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28. 14:25ㆍ카테고리 없음
【여관 逆旅】
- 집착심 떨어진 곳이 바로 열반처.
만사유유차백년萬事悠悠此百年이요
환여역려잠유련還如逆旅暫留連이로구나.
일별천애구시객一別天涯俱是客인데
부운유수석양변浮雲流水夕陽邊이로구나.
만사유유차백년萬事悠悠此百年이여.
삼라만상, 두두물물,
봄이오면 꽃이피고 가을이오면 단풍이지고, 겨울이오면은 눈이 내리고 여름이 오면은 땀이흐르고.
이 만사가 유유한 이 인생의 이 백년간.
환여역려還如逆旅 잠유련暫留連이로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긴- 여행 길에서 잠-깐 우리가 서로 만난것과 같다.
몇만리 여행을 허는데,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서 이렇게 잠꽌 만난 것이 그 여행허다가 그 길에서 잠꽌 만난것과 같다.
한 여관집에 여관에서 잠꽌 머무른거와 같다.
일별천애一別天涯 구시객俱是客이요.
여관에서 잠꽌 만났다가 헤어져 버리면 거기서 잠꽌 인사허고 밖에 나가면 너도 손이고 나도 객이다 그말이여.
부운유수浮雲流水 석양변夕陽邊이로구나.
뜬구름, 하늘에 떠있는 한 쪼각 구름과 같고 흘러가는 물과 같다.
구름은 하늘에 한 쪼각 떠있는데 물은 줄줄 흘러가는데 해는 서산에 넘어가고 있는 그러헌 형상과 같다.
———
오늘은 유월 칠일 첫째 일요법회 날입니다.
작년 음력 시월 보름날 결재 때 이 삽, 법보전 낙성식을 허고 벌써 그때는 추워서 바닥이 추, 차고 바람이 차와서 모다 오들오들 떨면서 법회를 가졌었는데, 벌써 발년이라고 허는 세월이 흘러가지고 이제는 더워서 사방문을 열어놓고 그리고 법회를 하고 있습니다.
겨울이가고 어느듯 봄이 지내가고 벌써 여름이 이렇게 돌아왔는데, 우리는 작년 시월에 그 사람이 여기 법상 위에 올라와서 또 말을 하고있고, 작년에 시월에 오셨던 그 분이 오늘 또 이 법당에 오셔서 설법을 듣고 계십니다.
이름은 그 이르이지만 사람은 엄격히 말해서 그 사람이 아닙니다.
그 사람은 그동안에 몇 천번 몆 억만 번 벌써 죽어버리고 새로 태어나서 또 죽고 또 새로 태어나서 죽고 그리고 세월 반년 동안에 벌써 이름은 내나 그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작년 시월 보름날에 그 사람들이 아닌 것입니다.
그 사람인 줄 알고 우리는 착각을 하는 가운데에 서로 만나서 서로 웃고 인사하고 어... 서로 아는, 알고지내지만 그 사람은 이미 아닌거예요.
마치 여기에 나무 한 단을 불로 태와서 재가 되아가지고 있으면 그 재를 보고 그 나무라 할수 있겠습니까?
계란이 이미 계란을, 달걀을 암닭이 이십 일일간을 품고있으면 거기서 병아리가 나오는데 그 병아리를 보고 그때 그 다, 달걀이라고 말할수 있습니까?
재는 나무는 그때나무고 지끔재는 지끔재지 재가 나무일수는 없습니다.
달걀은 달걀이지 개는, 병아리는 병아리지 병아리가 그 달걀이라고 말헐수는 없습니다.
물론 계란없이 병아리가 태어날 수 없고, 그 나무가, 나무단 없이 재가 나오지는 않지만 인연관계가 없다헐수는 없지만 재를보고 나무라고 생각허는 것은 착각인 것입니다.
이렇듯 일초 일초 사이에 그 사람이 옛날 그사람이 아닌사람, 아닌 이러헌 잠시도 고대로 있지 아니한 이 무상한 이 몸띵이요 이 무상한 이 세계를 가지고 그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헌 ‘뜻’을 똑바로 인식을 헌다면은 우리는 아무것에도 집착을 헐 필요가 없는것이고 애착을 가질필요 조차도 없는 것입니다.
강물이 참 단 일초동안도 쉬지않고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데, 그 강의 이름은 옛날도 한강이요 지금도 한강이 강이름은 한같은 한강이지만 흘러가고 있는 그 물은 옛날 물이 아니거든.
집착헐 필요도 없고 집착해서는 아니되고 집착헌다고 허는 것을, 허는 것이 얼마나 가소롭고 어리석은 일이거늘, 사람들은 한강이라 한 이름이 같다고 해서 그 지금 흘러가고 있는 그 물이 어제의 그 물인줄 알고 백년전의 그 물인줄 알고 천년전의 그 물인줄 알고 어... 이... 있다 그말씀이여.
이 세상에서 제일 괴로은 것이 무엇이냐 하면, 괴로운 고가 어디에서 나오냐허면, 그 ‘집착’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말이여.
재산에 대한 집착, 사람에 대한 집착, 명예나 권리에 대한 집착, 또는 이 내 몸띵이에 대한 집착, 그 집착으로 인해서 모든괴로움은 생겨난 것입니다.
집착심만 떨어져 버린다면 구태여 이 몸띵이를 버리고 새로운 좋은 세계를, 세계로 가기를 바랠것이 없는 것입니다.
집착심 떨어진 것이 그곳이 바로 열반처요, 그곳이 바로 극락세계요, 천당이다 그말이여.
그 집착을 어떻게해야 집착심을 끊을수가 있는가. 집착심을 버릴수가 있는가.
염불허는 법, 또는 주문을 외우는 법, 반야심경이나 고왕경이나 그런 경을 외우는 법, 여러 가지 법이 있지만 또는 보시라던지 지계, 인욕 그런 육바라밀을 닦는다던지, 그런 것들도 역시 한마디로 말하면 집착심을 버리게 허기위한 방편이다 그말이여.
수없이 많은 방편속에서 제일 훌륭한 법, 훌륭한 길이 참선법이다.
- 송담선사 법문 14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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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분간 대중이 함께 참선을 한 후에)
한 십분간 잠꽌 했는데, 이렇게 사부대중이 이렇게 큰 법당에서 같이 이렇게 참 이, 참선을 허니 그렇게 마음이 기쁘고 좋을수가 없습니다.
이 인연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모두가 한분도 빠짐없이 일시一時에 견성성불見性成佛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이제 오늘이 일요일이 되아서 모다 학생들도 많이오고 국민학교 일학년 모다 유치원 대니는 학생도 오고 모다 그랬는데, 자꾸 어려운 말만 하고 이 학, 어린 학생들이 와서 대단히 기특하고 이 인연으로 반드시 무량겁無量劫 업장이 소멸이 되고 그렇게해서 앞으로 참 훌륭한 불자佛子가 되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너무 재미가 없어서 몸부림을치고 못견뎌하고 그래서 참 기특하면서도 또 한편으로 좀 어 안타깝기도 합니다.
내가 애기들을 위해서 이 얘기를 한자리 허겠습니다.
옛날에 어떤사람이 이, 어디서 떡, 떡이 들어와서 떡을 한 개를 집어 먹을라고 그러니까 아! 그 떡이 톡! 땅에 떨어져 가지고는 줏을라고하면은 ‘팔딱’ 뛰어서 저만큼 도망가고 또 잡을랴허믄 저만큼 도망가고 또 잡을랴고 허믄 저만큼 도망가고 해서 계속 그 떡을 따라가다 보니까, 어디로 어디로 해서 숲 속으로 그 떡이 굴러갔다 그말여.
‘그 참 이상허다’ 하고 따라갔는데,
어느구멍이 있는디로 구멍으로 쏙! 들어간다 그말여.
아 그래서 저도 따라서 구멍으로 들어가니까,
아! 이상헌 것이 속에 훵—허니 뚤려가지고 땅 속에가서 널찍-한 굴이 하나 있는데 아! 그를 따라 들어가서 보니까 뜩- 방이 있는데 부처님이 딱- 모셔져갖고 있다 그말여.
‘아! 그 이상하다’ 그래가지고, 엉겹결에 부처님을 요리 쳐다보니까 삥긋-이 자기를 쳐다본다 그말여.
그래서 뭘 가지고... ‘마치 됐다’ 해가지고는 아 거 그 땅에 있는 떡을 줏어가지고 보니까 흙이 묻어 있어서 흙 묻은디는 띠어서 입에다 넣고, 그 떡 흙 안묻은 쪽으로해서 부처님 앞에다 놓고 아 절을 끄뻑 허니까, 아 이상하게 그 부처님이,
“이리올라 오너라” 그러시거덩?
“아 이 어디를 올라가...,”
“아 이이 이리 발 내 무릎팍 무릎위로 올라오너라.”
그래서, 아 그래서 간신히 거 어린아이가 그 탁자위로 올라가 가지고 부처님 무릎 위에 가서 딱 앉으니까,
“이리 어깨로해서 이리 팔로타고 올라와 가지고 이리 머리 꼭대기로 올라오너라” 그러거던.
“아 내가 어떻게 부처님 얼굴 위에까지 올라갈수가 있겠습니까?”
“괜찮다. 내가 올라오라고 했으, 허니까 상관이 없으니까 올라오너라.”
그래 올라가, 간신히 기어서 올라가 가지고 올라가니까, 이 부처님 요 육계肉髻 위에 가서는 요 부처님은 여가 도도록허니 육계 올라와 있는디,
“육계肉髻 뒤에가서 딱 숨어라. 숨고, 여기에 내 부채가 있으니 요 부채로 니 얼굴을 요렇게 딱 가리고 있거라.
근데 조금 있다가 조끔 있으면 도깨비들이 와서 내앞에 와서 춤을출꺼다.
춤을 추거던 이 부채로 ‘탁 탁’- 이 내 머리를 치면서 ‘꼬끼오’허고 닭우는 소리를 해라.”
그렇게 부처님이 가르쳐 주시거던?
그래서 인자 얼굴을 한참 가리고 있으니까, 밤중 찜 되니까 도깨비들이 뿔이, 뿔이 달리고 입이 귀까지 쭉 째져가지고 송곳니가 이렇게 나온 도깨비들이 수십명이 무엇을 잔뜩 짊어지고 와서 보따리 보따리 짊어지고 와서 그걸 풀어 제끼는데 금, 은, 유리, 호박, 진주, 보석, 칠보를 갖다가 수북허니 쌓아놓고는. 그안을 돌면서 춤을 추면서 이이 노래를 부르고 그런다 그말여.
한참 신바람이 나서 헐 때, 부채를 가지고 ‘탁탁-’ 치고는 얼굴을 딱 가리고는 ‘꼬끼오’허고 울었다 그말이여.
“아따, 닭이 닭이 운다”
하고는 겁이 나가지고 이놈들이 다 도망갔다 그말여.
다 도망 가버린 뒤에 부처님이,
“인자 내려오너라.
내려가가지고 저 보석을 보물을 갖다가 싹 쓸어가지고 느그집으로 가지고 가서 잘 살아라.”
그래서 그놈을 가지고와서는 장롱 속에다 딱 너 놓고는 그놈을 팔아서 논도 사고 집도 사고 아주 그래가지고는 아주 잘 살았다 그말이여.
——
이웃집 사람이,
“너는 어떻게해서 그렇게 부자로 살았느냐”한께, 그 이 처음에는 “비밀이요”허고 안가르쳐 주었는데,
“니 어디서 도둑질 해왔지? 너 관가에가서 이 수, 경찰한테가서 내가 일러바친다. 그러면 너 잡혀가가지고 뒤지게 뚜드려 맞고 그 내 일른다.”
그러니까 헐수없이 그사실대로 그대로 일러줬다 그말여.
그러니까 그 사람이 ‘나도 그렇게 헐수 밲에는 없다.’ 해가지고는, 떡을 어디서 하나 사가지고 와서는 땅에다 휙 던지니까 아 그기 거기 떡이 ‘홀딱 홀딱 홀딱’ 뛰어서 간다 그말여.
그래서 그 사람은 떡을따라서 인자 따라가니까 그 굴속으로 들어갔다.
자기도 따라 들어가니까 과연 그 부처님이 있거든.
떡을 줏어가지고 요리 보니까 흙이 묻었어.
인자 흙 안묻은쪽을 딱 띠어서 입에다 탁 넣고 (대중 웃음) 그래 흙 묻은 놈을 갔다가 부처님 앞에다 딱- 놓고는 절을 허니까,
“이리 올라오너라”, 부처님이 그러시거던.
“옳다 돼았다. 나도 인자 부자는 인자 꼽아놓은 당상이다.”
이래하고는 딱-올라갔는데, 아 올라가서 이 부처, 부처님이 인자 그 부채를 딱 주면서 인자 그놈을 딱- 들고는 가리고 있으니까, 아 밤중 찜 되니까 아 도깨비란 놈들이 와서 춤을추고 노래를 부르고 야단이다 그말이여. 그놈을 ‘탁탁!’치고 ‘꼬끼오’ 허고 닭우는소리를 내니까,
“저놈이 엊저녁에 접때 내보물을 우리들 보물을 산대미처럼 쓸어가놓고 또 저놈이 재미가 붙어가지고 사기를 치러왔다”고.
끄스러 내려가지고는 볼기를 까놓고 어떻게 뚜드려 패 재쳤던지 뒤지게 뚜드려 맞었다 그말여.
애기들 애기들 들으라고 얘기를 했는데 해 드렸는데 좋아하시긴 어른들이 모다 (대중 웃음).
———
이 이야기는 한낮 ‘어린 아기들을 위한 동화’에 불과하지만, 여러분들은 이 몸띵이를 이 세상에 받아날 때에 부모의 은덕이 아니면 이 세상에 태어나지를 못했습니다.
‘나는 부모 덕 본 것 없어. 부모가 뭐 나를 뭐 잘 입히기를 했어, 잘 맥이기를 했어, 잘 가르키기를 했어.
낫기만 낫지. 죽도록 고생만 시켰, 내가 고학을해서 자수성가를 했지 부모가 나 뭘 잘 해준거가 있느냐고. 그렇게 날 고생시킬 바에는 나를 뭐허로 났느냐고.’
이러헌 소리를 허는 자식들이 있습니다.
그래가지고 자기는 잘 살면서 늙으신 부모는 돌아보지 아니하고 괄세를 하고 그런사람도 있습니다.
부모 덕에 잘먹고 잘입고 잘배우고 잘살면서 도 또 부모헌테 불효를 허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들은 부모를 무척 생각허지만 며느리를 못쓸사람을 얻어가지고 며느리 자기아내 무서워서 부모한테 불효허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물론 부모에게 효도허는 사람도 있지요, 있지만, 불효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날이갈수록 불어난다 그말여.
아무리 부모덕 입은 것이 없다 하더라고 이 몸뚱이는 부모가 아니고서는 세상없는 사람도 이 몸을 받아 날수가 없습니다. 부모 덕택으로 이 몸을 받아났어.
그러니 돈을 벌면 첫째 부모님께 먼저 ‘이 월급탄 것 가지고 무엇을 해 드릴까. 무엇을 해드리면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좋아하실까.’ 그것을 먼저 생각하고 부모를 해드리고 그리고서 그 다음에 자기 아내생각 자식생각 이렇게 헌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복을받고 어, 큰복을 받을것이며, 자기가 늙어서 자기 뱃속에서 난 자기 자식헌테 효도를 받게 될 것입니다.
자기가 불효헌 사람치고 자기는 지 뱃속에서 나온 자식한테 피나는 불효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은혜가 아니면 우리는 육도윤회를 면할 길이 없습니다.
무량겁을 두고, 아무리 부자로 살고 아무리 권리가 많고, 아무리 명예가 있고허다 허드라도 그러헌 유루복, 잠시 잘살다가 금방 우리는 그 재산이 영원히 부자가 아니라 어느 한도 기간동안 나한테 있다가 금방 나로부터 떠나고 마는 것입니다.
내 일성, 일생동안만 잘- 나한테 그 재산이 붙어있어도 참 다행이지만 일생동안을 약속을 헐수가 없습니다.
기약을 헐수가 없습니다.
초년에 잘 살다가 중년에 가난해 진사람, 중년까지 부자로 살던 사람이 말년에 참- 비참허게 가난해진 사람, 부모때 부자가 자식때 가난해진 사람, 그것 재산 믿을것이 못되고, 초년에 그 권리 부리던 사람이 하로아침에 쇠고랑을 찬 사람, 정권이 바뀔때에 비참한, 비참허게 되 버린사람. 권리도 믿을것이 못 됩니다.
오직 믿을수 있는 것은 진리법인 것입니다.
진리법에 의지해야만 우리는 이 무상한 사바세계에 살면서 정말 영원한 행복을 행복의 길을 찾을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 진리의 길을 가르쳐주신 사람이 누구던가.
부처님이신 것입니다.
불법佛法!
우리로 하여금 영원한 행복을 누릴수 있는길을 가르쳐주신 부처님께, 돈을 벌거나 맛있는 음식을 만나거나 먼저 부처님을 생각헐 줄 아는사람, 이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큰 복을 받을 것입니다.
맛있는 것은, 흙이 묻지 않은 대목은 제 입에다 넣고, 흙 묻은 것을 부처님에다 놓고서 복을, 평생 먹고살 수 있는 보물을 달라고... 그러헌 어리석은 어... 불량한 생각을 가지고 어... 그래가지고서야 도깨비한테 참 물매를 맞는 아까 동화의 이야기.
좋은 것 맛있는 것은 저허고 지 자식 지 지집만 생각허고 부모를 생각허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지금 권리를 누리고 아무리 돈을 많이 번들 그것이 몇쪼금이 갈것입니까?
도를 닦는사람 참선을 허는사람 최상승법을 허는 사람은....(법문 끊김)
- 송담선사 법문 146번.
- 송담선사 법문 532번 부처님오신날 법문, 참고할것.
(팔대인각, 가장 쉬운 말로 한다면: 평상시에 효도, 평상시에 불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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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映湖堂
萬事悠悠此百年
還如逆旅暫留連
篆香深處將忘世
靑鳥飛來忽見仙
만사가 유유悠悠한 이 백년이
도리어 먼 길 나그네 여인숙에 잠깐 머무름 같네.
전향篆香 깊어가는 곳에 세상 잊으려하는데
푸른 새 날아와서 홀연히 신선을 보이네.
酣菊爛楓秋色晩
浮雲流水夕陽邊
曩緣已遽今重別
白髮層巒共對憐
국화주에 화려한 단풍의 가을 빛 저물어가는데
구름 떠있고, 물 흐르며, 볕은 저물어 석양夕陽 가로구나.
지난 인연 급히도 벌써 지금 다시 이별이라
백발되어 층층으로 겹쳐진 산 함께 대하려하니 가련키만 하여라.
『경허집』 鏡虛集.
* 전향篆香:
당唐·송宋 시기에는 전서篆書(한위漢魏 이전에 쓰이던 글자체) 모양으로 만든 향에 불을 붙여 그것이 타들어가는 것으로 시간을 재면서 모기 등의 벌레를 쫓는 용도로 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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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夜宴從弟桃花園序
夫天地者、萬物之逆旅也。
光隂者、百代之過客也。
而浮生若夢、為歡幾何。
- 李太白
천지天地란, 만물이 머무는 여관旅館이다.
광음光隂은, 오랜 세월로 지나는 과객過客(나그네)이다.
덧없는 인생人生 꿈과 같은데, 그 즐거움이 얼마나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