지知(앎)와 우愚(어리석음)와 현賢(현자)과 불초不肖(어리석은 자)의 살피지 아니함에 어찌 하리오?」 하심이라.
- <중용中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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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上堂,云:此事不在高遠。汝但向現前日用中徹見得 佛在此,儒亦在此。
당堂에 올라 이르시되, “이 일은 높고 먼 데에 있지 아니하니, 너희는 다만 현전現前해 있는 일용日用(일상) 가운데를 향하여 불佛(부처님의 뜻)이 여기에 있고 유儒(유교의 뜻)가 또한 여기에 있음을 철견徹見하여 얻을지니라.
不見道:『道不遠人,人之為道而遠人。』 人在道中,如魚在水中,不論你為與不為。你縱不為,亦在其中;你纔起心動念去為,早已錯過了也。
『도道가 사람에게 멀지 아니하니, 사람이 도道를 행함에 사람을 멀리한다.』라고 말한 것을 보지 못했느냐? 사람이 도道 가운데에 있음은 물고기가 물속에 있는 것과 같으니, 너희들의 행함[為]과 행하지 아니함[不為]을 논하지 않는다. 너희가 설사 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또한 그[道)]가운데에 있음이라. 너희가 겨우 마음을 일으켜서 생각을 움직여 행하면 벌써 이미 그르친 것이라.
儒者又道:『誰能出不由戶?何莫由斯道也。』 又道:『人莫不飲食也,鮮能知味也。』古先每每向你現前飲水食飯處、舉足動步處, 分明指出,你卻不會,反去別求,所以愈求愈遠。.....
유가儒家에서 또 말하기를, 『누가 능히 (밖으로)나감에 문門을 경유經由하지 아니하랴마는, 어찌하여 도道를 말미암지 아니하는가?』라 하였으며, 또 말하기를, 『사람이 먹고 마시지 아니하는 이가 없건만, 능히 맛을 아는 이가 드무니라.』하였으니, 옛 선각자先覺者가 매번 너희들를 향하여 바로 앞에서 물을 마시고 밥을 먹는 곳과 발을 들어 걸음을 옮기는 곳에서 분명하게 가리켜 보여주건만, 너희는 도리어 알지 못하고서 특별함을 구하여 반대로 나아가니, 이러한 까닭으로 점점 더 구함에 더욱 더 멀어짐이라. .....
六祖大師云:『世人若修道,一切盡不妨。』又云:『佛法在世間,不離世間覺。離世覓菩提,恰如求兔角。』
육조대사六祖大師께서 이르시되, 『세상 사람이 만약 도道를 닦을진댄, 일체가 다 방해롭지 아니하니라.』하였으며 또 이르시되, 『불법佛法은 세간世間에 있으니, 세간世間 각覺함을 여의지 아니한다. 세간世間을 여의고서 보리菩提를 찾으면 흡사 토끼의 뿔을 구함과 같으니라.』고 하였다.
你若向現前日用中徹見得,佛法、世法打成一片。所謂入得世間、出得世間,出得世間、入得世間,
너희가 만약 앞에 나타나 있는 일용日用 가운데를 향해서 철견徹見하여 얻으면, 불법佛法과 세법世法이 타성일편打成一片하리라(쳐서 한 편을 이루리라). 이른바 ‘세간世間에 들어갈 수 있으면 세간世間을 나올 수 있고, 세간世間을 나올 수 있으면 세간世間에 들어갈 수 있음’이라.
- [천산잉인선사어록千山剩人禪師語錄]-明-函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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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曰 『人莫不飲食也 鮮能知味也』 此言 其道在日用至近 而知之者希. 故古人謂除卻著衣喫飯 更無別事, 是則古今兩間之內 而被穿衣喫飯 瞞昧者多矣
이르되, 『사람이 먹고 마심을 아니하는 이 없건만 능히 맛을 아는 이가 적으니라.』하였으니, 이는 「그 도道가 지극히 가까운 일용日用에 있으되 아는 자가 드문 것」을 말함이라. 그런 까닭으로 고인이 이르시되, 「옷 입고 밥 먹는 것을 없애버리고서 다시 다른 일이 없다」하였으니, 이러한 즉 예와 지금에 있어서 옷을 입고 밥을 먹음에 속아 우매愚昧한 이가 많도다.
倘不為其所瞞者 則稱豪傑之士矣 故學道之士 不必向外別求玄玅 苟於日用一切境界 不被所瞞 從著衣喫飯處 一眼看破 便是真實向上工夫 有志於道者 當從日用中做。
만일 그 속는 바가 되지 아니하는 자라면, 호걸豪傑스런 수행자라 부르리라. 그런 까닭으로 도道를 배우는 학자는 밖을 향해서 별다른 현묘玄妙함을 구할 필요가 없다. 진실로 일용日用하는 일체경계日用一切境界인 옷 입고 밥 먹는 곳에서 속임을 입지 아니하여 한 눈에 간파看破해버리면 바로 진실真實된 향상공부向上工夫이니, 뜻이 있는 도학자道學者는 마땅히 일용日用하는 가운데를 좇아서 공부를 지을지니라.
- [감산노인몽유전집憨山老人夢遊全集]-明-德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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昔趙州老人 道風高峻 十方學者參禮的甚衆。 一日 有二僧新到 州指一僧問日 「上座曾到此間否」 云 「不曾到」。 州云 「喫茶去」 又問那一僧云 「曾到此間否」 云 「曾到」 州云 「喫茶去」。 院主問曰 「不曾到 敎伊喫茶去且置 曾到 爲甚麽也敎伊喫茶去」。 州云 「院主」 院主應 「喏」 州云 「喫茶去」。
옛날에 조주 노인은 도풍(道風)이 우뚝하여 시방에서 참례하는 학자들이 대단히 많았다. 하루는 두 중이 새로 도착하였다。 조주는 한 중을 가리키며 「그대는 이곳에 와 본 적이 있는가?」고 물었다。 그 중은 「와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조주는 「차나 마시게」라고 하였다. 또 다른 중에게 「이 곳에 와 본 적이 있는가?」고 물으니 그 중은 「와 본적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조주는「차나 마시게」라고 하였다。 이를 보고 원주가 「와 본 적이 없다는 이에게 차를 마시라는 것은 그렇다 치고 와 본 적이 있다는 이에게도 차를 마시라는 것은 어째서입니까?」고 물으니, 조주는 「원주!」 하고 불렀다. 그러자 원주는 「네」 하고 대답했다。 조주는 다시 「차나 마시게」 라고 하였다。
如是三人都得了利益。 後來傳偏天下 都說 「趙州茶」。 又如此地 雲門祖師 有學者來見 就學起胡餠 學者就領會了。 所以天下相傳 「雲門鮮」 「趙州茶」。
이처럼 세 사람 모두가 이익을 얻었는데 후세에 이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전해져 「조주차(趙州茶)」라고 말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경우는 운문조사에게도 있었으니, 어떤 학자가 찾아오자 운문은 호빵을 제시했으며, 그 학자는 곧 이해하였다. 그러므로 세상에는 「운문병(雲門餠)」 「조주차(趙州茶)」 라고 전해지게 되었다.
現在諸位 正在喫茶喫餅 會了麽。 如若未會 當體取喫茶的是誰 喫餅的是誰。 大抵古人 念念合道 步步無生 一經點醒 當下即悟。 今人梵行未淸 常常在動 念念生滅 覆障太厚 如何點法 他亦不化。 所以諸位總要放下一切 不使凡情妄念 染汚自己的妙明眞心。 古人說 「但盡凡情 別無聖解」。 你現在喫化生 若不知花生的香味 就同木石。 若知花生的香味 就是凡夫。 如何去此有無二途處。 就是衲僧本分事。 縱然超脫了這些見解 猶在鬼窟裏作活計 大家子細。 放下身心 莫隨節令轉 直下參去。
현재 여러분은 바로 차를 마시고 빵을 먹고 있다. 알겠는가? 만약에 알지 못한다면 이 자리에서 차를 마시는 자는 누구인가? 빵을 먹는 자는 누구인가?
대체로 옛 사람들은 생각 생각이 도에 합했고 걸음 걸음이 무생(無生)이었으며, 하나의 경전에서 알아챘고, 그 자리에서 곧 깨달았다. 요즘 사람들은 수행이 청정하지 못하고 항상 동요하고 있으며、 생각 생각에 생멸(生滅)하며, 업장이 두터우니 어떻게 법을 깨달을 것이며 남을 교화할 것인가?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요컨대 일체를 놓아 버려서 범정(凡情)과 망념이 자기의 묘명(妙明)한 진심(眞心)을 더럽히게 하지 말아야 한다. 옛 사람이 설하기를 「다만 범부의 정념만 없애 버려라 따로 성인의 알음알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고 하였다. 그대는 현재 낙화생을 먹고 있는데、 만약에 낙화생의 향미를 모른다면 나무나 돌과 마찬가지요, 만약에 낙화생의 향미를 안다면 곧 법이니、 어떻게 하여야 이 유무(有無)의 두 길을 떠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납승의 본분사(本分事)다。 비록 이 견해에서 벗어날지라도 귀신의 굴 가운데서 살 궁리를 꾸미고 있는 격이니, 여러분들은 자세히 참구하라. 신심(身心)을 놓아 버리고 절령(節令)을 쫓아 뒹굴지 말아라。 곧바로 참구하라.
- [참선요지] 허운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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