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7. 09:30ㆍ카테고리 없음
【草屋、古意】
공산풍우다空山風雨多요 낙화무인소落花無人掃니라.
나무아미타불.
풍정화유락風定花猶落이요 조재산갱유鳥啼山更幽니라.
나무아미타불.
공산空山에 풍우다風雨多하고,
빈 산꼴착에는 풍우가 많고, 바람과 비가 많다.
낙화 무인소落花無人掃로구나,
꽃이 떨어졌는디 사람이 씰지 않는구나.
그 무슨 소리여 그것이. 그것이 법문法門인데.
빈 골차구니에는 바람과 비가 많다.
꽃은 떨어졌는데 사람이 씰지 않혀, 아무도 씨는 사람이 없다.
그게 최고 법문이여.
거 조사관祖師關이여 그것이.
격외선格外禪이여.
그 모도 그 누가 모를거여.
빈 골차구니에 비와 바램이 많은 것을 누가 모를, 모르며, 그 봄이 돌아왔는데 모도 꽃이 피어서 낙화落花가 되아가지고 꽃이 수북허이 떨어졌는디 그것을 누가 모를거냐 그말이여.
다 아는것이지. 격외선格外禪이요 그것이 이? 조사선祖師禪이여, 조사관祖師關, 조사또리祖師道理 아니여?
여하시如何是 조사서래읜祖師西來意고?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냐.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니라, 뜰 앞에 잣냉기니라.
아! 뜰 앞에 잣 냉기라고 한 말이나, 공산空山에, 빈산에 바람과 비가 만滿하다는 도리나, 비가 만滿헌 도리道理나. 거 꽃이 떨어졌는디 사람, 사램이, 쓰는 사람이 없다 그말이여.
아! 똑같지 않은 말이여! 뭐 그 다른거 뭐 있나! 그게 격외, 격외선格外禪이라 그말이여.
그게 참선도리叅禪道理고. 그게 견성성불도리見性成佛道理고.
그런디 그게 그렇게도 어? 보덜 못허고, 그놈을 꼭 깨달러야 헌디 깨달떨 못허고 아! 이래 되아 놓니 그게 중생衆生이여. 그게 인생人生이여.
암만 ‘뜰 앞에 잣 냉기’라고 헌들 무슨 도리, 도린 줄을 알며, 공산空山 풍우다風雨多헌 소식을 어떻게 알며, 꽃이 떨어졌는디 쓰는 사램이 없는 도리를 어떻게 그 깨달랐느냐? 못 깨달랐다 그말이여.
꽈악 맥혔다. 그것만 맥혔나?
그 그 공안公案도리 격외格外도리 그것은 그대로 다 보고 다 아는 도린디, 그대로 보고 다 아는 도리가 맥혔다 그말이여.
꽈앙 맥혀 칠통이다.
그 칠통이기 따문에 잉? 내 온 곳을 알덜 못허고, 내가 어디서 왔냔 말이여.
또 내가 나를 가지고 살건만 내 가는 곳을 모른다 그말이여. 온 곳도 모르지 가는 곳도 모르지,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물견을 모르지, 꽈앙 맥혀서 어떻게 칠통도 응? 오히려 칠통 보담도 더허지.
그렇게 맥힌 중생사衆生事여. 중생 문제여. 중생 문제다.
이것이 인생 문제여!
풍정 화유랙風定 花猶落이다,
바람은 고요했는데 오히려 꽃은 떨어지는구나.
바람은 자버렸는데 꽃은 저대로 툭툭 떨어진다.
그 도리는 무슨, 마찬가지 도리 아닌가. 거 뭐 다른 도리 어디 있나?
조제 산갱유鳥啼 山更幽다,
새가 우니까 산은 더욱 짚숙허다.
새가 그 좋은 앵음, 앵음겉은거 꾀꼬리 같은 거 아 그런 두견조같은거 그놈이 산골착에서 우니깐 산이 더욱 짚숙허구나.
그것이 그 해탈 정법인데, 아! 그것을 깨달지를 못해가지고 이모냥다리, 이모냥으로 되아있구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금생이나 내생이나, 과거 무량겁 중에 오면서 여태까장 중생 이모냥. 꽈악 맥혀서 깨달지 못한 죄업, 다른 죈가? 깨달지 못혀, 내가 나를 몰라 죄지.
........
아 이것이 참선법이여. 참선법이,
공산空山 풍우다風雨多요, 공산에 풍우가 많고,
꽃이 떨어졌는데 사램이 씰지 않고,
바람은 잦는디 꽃은 오히려 떨어지고,
새는 우는디 산은 더욱 짚숙-헌 모도 격외선 도리여.
모두가... 눈을 뜨고 보나 눈을 감으나, 발길에 채인 돌이나, 일체 도리가 다 깨달라 놓고 보면 각覺이여.
그것이 잉? 조사선祖師禪이여.
있고 없는 것이 없어.
아주 영원히 없다마는 아주 영원히 있다.
그러니 ‘없는 것 있는 것이 그대로 한 몫 갖춰진 것이 그것이 조사 선도리祖師 禪道理’니, 아 이 도리만 깨달라 놓을 것 같으며는 이렇게 미迷한 중생에 구백생멸 도리가 그...
구백생멸 뿐인가? 이놈으 생멸이? 망상 버뇌가 구백 생멸만 뿐인가? 몇 구백생멸인가!
밤 낮 났다 멸했다 났다 멸했다. 바다의 물결겉이 이렇게 동動허는 중생衆生에 생멸生滅도리가 개시정객皆是正覺이요 개시객皆是覺이요.
없는것!
여의어 버리고 없는 것이 아니여. 그대로 각覺이여.
중생에 환화幻花가, 환幻 된거, 이 중생들 모도 환, 환幻된 것이 개시묘법皆是妙法이여.
바로 부처님이 말씀해 놓은 말이지 내가 한 건가?
깨달라놓고 보니 여의고 있나? 중생 경계를 여의어 버리고 그런 각이 있나? 그것 그런 것 없어. 아무 것도 여읜 것 없어. 그대로! 그저 아시방뇨屙屎放尿도, 어? 개시묘법皆是妙法이요. - 아시屙屎란건 똥 누고, 방뇨放尿 오줌누고, - 성숙 갔다 왔닥 하고, 운수 물길러 오고, 급반 밥먹고, 개시 묘법이여.
이러헌 법이다 그말이여.
- 전강선사 법문 41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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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屋
石上亂溪聲
池邊生綠草
空山風雨多
花落無人掃
돌 위에는 개곡 물 소리가 울려 퍼지고
못 가에는 푸른 풀이 돋아났다.
빈 산에는 바람과 비가 많고
꽃 떨어졌는데 쓰는 사람이 없다.
- 『청허당집』 淸虛集卷之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