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향권중구不向卷中求니라】 [자기 각근하自己脚根下]

2023. 5. 25. 18:38전강선사 법문

[불향권중구(不向卷中求)니라]

내가 법문을 수물 네 살(24살) 먹어서부텀 시작해서 일흔여덟 살(78살) 까장 하니깐 몇 해 동안이지? 한 오십이 년(52년) 간이나 되는가? 오십 년이 넘었어. 생전 무슨 법문을 어디서 내가 갖다가 경(經) 한권 내 들여다 본 성격이 아니여. 본래 내가 선방(禪房)에 들어와 참선(參禪) 헐 적에 큰스님, 바로 만공(滿空) 큰스님, 보월(寶月) 큰스님, 모도 그런 큰스님네가 뭔 어록(語錄) 같은 것을 보고, 책 같은 걸 보고 허면 날만 보고 허는 것이 아니라,

“그 책 본 참선, 불향권중구(不向卷中求)니라, 그 책 속에서 뭣을 구허느냐? 권(卷) 가운데를 향해서 찾지 말아라. 활구대학자(活句大學者)가 그 경서(經書) 모두 써 논 방편설(方便說), 방편설에 가서 요리 저리 그런 것이나 보고 따져서 분성... 분석해서 그런 것 갖다가 모아가지고는 그래 장차 뭣 헐, 무엇을 헐 것이냐? 그렇게 모도 반연숙십처(攀緣宿習處, 반연숙습처)를 다 버리고 부모까지, 고향까지 다 여의고 들어와서 도학자가 활구참선 공안(公案) 하나 행여나 그 틈이 생겨서 화두(話頭) 잊어버리까 화두 챙기기 위해서 아, 공부허는 사람들이, 고인(古人)의 언구(言句)나 그런 책 속에나 그 뭐가 있어서 그걸 찾아... 들여다보고 앉었노? 화두 안 헌 사람들이 차츰 알아가지고 발심(發心)을 해서 공부헐라고나 몰라 그러허되, 아, 발심해서 믿어서, 바로 믿어서 발심을 해서 아, 이 바로 이 선방에 들어와가지고는 선객(禪客)이 되아가지고 틈틈이 어디 가며는 소설이나 보고 잡지나 보고 그 다음에 무슨 저 고인의 경서 같은 것이나 보고 음풍(吟風)이나 하고 농월(弄月)이나 하고, 그거 틀린 것이다.”

그런 말씀 들은 이후에는 한 번도 내 뭔 책이라고 아무리 써 놓았자 그 책 들여다보기가 싫여. 큰스님네가 다 바로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일순간이 한 밥 먹을 동안과... 일향간(一餉間)이 한 밥 먹을 사이와 일순간(一瞬間)이 눈 꿈저거릴 사이가, 일양간과 일순간이 달지(다르지)? 이 찰나(刹那), 찰나는 더군다나 사이가 없는 말이지, 시간이? 아, 그 동안이라도 화두(話頭)를 불매(不昧)해야 하고 화두를 챙겨야 그게 대학자 활구학자(活句學者)지. 그 말씀 들은 후에는 뭐 고인의 서적(書籍) 하나 안 봤으니, 오십이 년(52년) 간 선... 이 설법상(說法床)에 올라와서 법문(法門) 헐 재료가 있어야지, 뭣을 혀. 헌 놈 또 허고 또 허고. 나는 그 헌 말 내놓고는 없어. 그 몇 마디 그저 그것 가지고 밤낮 주어 보태서 그놈 가지고 그저 뒤집었다가 엎었다가, 헐 수 없으니깐 고인의 인자 또, 서적은 안 보지마는 고 법상에 올라가믄 언구(言句)를 뭐 이리저리 붙여서 만들아가지고 고인(古人)에 어구(語句)에 있는 놈을 보태가지고 그래가지고 와서 허니, 또 그것도 마찬가지 늘 있는 놈이 또 나오지 없는 놈 갖다가 허지 않고. 없는 놈이 어디 있나? 그저 이렇게 헌 법문이니깐 대중이 그렇게 들어.



- 전강선사 법문 29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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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己脚根下, 자기 발 아래]


師上堂云。諸上座。若論佛法。各各當人分上。本來具足。並不少欠。與諸上座增減一毫不得。自是不覺不知。曉夜忙忙。尋經討論。向者邊那邊馳求。

선사禪師가 당堂에 올라 이르시되, “모든 수좌首座들이여, 만약 불법佛法을 논論할진댄, 각각 당인當人의 분상分上에 본래本来로 구족具足하여 있어서 모두가 조금도 이지러짐이 없느니라. 모든 수좌들과 더불어 늘거나 줄어듦이 한 터럭 만큼도 얻을 수 없거늘,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고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분주히 경전을 찾고 토론을 하면서 자변者邊(이쪽 가) 나변那邊(저쪽 가)을 향하여 내달리며 구하는구나.


覓箇會解。見他諸方老宿開口動舌。便競頭𠯗將去。問道。問自巳。問佛問祖。向上向下。菩提涅槃。便將為自巳。

알게 풀이해주는 것을 찾아서 다른 제방諸方 노숙老宿의 입 열어 혀 움직임만을 보다가, 곧 머리를 다투어 도를 묻고 자기를 묻고 부처를 묻고 조사를 물으며, 향상向上과 향하向下와 보리菩提와 열반涅槃에 맛 들여가며 곧 장차 자기自己의 살림살이로 삼으려 한다.


𡎺在皮袋裏。到處逞驢脣馬觜。要得問難。道我僂儸。後五日死入地獄。鐵牛耕儞舌頭有日在。莫言不向儞道。

가죽푸대 속에 쌓아두고 있으면서 이르르는 곳마다 나귀의 입술과 말의 주둥이를 자랑하면서 어려운 것만을 물어 얻으러 하나니, 나의 영리함을 이르다가 후 오일에 죽어 지옥에 들면 쇠로된 소가 네 혀끝을 갈아 경작하는 날이 있을 것이니, 그대를 향하여 내가 일러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아라.


如今勸儞諸人。但自迴光返照。向自己脚根下子細推尋。看是箇什麼。識取本分道理。不用尋他舌頭露布。

지금 그대들에게 권하는 것은, 다만 스스로 회광반조迴光返照(빛을 돌이켜 비춤)해서 자기自己의 각근하脚根下를(발꿈치를, 당장을) 향하여 자세子細히 추심推尋하되(미루어 찾아가되), ‘이것이 무엇인고?‘ 하는 화두를 간看하여 본분도리本分道理를 알아 가져서, 다른 사람의 혀끝으로 펴서 드러내 줌을 찾지 말지니라.


可惜平生。為大丈夫志氣。一刀兩段。便須徹頭去。豈不是好事。即今有什麼事。近前商量。

가히 애석하다 평생이여. 대장부大丈夫의 지기志氣로 한 칼에 두 동강을 내어 곧 모름지기 철두철미하게 해 나가는 것이 어찌 이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지금에 즉即해서 무슨 일이 있는지를 가깝게 상량商量할지니라.


- [천성광등록天聖廣燈錄]-송宋- 팽주승천원彭州承天院 사확선사辭確禪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