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29. 15:24ㆍ카테고리 없음
【亦如然】
1.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번뇌의 진로를 멀리 벗어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지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한 번 뒤쳐서 추위가 뼛골에 사무치지 아니할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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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
인생 백년이라는것이 지나고 보면(지내놓고 보면) 잠깐 동안인 것이다.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
시간을 절대로 헛되이 보내지 말아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
염라대왕 앞에 가도 두려울 것이 없고자 하면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
바로 최고의 생사해탈묘법生死解脫妙法인 조사관祖師關을 뚫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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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농계유식탕와근(籠鷄有食湯鍋近)
닭장 속에 닭은 배불리 먹지만 전골 냄비가 기다리고 있고,
야학무량천지관(野鶴無糧天地寬)
들에 학은 아무도 식량을 주지 않지만 동서남북을 날으며 자유롭게 산다.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댄 솔바람 부는 칡 달 아래 들어가서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조사선無漏祖師禪을 관觀하고자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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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생야일편부운기(生也一片浮雲起)
인생이 태어난 것은 하늘에 뜬 구름이 한 조각 생겨난 것이요
사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이라는 것은 하늘에 뜬 구름이 바람불면 흩어지는 거와 같다.
부운자체본무실(浮雲自體本無實)
뜬 구름 자체는 수증기 뭉탱이로 영원성이 없어.
생사거래역여연(生死去來亦如然)
생사 문제는 아무도 모르는 그런 무상無常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구나.
- 송담선사 법문 791번 (하안거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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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元敬王太后仙駕下語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澈底空。
幻身生滅亦如然。
就中一箇長靈物。
幾經刼火常湛然。
태어나는것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죽는것은 한 조각 뜬 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다.
뜬 구름 자체는 철저澈底한 공空이니
환幻으로 된 이 몸의 생멸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오래도록 신령한 물건인 이 한낱 가운데를 향하니
몇 번이나 겁화刼火를 지나도 언제나 담연湛然 하도다.
- 『함허당득통화상어록』 涵虛堂得通和尙語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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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匪豚靈駕下語
전비돈영가에게 내리는 법어.
全匪豚靈駕、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躰本無實
生死去來亦如如
전비돈 영가여,
태어나는것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는것은 한 조각 뜬 구름이 사라짐이라.
뜬 구름 자체自躰는 본래本來로 실다움 없어
태어나고 죽고 가고 옴에 또한 여여如如하도다.
獨有一物常獨露
淡然不隨於生死
홀로 한 물건이 있어 항상 홀로 드러나니
담연淡然하여 생生과 사死를 따르지를 않도다.
匪豚靈駕、
還會得淡然地一物麽
비돈영가여,
담연淡然한 땅의 한 물건을 도리어 알았는가!
良久云、
양구良久하신 후 이르시되,
浮雲破處 豁爾万里靑天
眼孔開時 別有一壺春色
뜬 구름 흩어진 곳에 만리 푸른 하늘이 트였고,
눈 구멍 열려진 때에 한 호리병의 봄빛 따로이 있도다.
更知道
다시 알지어다.
火湯風搖天地壞
寥寥長在白雲中
불이 끓고 바람이 요동쳐서 천지가 무너진다 하더라도
요요寥寥하게 흰구름(白雲) 가운데 늘 있도다.
- 함허 涵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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籠鷄有食湯鍋近
野鶴無糧天地寬
願入松風蘿月下
長觀無漏祖師禪
농계籠鷄는 유식탕와근有食湯鍋近이요,
닭장 속에 갇혀서 살고 있는 닭은 때맞춰서 먹이를 주기 때문에 배가 부르다 말이여.
그러나 머지않아서 펄펄 끓는 전골냄비가 가깝고.
야학野鶴은 무량천지관無糧天地寬이다.
들에 날아다니는 학은 아무도 식량을 때맞춰서 준 사람도 없지마는 동서남북 마음대로 날아다니면서 자유롭게 사는 천지天地가 너그럽다, 넓다 그말이여.
- 송담선사 법문 714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