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燭 잡고 갓가이 사랑헐 졔
2020. 6. 14. 22:20ㆍ짧은 글
【촉燭 잡고 갓가이 사랑헐 졔
어리고 성긘 매화 너를 밋지 아녓더니
눈 기약期約 능能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
촉燭 잡고 갓가이 사랑헐 졔
암향暗香 조차 부동浮動터라.
- 안민영(安玟英): 1816~?
———
<촛불을 켜고서 좀 더 가까이 가서 살피면...>
어리고(어리석고) 성긴(엉성한) 매화 너를 믿지 안하였더니,
눈을 기약期約함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구나.
촛불 잡고 좀 더 가까이 사랑(思念)할 때에,
암향暗香이 좇아서 부동浮動터라.
(은은히 번지는 향기가 촛불을 좇아 밤 하늘을 떠다니더라.)
* 눈 오면 피겠노라 기약만 하던 너를 내 믿지 안하였더니,
어리고 메마른 그 가지에서 문득 눈을 열고서 두어 송이 꽃을 피었구나.
까만 밤,
촛불을 잡고 가까이 다가서며 사랑(思)할 제,
은은히 번지는 그 향기가 촛불과 함께 번지며 내 옷을 적시고 밤하늘을 부유浮遊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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