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삶의 불꽃-사소한 기쁨]

2018. 11. 6. 20:47카테고리 없음

[헤르만 헤세의 아포리즘(경구)]


삶에서 만나는 가장 심오한 교과서는 바로 자연이다.

깔깔대며 웃는 '명랑'은 사실은 '용감'의 다른 말이다.
'명랑'은 세상의 두려움과 인생의 불구덩이 한가운데를
뚫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가는 것, 춤을 추며 가는 것,
즐겁게 나 자신을 바치는 것을 말한다.

고독을 받아들일 때 운명은 나에게로 온다.
고독 속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나는 새로운 사람이 된 것이며
나 스스로가 하나의 기적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운명이다.

나는 사소한 기쁨을 단념할 수 없었다.
사소한 기쁨이야말로 내가 믿고 의지하는
유일한 삶의 불꽃이었다.
그 불꽃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

.....

베토벤은 행복과 조화에 관한 지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지혜의 꽃들은 평탄한 길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심연深淵의 길에서만 겨우 핀 꽃들이다.
그 꽃들은 미소를 지으며 딸 수 없고 오로지 눈물에 젖고 고뇌에 지쳐서 딸 수 있는 것이다.
베토벤의 심포니와 퀘르테트에는 진정한 비참함과 간절한 안타까움 속에서 한없는 절실함으로 핀 그런 꽃들이 있다. 그 꽃들이야말로 구원을 향해 가까스로 열린 푸르른 창이다. 이것을 나는 도스토옙스키에게서도 발견했다.


그저 단순한 어린아이처럼 이 세상을 즐길 때에
세상은 아름답다. 달도 별도 아름답다.
강도 언덕도 숲도 바위도 이리저리 동산 위를 뛰어다니는 산양도 꽃도 나비도 아름답다.
어린아이같이 세상을 믿고, 의심 없이 세상을 걸어간다는 것은 아름답고 멋진 일이다.

사랑은 세상을 경멸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사랑은 오직 사랑할 뿐이다.
세계와 나와 그리고 모든 존재를 경탄하며,
존경하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사랑의 놀라운 능력이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사물은 우리 바깥에 있는
사물이 아니고 우리 내부에 있는 사물이다.

다른 사람들이 가는 길은 쉬운 길이지만 나 자신이 가는
길은 험한 길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길은 그렇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바로 그 험한,
나 자신의 길을 가야만 한다.

.....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새롭게 태어나려면 한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 이처럼 방황하는 것일까” 하고 물어보다가
“이것이 인생의 놀이니까” 하고 대답하며 웃는다.

- 헤르만 헤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