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깨닫는 것은】

2020. 5. 10. 08:38송담선사 법문

【尋春莫須向東去】

심춘막수향동거尋春莫須向東去
서원한매이파설西園寒梅已破雪

- 한용운 <심현담 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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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춘막수향동거尋春莫須向東去는,
‘봄을 찾기 위해서 저 동쪽으로 찾아나가지 말아라’ 그 말이여.
서원한매이파설西園寒梅已破雪이니라,
'내가 살고 있는 서쪽 뜨락에 매화가, 차가운 매화가 이미 눈 속에서 피어있느니라' 이런 조사祖師의 게송偈頌인데,

보통 봄은 동쪽에서 동풍東風이 불어오면 인자 봄이 오는 것을 아는데, 봄을 찾기 위해서 저 동쪽으로 찾아가지 말라 그 말이여.
'너의 집 서쪽 뜨락에 이미 눈 속에서 매화가 싹을 텄다'는 게 '거기에 봄이 왔다' 이것입니다.

이 말은 무엇을 말한 것이냐 하면은,
극락세계極樂世界가, 저 서쪽으로 가면은 극락세계가 있다 서방정토西方淨土 극락세계極樂世界라고 하니까 저 서쪽으로 로켓트를 타고가면 극락세계가 나오냐면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극락세계도 나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고, 또 깨달음도 팔만대장경 많이 읽고 외우고 해석한다고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여. 물론 팔만대장경은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해놓은 소중한 경전이지만은, 물론 그것이 해인사에는 팔만대장경이 조각이 되아가지고 봉안이 되어있으나 그 팔만대장경을 다 읽는다고 해서 꼭 나를 깨닫고 성불成佛하는 것이 아니여.

진짜 나를 깨닫는 것은,
우리가 눈을 통해서 모든 것을 보고,
귀를 통해서 모든 소리를 듣고,
코를 통해서 냄새 맡고,
혀를 통해서 모든 맛을 보고,
몸을 통해서 차갑고 더운 것을 느끼는데,
그러한 것을 느낄 수 있는 한 물건, 그 주인공主人公이 사람마다 다 가지고 있는 거여.
그것이 ‘마음’이라고도 하고 ‘자성自性’이라고도 하고 여러 가지 이름은 있지만은, 그것은 사실은 여러 가지 이름을 붙일 수 있지만은 그 이름이 일부는 해당이 되지만은 사실은 이름을 붙일 수가 없는 거여.

그러나 다 ‘자기自己’가 있거든.
슬퍼할 줄도 알고, 기뻐할 줄도 알고, 성낼 줄도 알고, 욕할 줄도 알고, 착하게 쓰면은 불보살처럼 되기도 하는... 될 수도 있지만은, 한 번 생각이 삐뚤어지면 악마처럼도 될 수가 있는 것이여 그게.
우리가 ‘어떻게 그 마음을 쓰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불보살이 될 수도 있고 마음을 잘못 쓰면 얼마든지 지옥에도 갈수가 있는거여. 그러한 무섭고도 소중한 것이 우리는 낱낱이 가지고 있는거여.

그러기 때문에 이것은 축생들은 이런 말을 해도 못 알아듣는데 사람이기 때문에 이 말을 알아 듣고 그 말을 알아듣고서 자기를 찾는 공부, 참선을 하면 우리도 얼마든지 부처님이 될 수가 있다고 하는 것을 확실히 믿어야 하는거여.

- 송담선사(2014년. 1월에 응접실에서 대학생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