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陷穽)과 누진통(漏盡通)】

2020. 12. 11. 22:09송담선사 법문

출가한 사람이, 출가(出家)해서 도를 닦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가? 재물과 색을 멀리 여의고, 명예(名譽)와 권리(權利)를 멀리 하고, 그 마음... 마음과 행동을 청정히 해서 목숨 바쳐서 도(道)를 닦아서 지혜(智慧)의 달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비추어야 할 것이다.

무엇을 가리켜서 지혜의 달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었다고 할 것인가?
염불(念佛)이나 또는 주력(呪力)이나 기도(祈禱)나 또는 참선(參禪)을 해서 신통력(神通力)을 얻은 것을, 그것을 가리켜서 지혜의 달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었다고 할 것인가?

신통(神通)에는 여섯 가지가 있는데, 신선도(神仙道)에도 다섯 가지가 있고, 오신통(五神通)이 있고 우리 불법(佛法)에는 육신통(六神通)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오신통이란 게 무엇 무엇 해서 다섯 가지 신통이냐?

첫째 천안통(天眼通). 하늘 천(天)자 눈 안(眼)자, 천안통.
원근과... 원근(遠近)에 관계없이 산이 맥혔거나 집이 맥혔거나 수 천리만리(千里萬里) 밖엣 일이라도 어떠헌 상태를 내가 보고자 헌 마음을 내면 이 자리에서 당장 걸림이 없이 볼 수 있는 신통력(神通力)입니다. 여기서 청와대든지 서울역이든지 또는 경복궁(景福宮)이던지 부산이던지 일본이던지 미국이던지, 보고... 볼랴며는 여그(여기) 앉아서 찰나간(刹那間)에 그 보고자한 장면을 걸림이 없이 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것이 천안통.

그다음에 천이통(天耳通). 하늘 천(天)자 귀 이(耳)자 천이통은, 여기서 과학적인 어떤 기구(器具)를 사용허지 않고도 무선... 무선기 같은 그런 기구를 사용허지 않고도 수 천리 수 만리 밖에 어떠헌 소리를 듣고자 할 때에는 즉시(即時) 들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천이통이고,

그다음에 신족통(神足通). 비행기나 로켓트나 그러헌 기구를 사용허지 않고도 여기서 몇 벽... 백리고 몇 천리고 가고자 한 생각을 내면 그 생각을 갖자마자 그 가고자한 목적지에 몸이 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신족통, 또는 신경통(神境通)이라 하는 것입니다. 요시(요사이) ‘축지법(縮地法)’이라하는 그런 말도 있습니다마는, 이 신족통은 목적지에 도달허는데 전혀 시간(時間)이 걸리지를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족통이여.

그다음에 타심통(他心通).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입니다.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허고 있는가.’ 그 다른 사람이 생각허고 있는 바를 환히 알아버리는 것이여. 이것이 타심통이여.

그 다음에는 숙명통(宿命通). 과거 현재 미래 삼세(三世)에 모든 일을, 모든 사람에 인과(因果), 모든 사물에 생성과정(生成過程)과 장래에 사태에 대해서 환히 다 보아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숙명통입니다. 어떠헌 사람을 보면 과거에 저 사람이 무엇을 했... 허다가 금생(今生)에 이렇게 사람으로 태어났으며, 금생에는 저렇게 살지만 내생(來生)에는 무엇이 될 것이다. 이렇게 그 사람의 숙명(宿命)을 꿰뚫어보는 초능력(超能力)입니다. 이걸 숙명... 숙명통이라 그럽니다.

그래서 이상 천안통 ‧ 천이통 ‧ 신족통 ‧ 타심통 또 숙명통, 이 다섯 가지를 오신통(五神通)이라 하는데, 이 다섯 가지는 불교(佛敎)가 아닌 저 신선도, 도교(道敎) 신선도(神仙道)에서도 이 다섯 가지 신통력을 자유자재로 구사(驅使)할... 하는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불교에서는 이 다섯 가지 신통 밖에 또 한 통이 있으니 이것이 무엇이냐?

누진통(漏盡通)이라 하는 신통. 샐 루(漏)자 다할 진(盡)자, 누진통(漏盡通)이라 하는 통은 어떠헌 능력이냐 하면, ‘내게 한 물견이 있는데 항상 몸을 움직이고 정신을 쓰고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간에 소소영영(昭昭靈靈)한 한 물견(一物)이 있는데, 그놈은... 그놈을 동용중(動用中)에 찾어보면 얻을 수가 없어. 눈으로 볼랴해도 보이지 아니하고, 손으로 잡을랴고 해도 잡히지도 아니하고, 생각으로 아무리 알랴고 해도 알 수가 없는, 분명 소소영영한데 찾어보면 자최가 없는 그러헌 한 물견이 있는데 그것을 보아버리는 거여. 그것을 깨달르는 것을 누진통이라 하는 것이여.

어떻게 하면 이것을 볼 수가 있느냐? 어떻게 하면 이것을 깨달을 수가 있느냐? 메아리 없는 골짜기와, 뿌리 없는 나무와, 밑 없는 배와, 구멍 없는 젓대를 고인(古人)들은 바로 이 ‘한 물견(一物)’에다가 비유를 하셨습니다.
선지식(善知識)으로부터 화두(話頭)를 간택(揀擇)을 받아서 그 간택 받은 공안(公案)을 이론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사량분별심(思量分別心)을 쓰지 아니하고 이 공안을 참구(參究)를 해서 이 공안을 타파(打破)를 허면, 이 공안을 타파함으로써 이 ‘한 물견’을 사무쳐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매월 첫째 일요일마다 ‘어떻게 이 공안(公案)을 참구(參究)허는가’, 참구헐 때에 마음가짐과 몸가짐과 호흡허는 법, 그러헌 기본적인 것을 말씀을 드렸고, 이 공부를 해 나갈 때에 어떠헌 경계(境界)가 나타나더라도 그 경계에 집착(執著)을 허지 말고, 끄달리지 말고 다못 자기에 본참공안(本參公案)에 대해서 대분심(大憤心)과 대신심(大信心)과 대의단(大疑團)으로 참구해 나갈 것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 공부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길이 아니라 눈으로 볼 수 없는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선지식(善知識)의 즉접적(直接的)인 지도(指導) 없이는 백(百)에 하나 만(萬)에 하나도 올바르게 공부를 지어가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올바르게 공부를 지어가지 아니할 때에 목적지에 바로 도달허기란 바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눈으로 보고 걸어가는 길도 처음 가는 길은 가다가 두 갈래 길, 세 갈래 길, 네 갈래 다섯 갈래 길이 나올 때에 길 아는 사람의 안래(案內)를 받거나 길 아는 사람에게 묻지 않고서는 자기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바로 가기가 어려웁거든, 하물며 눈으로 볼 수 없는 마음 닦아가는 길, 눈으로 볼 수 없는 이 공부에 길은 두 갈래 세 갈래 다섯 갈래 정도의 길이 아니라, 수천 수 억만 개의 길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 많은 길을 어떻게 선지식의 즉접적인 지도 없이 바로 갈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달마(達磨)스님께서 [혈맥론(血脈論)]에 말씀하시기를, ‘불급심사(不急尋師)면 공과일생(空過一生)이다, 급히 스승을 찾지 아니하면 일생을 헛되이 보낼 것이라.’ 하시고, ‘무사자오자(無師自悟者)는 만중희유(萬中希有)다, 스승 없이 깨달은 자는 만 명 가운데에도 드물다.’ 이렇게 말씀을 허셨습니다. 스승을 만났다고 해서 스승한테 무엇이 얻을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공부를 바로 지어가기 위해서는 스승의 지도(指導)와 간택(揀擇)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허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러분이 쇠로된 못을 벽이나 어떠헌 나무나 그런 데에 박을 때에, 맨 처음에 박을 때에 정확한 자리에다가 옳게 박아서 제자리에 들어가야지, 처음에 박을 때에 쪼끔 비켜서 어문(엉뚱한) 구녁(구멍)에다가 박아 놓면 그놈을 빼서 다시 정확하게 박을랴고 해도 아까 잘못 들어갔던 구녁으로 또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아까 박았던 디로는(데로는) 안 박고 그 옆에다가 정확허게 박을랴고 망치질을 해도 몇 번 박다보며는 아까 뚫어진 잘못된 구녁으로 못이 잘못 들어가게 되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이 참선(參禪)도 처음에 헐 때에 바른 지식(知識)의 지도를 받아서 옳게 해가야지 지도... 바른 지도 없이 잘못허면 잘못된 경계가 나타났을 때 자기도 몰래... 모르는 사이에 그 잘못된 경계에 빠지게 되고, 그 잘못된 경계를 스스로 아닌 줄 알면서도 그 경계가 항시 나타나게 되고, 그 경계에 자기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있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흔히 처음 발심(發心)헌 사람이 공부를 보다 더 알뜰하게, 보다 더 철저하게 허기 위해서, ‘저 산중(山中)에 토굴(土窟)이나 한적하고 사람 오지 아니한 곳에 자리를 잡고 밤잠을 안자고 먹을 것을 굶어가면서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延命)을 허면서 피나는 고행(苦行)을 해보았으면..., 죽던지 살던지 내가 한바탕 해봤으면...’ 이러헌 간절한 생각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대단히 갸륵한 생각이고 기특한 생각이지만,

고인(古人)네들이 말씀허시기를, 견성(見性)을 해가지고 인가(印可)를 맡은 다음에 다시 보림(保任)을 허기 위해서 그러헌 깊은 산중에 토굴(土窟)로 들어가서 수행을 헐 것을 허락을 하셨습니다. 깊은 산중이나 그렇지 않으면 다리 밑에나 그렇지 않으면 시장(市場)바닥이나, 자기의 근기(根機) 따라서 얼마든지 혼자 가서 공부를 헐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안(公案)을 타파(打破)하지 못하고 견성(見性)을 허지 못한 상태에서는 선지식의 바로 밑에서 많은 좋은 도반(道伴)들과 함께 회중(會中)에서, 선방(禪房)에서 정진(精進)허는 것이 가장 효과적(效果的)이고 실수가 없다고 허는 것을 말씀을 하셨습니다.

처음에 시작헐 때에는 화두를 선지식한테 타거나 책을 통해서 자기가 적당히 하나를 골라잡거나 별 것이 없습니다. 별 것이 없으나 차츰차츰 세월이 가면서 어떠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공안참구(公案參究)허는 데 있어서 어떠헌 경계(境界)가 나타나거나 소견(所見)이 생겼을 때에 자기가 철저하게 믿는 선지식 없는... 선지식(善知識) 없이 공부를 허는 사람에게는 그러헐 때에 그러헌 경계에 대해서 문의(問議)헐 데가 없고, 그것을 갖다가 간택(揀擇) 받을 데가 없고 그러기 때문에, 잘못 되아가도 옳게 되아간 줄 착각(錯覺)하기가 쉽고, 잘 되아가도 이것이 잘 되아간지 못 되아간지 스스로 의심(疑心)이 나고 그래서 중대한 고비에서 공부가 중단(中斷)되거나 후퇴(後退)하거나 갈팡질팡해서 불안하고 초조한 그러헌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그... 그러헌 경계가 나타난 뒤에 어디... 어느 분한테 가서 이것을 간택을 받을까 하고 이리저리 찾아보면, 만나는 사람마다 다 각각 다른 말을 하고, 때로는 옳다고 그러고, 어떤 분은 그르다 그러고, 어떤 분은 큰일 났다 그러고, 어떤 분은 공부가 잘 되아간다 그러고, 도대체 점점... 여기저기 물어볼 수록에 점점 중심(中心)을 잡지 못하고 어찌 해볼 수가 없는 그러헌 심경(心境)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달마스님께서 ‘먼저 스승을 찾어야 한다’고 말씀 헌... 허신 것입니다. 이 공부는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에게 본래 갖추어진 것을 자기가 찾는 공부여. 무엇이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아니여. 너무 쉬웁고 너무 간단하고 너무 가까와서, 그래서 그것이 도리어 어렵다는 표현을 허게 되는 것입니다.

스승이 없이, 바른 스승의 지도 없이 혼자 허면 제일 먼저 빠지기 쉬운 함정(陷穽)이 있습니다. 그 함정이 무엇이냐 하면, 열심히 밤낮을 가리지 아니하고 계행(戒行)을 철저히 지키면서 열심히 공부허면 한철 두 철을 못가서 맨 처음에 맛보게 된 경계가, 망상이... 그렇게 퍼 일어나던 망상(妄想)이 일어나지 아니 허면서 화두(話頭)에 대한 간절한 의심(疑心)이 북받쳐 오르면서 화두를 들랴고 안 해도 화두가 저절로 들려지면서 성성(惺惺)하고 적적(寂寂)한 경계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가지고 그렇게 화두가 성성하고 적적하게...(녹음 끊김)...

세상에 있는지 없는지도 느끼지를 못하고, 시간이 한 시간이 지내갔는지 두 시간이 지내갔는지 세 시간이 지내갔는지 시간이 지내가는 것조차도 알 수... 전혀 느끼지를 못하게 되는 것이여. 캄캄한 밤에 있어도 어두운 줄을 모르고, 혼자 있어도 심심헌 줄을 모르고, 하늘을 보나 산을 보나 땅을 보나 모든 것이 자기의 눈에는 아무것도 다른 것으로 보이지를 않습니다. 다 성성하고 적적한 가운데에 화두에 대한 의단(疑團)만이 독로(獨露)할 뿐입니다. 이러헌 경계에서 그 경계가 너무 깨끗하고 너무 조용하고 너무 편안해서 그 싱그럽고 묘(妙)한 것은 말로써 표현할 수가 없어. 편안을 허다고 해도 맞지 아니하고 좋다고 해도 맞지 아니하고 기쁘다 해도 맞지 아니하고, 뭐라고 표현을 헐 수가 없습니다.

하여간 그러헌 경계에서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화두를 놓쳐버리는 것입니다. 화두를 들랴고 안 해도 제절로 의단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러헌 상태에서 너무 싱그럽고 맑고 깨끗허니까 자칫허면 그 맑고 깨끗한 경계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취해가지고 화두를 놓쳐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 화두(話頭)를 놓치는 순간이 공부가 잘못 비끄러지는 순간인 것입니다. 그 묘한 경계에 들어가서 너무너무 -그것을 법희(法喜)라고 허까 법열(法悅)이라고 허까 선열(禪悅)이라고 허까?- 맑고 깨끗하다 못해서 너무 싱그럽고 묘해서 그 경계에 취해가지고 화두를 놓쳐버린다면, 더군다나 화두를 놓쳐버리고 그 경계에 취해가지고 맛 들여서 그 경계에 빠지게 되면, 그건 결단코 깨달음에는 이르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자기의 육신(肉身)이 이 세상에 있는 것 까지도 잊어버리고 시간 가는 것도 잊어버리고, 하늘을 보나 땅을 보나 그 자리에서는 선악(善惡)도 없고, 밝고 어두운 것도 없고, 크고 작은 것도 없고, 지옥(地獄)과 천당(天堂)도 없고, 부처와 중생(衆生)도 없는 그러한 경계에서, ‘하 바로 이것이로구나!’ ‘바로 이것이 진공의 경계로구나!’ ‘바로 이것이 진공(眞空)이요 묘유(妙有)로구나!’ 고조사(古祖師)가 설하신 어록(語錄)도 뒤져봐도 하나도 맥힐 것이 없이 환한 것 같고, 어떠헌 경전(經典)을 떠들어 봐도 모두가 이러헌 경계를 두고 말씀허신 것 같고, 어떠헌 경계... 공안(公案)을 봐도 공안이 하나도 의심이 안 나고, ‘하 바로 이것을 두고 허는 것이로구나!’ 아, 이래가지고 자기도 알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러헌 경계에 취해서 그러헌 경계에... 를 계속해서 그 경계를 지켜나간다.

지켜나가면 무엇이 알아지기도 하고, 캄캄한 밤에도 환하게 뭣이 다 바늘 떨어진 것도 다 보이기도 하고, 벽 문을 닫어 놓고 방안에 앉아서도 벽 밖에 것이 환히 보이기도 하고, ‘내일은 누가 찾아오겠다’ 그런 것도 알아지기도 하고, ‘아 그 이것이 바로 신통(神通)이로구나!’ ‘내가 견성(見性)만 헌 것이 아니라 신통까지 났구나!’ 이러헌 경계에 빠지게 되았을 때에, 누구에게 이것을 얘기허며 누구에게 이 소식을 말할 수가 있을까? 모든 사람을 봐도 모두가 다 불쌍하게 보이고, 도 닦고 있는 모든 수행(修行)허는 사람들을 보아도 어문다리를 긁으며 헛고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명예와 권리와 재산을 가지고 그것을 누리면서 잘난 척 허는 사람들을 보면 철이 안든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고,

이렇게 해서 자기는 ‘스승 없이 깨달랐다’. 경(經)을 봐도 맥힘이 없고 조사어록(祖師語錄)을 봐도 걸림이 없고, 어떠한 공안(公案)을 봐도 맥힘이 없다 이거여. 그러니 신통까지 났겠다. 다른 사람이 법어... 다른 사람에게 법문(法門)을 허면, 다른 사람은 역시 모르니까 그이가 인물도 좋고 말도 잘 하고 더군다나 유식해서 경도 잘 살하... 설하고, 이럴 경우는 백 명이면 백 명 천 명이면 천 명, 그이를 만나게 되며는 다 훌륭한 선지식이요 도인이라고 믿을 수 밲에는 없습니다. 본인도 도인이요 신통이 났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볼 때도 틀림없는 도인으로 보여 질 수 밲에는 없습니다.

차츰차츰 자연히 도인의... 도인행세(道人行勢)를 허게 되고, 아는 소리를 허게 되고, 그러면서 자만(自慢)이 생기면, 계행(戒行)도 해이(解弛)해지게 되고, 수행(修行)도 해이해지게 되아서, 차츰차츰 옛날에 그 계율을 지키면서 산중에서 그렇게 목숨 바쳐서 정진(精進) 헐 때와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해이해지고 따라서 탁(濁)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탁한 생활이 시작이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에 그렇게 깨끗하고 조용하고 맑고 그랬던 경계는 간 곳이 없고, 따라서 과거에 무엇을 훤히 알고 어떠헌 신통력을 행하고 했던 것이 둔해져, 무디어져서 뭘 봐도 벽 밖에 있는 것이 보이지 아니하고, 오늘 누가 올 거다 헌 것도 잘 몰라지고 그렇게 된다 그 말이여.

그렇게 되지만 자기를 추종(追從)하는 제자와 신도들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춘 알... 똑같은 줄 알고 계속 따라오고 있고, 자기는 속으로는 다 그런 신통력이 없어져 부렀다 그 말이여. 없어져... 져부렀지만 모두가 다 자기를 훤히 알고 있는 걸로 알고 추종을 허는데 모른다고 허면 챙피허고, 그러니까 계속 아는 척은 해야 겄고, 이러다가 결국은 모든 것이 백일하(白日下)에 다 폭로(暴露)가 되고 막행막식을 하고, 말을 함부러 허되 법도(法度)에 맞지 아니하고, 이렇게 될 때에 자기를 과거에 항상 따르고 보호해주던 선신(善神)은 자기로부터 떠나고 악신(惡神)과 마귀(魔鬼)가 자기를 침범(侵犯)허게 되는 것입니다.

계행(戒行)을 청정허게 지키면... 지키고 그 열심히 도를 닦으면 반드시 선신(善神)이 자기를... 그이를 옹호(擁護)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계행을 지키지 아니하고 마음에 삿된 소견을 가지고 삿된 생각과 삿된 행동을 허면, 선신은 자기로부터 떠나고 삿된 귀신과 악한 신이 자기를 침범을 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 자기도 망신을 하고 자기를 추종허던 사람도 망신을 허게 되고, 만일의 경우 법에 저촉이 되는 행동을 했다면 영락없이 국가의 법에서도 그이를 구속(拘束)해서 가두기도 하고 또는 사형(死刑)을 허게도 되는 것입니다.

이러헌 말씀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능엄경(楞嚴經)> 속에, [오십삼변마장(五十辨魔障)]에 소상하게 다 기록이 되아 있습니다. 경에만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는 현실적으로 그러헌 예를 가끔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공부는, 이 참선(參禪)공부는 최상승법(最上乘法)이요 정법(正法)이요 최고(最高)에 수단방법... 수행방법(修行方法)이지만, 바르게 허지 못허면 이러헌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며, 또한 정신병자가 되기도 하고, 자기가 자기의 생식기를 잘라버리기도 하고, 자기가 자기의 목숨을 끊기도 하고, 물에 빠져 죽기도 하고, 머리빡을 바위나 벼람빡(바람벽壁)에다 부딪혀서 유혈(流血)이 낭자(狼藉)하다가 피를 흘리고 죽게 되기도 하고, 그 마(魔)에 섭(攝)해 가지고 일어나는 현상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 시작 헐 때에 바른 스승을 만나서 바른 방법으로 수행을 해야 할 것이라 이것입니다. 물이 한번 엎질어... 버린 다음에는 다시 쓸어 담기가 어렵듯이, 이 공부도 한 번 잘못되면 여간해서는 바로 잡기가 어려운 것이여. 그러니 여러 사부대중(四部大衆) 여러분은, 지금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서양(西洋)에서도 이 참선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이 참선을 헐랴고 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럴 때에 참선은 반드시 ‘바른 스승’의 지도를 받아서 해야 한다고 허는 것. ‘바른 방법’을 알아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허는 것. 이 두 가지를 몽매지간(夢寐之間)에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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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법회(日曜法會)ㅂ니다. 입선(入禪)을 허겠습니다.
편안허게 앉으십시오.


반가부좌(半跏趺坐)를 하고, 자세(姿勢)를 바르게 허리를 쭈욱 펴고, 몸을 좌우로 서너 번 흔들고, 흔들다가 한 가운데에다 딱 중심(中心)을 잡으세요.
아금니는 지긋이 물고, 혀는 위로 꼬부려서 입천장에다 대고, 눈은 평상(平常)으로 뜨되 의식적으로는 아무것도 볼랴고 허지를 마십시오. 몸은 단정허게 갖되 어깨나 목이나 눈에다가 힘을 주지 말고 편안하게 가... 긴장을 다 풀고 편안하게 가지세요.

처음에 준비호흡(準備呼吸)을 세 번을 허는데, 될 수 있으면 빨리 그리고 가뜩 가슴이 벅차도록 숨을 들어 마시는 것입니다. 코로 들어 마시세요.
가뜩 들어 마셨으면 한참 참었다가 입으로 후- 하고 내뿜으세요. 가슴을 아주 짜면서 다 내 뿜었으면 또 한 번 들어 마시세요. 가뜩 가슴이 미어지도록 들어 마셨다가, 삼초동안 머물렀다가... 삼초고 오초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머물렀다가 또 입을 조끔 벌리고 후- 하고 내 뿜으세요. 다 내 뿜었으면 또 한 번 들어 마시고, 정지했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또 후- 허고 다 내 뿜으세요. 이것이 준... 준비호흡이어요.

그다음 본호흡(本呼吸)으로 들어가는데, 이제는 가슴으로 허는 게 아니라 가슴은 고대로 놔두고 숨은 코로 들어 마시되 배꼽 밑에 단전, 단전(丹田)이라 하면 불두던(불두덩) 위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불두던 위가 볼록 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들어 마셔요. 물론 코로 들어 마시지만 코로 들어 마신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저 뒤에 궁뎅이로 들어 마신다’ 이러헌 기분으로 숨을 들어 마시는데, 들어 마심에 따라서 하복부(下腹部)가 앞으로 볼록허게 나오도록 그러헌 느낌으로 숨을 들어 마시는거여. 들어 마시되 너무 가뜩 들어 마시지 말고 약 팔부(八部)쯤만 마셔요. 팔부쯤 들어 마셨으면 그 상태에서 약 삼초동안 딱 정지(停止)를 해요. 삼초 동안 정지를 했다가 조용하게 내쉬는데, 아까 준비호흡 헐 때는 입으로 내 쉬었지만 지금은 코로 내쉬는데, 코로 내쉰다는 생각을 허지 말고 ‘저 궁딩이를 통해서 저 뒤로 내 보낸다’는 기분으로 내보내요. 그러면서 아랫배는 차츰 차츰 차츰 홀쪽 해지도록, 그렇게 맨드세요. 그렇게 느끼시면서 숨을 내쉬세요.

계속해서 그렇게 호흡을 허는 겁니다. 준비호흡은 처음에 세 번만 딱 하고, 네 번째부터서는 본호흡으로 허는데, 숨을 들어 마셔 가지고 삼초동안 머물렀다가 조용하게 내쉬면서 ‘이 뭣고?-’ 이렇게 속으로 허면서 숨을 조용하게 내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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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남악모천태(朝遊南嶽暮天台)헌데
추이불급홀연래(追而不及忽然來)로구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독행독좌무구계(獨行獨坐無拘繫)허고
득관회처차관회(得寬懷處且寬懷)로구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조유남악모천태(朝遊南嶽暮天台)하고,
아침에는 저 남악이라고 허는 산에서 놀더니,
모천태(暮天台)라, 저물... 해 저물게(저물녘)는 벌써 천태산에 가 있어.


추이불급홀연래(追而不及忽然來)로구나.
아무리 쫓아가서 따라잡을랴고 해도 따라잡지를 못했는데, 홀연히 앞에 와 있다 그 말이여.

남악(南嶽)과 천태산(天台山)은 수 천리 수 백리 길인데, 아침에 벌써 남악에서 놀더니 번떡 헌 사이에 벌써 천태산에 가서 있어. 몇 백리 밖에 천태산에 가서 있어. 아무리 그것을, 그 사람을, 그이를 따라잡을랴고 해도 도저히 따라잡지를 못했는데, 저절로 앞에 와서 딱 있더라 그 말이여.


독행독좌무구계(獨行獨坐無拘繫)헌데,
홀로 행하고 홀로 앉었고, 자기가 앉고 싶으면 앉고 가고 싶으면 가고 전혀 거리낌이 없다 그 말이여.


득관회처차관회(得寬懷處且寬懷)로구나.
관회(寬懷)를 얻은 곳에 또한 관회롭다.

‘관회(寬懷)’라는 것은 너그러울 관(寬)자 생각 회(懷)자. 조끔도 옹색함이 없이 그 회포(懷抱)가 너그럽다 그 말이여. 천태산이고 남악이고 가고 싶을 때 가고 오고 싶을 때 오고, 눈 한 번 번쩍하면 천태 가있다 눈 한번 번쩍허면 남악에 가있다가 하나도 걸릴 것이 없다 그 말이여.

아까 ‘누진통(漏盡通)은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간에 소소영영(昭昭靈靈)한 놈을 깨달음으로써 그것을 누진통이라 한다. 그걸 깨달을랴면은 공안(公案)을 타파(打破)해야 한다.’ 그런 말을 했습니다. 그 한 물견을 찾으면 자최가 없지마는 그놈이 항상 육근(六根)을 통해서 자유자재로 왕래(往來)를 허는데, 그 자유자재로 왕래하는 놈을 찾으면 자최(자취)가 없어.
그것을 깨달으는 법이 이 공안을 타파하는 것입니다.


- 송담선사 법문 19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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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四. 修道下手處

問, 如法心斷何惑。
答,凡夫外道,聲聞緣覺菩薩等解惑。

여법如法한 마음은 어떠한 미혹을 끊습니까?
범부와 외도, 성문과 연각과 보살 등이 ‘알았다고 하는 미혹(解惑)’을 끊느니라.

- [달마이입사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