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行 여행】

2017. 10. 27. 19:28카테고리 없음

【旅行客여행객】


【送中遇雨

黑雲才起忽聞雷
白雨時從野外來
似爲行人洗炎熱
又從歸路淨塵埃

- 정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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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운제기홀문뢰黑雲才起忽聞雷하고
백우시종야외래白雨時從野外來라.

먹구름이 퍼 일어나자 우뢰와 번개가 천지를 뒤엎어.
그리다가 백우시종야외래白雨時從野外來여.
하! 이 또 낮같은 흰 작달비, 소낙비가 때때로 저 들로부터서 쏟아져 오더라.

여행을, 여행을 허는 사람들에게는 여행 중에 이렇게 비가 퍼붓고 먹구름이 일어서 우뢰가, 번개를 치면서 우뢰가 진동하고 작달비가 쏟아진다면 그것을 맞고 나면 참 기가 맥힐 것이다 그거거든.
옷은 젖고 보따리도 젖고, 속담에 얼굴이 씨무룩해 가지고 남이 알아듣지 못하게 불평을 하고 얼굴을 펴지 못한 사람보고는 ‘비 맞은 중 씨부리듯 한다’ 고 그러는데, 걸망 잔뜩 짊어지고 어느 절을 찾아가는데 비, 비, 비를 맞아 놓으면은 걸망이 배나 무거워지고 옷은 젖어 가지고 참 별로 기분이 안 좋겠지요?

그런데, 사위행인세렴열似爲行人洗炎熱이라.
그 여러 날을 여행을 하고 보면 옷이 땀에 젖고 몸도 그 먼지와 땀에 젖어서 목욕도 미처 못허고 이런 때에 그 소낙비를 맞어 놓으면 잘못 생각허면은 기분이 나쁠런지 모르지만 그 작달비를 맞고 나니 시원허고 소낙비로 옷이 다 젖었으니 사람 안 보인 데로 가서 그 옷에, 물에 젖은 옷을 벗어서 짜 가지고 털털 털어서 다시 입으면 기가 맥히게 시원헌 법이거든.
그거 참, 하! 대지大地도 비가 쏟아진 뒤에는 그렇게 더웁던 것이 땅도 시원해지고 공기도 시원해지고 비에 목욕허고 옷도 한번 비에 땀 물을 씻어내서 털어 입으니까 참 좋다고 생각허면 괜찮, 그 맛이 괜찮다 그거거든.

우종귀로정진애又從歸路淨塵埃여.
그렇게 가물어 가지고 땅이 딱딱하고 먼지가 일어나고 그러는 것이 비가 지내간 뒤에는 먼지도 안 나고 바람도 시원허고 하니까 참 좋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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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한, 여행에다가 많이 비유를 허는데, 우리 인생살이를, 정말 여행이거든.

가족이라든지는 한 동반자同伴者 여행, 여행허는 데에 동반자고 그런데, 이 여행을 허는데 어찌 꼭 날씨가 꼭 좋기만 할 것인가? 비를 만나기도 하고, 바람이 불기도 하고, 또는 우뢰와 번개가 치기도 하고.....

인생살이도 역시 일생 동안 어찌 기쁜 일만 있을 수가 있느냐 그 말이여.
가족과 생生이별 사死이별 허는 수도 있고, 사업이 잘 되아 가다가 실패허는 수도 있고, 또 실패허던 사업이 또 다시 또 재수가 있어서 또 잘 되기도 하고, 또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또 착실헌 사람을 만나서 사업이 잘 되기도 하고 그런 것이지.

그렇게 본다면 가운家運이 안 되아서 사업이 좀 실패를 허드라도 꼭 그것을 나쁘게만 생각허지 말고 그걸 잘 반성을 하고, ‘무엇을 어떻게 잘못해서 이런 일을 당했는가? 금생에 어떠헌 잘못된 점이 있어서 그런가? 그 아무리 생각해도 금생에 잘못된 것이 없으면 전생에 업을 잘못 지어서 그렇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그러헌 역경逆境에 처處했을 때 정말 자기의 본심本心으로 돌아가서 원망하고 미워하고 분憤을 터뜨, 이기지 못해 가지고 술을 마시고 싸우고 그럴 것이 아니라, 턱- 정신을 가다듬고 심호흡을 하고 화두話頭를 들면서 자기의 마음을 정심正心으로 떡 가라 앉혀 보라 그거거든.
그러고 보면 원망허는 생각이 언제 일어날 겨를도 없고, 남을 미워하는 생각이 앞설 수도 없고, 먼저 ‘그 상황에서 무엇을 먼저 어떻게 착수를 해서 수습을 해야 헐 것인가.’ 거기서 지혜智慧가 떠오를 것이다 그 말이여.

분통을 이기지 못하고 원망하고 미워하고 술 먹고 그래 가지고서, 그리고 가족은 불화不和하고 이래 가지고서는 어느 겨를에 지혜로운 마음이 날 수가 없어.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다 마찬가지거든.
내 뜻에 어긋나는 일을 만나거나, 내 비위에 안 맞는 어떤 사람을 만나거나, 어떠헌 어려운 일을 당헐 수록에 불법佛法을 믿고 수행하는 사람은 거기서 바로 자기自己로 돌아올 줄 알아야 해.
떡- 자기본심自己本心으로 돌아와야 하거든.

그 방법은 자세를 바르게 하고 심호흡을 하고, 심호흡을 허면서 떡 화두話頭를 들어 보라 그 말이여.
반드시 처음에는 참회심懺悔心이 일어날 것이고, 참회를 험으로써 마음이 안정이 되고 깨끗해지면은 반드시 지혜智慧가 떠오를 것이다 그 말이거든.

그래서 사업도 여러 번 실패를 해서 그러헌 경험 속에서 성공을 헌 사람이라야 정말 큰 사업을 허는 거고, 또 많은 사람도 다 덕德으로써 지혜智慧로써 다 통솔을 해서 만인萬人을 다 살리우는 거고, 그 사람은 그러한 사업을 통해서 자기도 잘 살지마는 자기가 사업이 잘된 데에 끝나는 게 아니라 만인을 다 살게 하는 거고, 국가를 위해서 또 공헌을 하는 것이고, 또 인류를 위해서 이바지허게 되는 것이다.

역경逆境을 겪어보지 않고 어떻게 해서 전생에 지은 복업福業이 있었던지 금방 이렇게 성공을 헌 사람은 인생人生의 맛을 모르고 정말 많은 사람을, 가지가지 형형색색의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통솔허고 그렇게 큰 사업을 허기가 어려운 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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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一難 長一智】

인생살이도 역경逆境에 많이 처해보고 많은 어려운 일을 겪어야 한 어려운 일을 겪음으로 해서 한 지혜智慧가 난다.

경일난장일지經一難長一智다.
‘한 어려움을 겪음으로 해서 한 지혜가 길어진다’

허는 그러헌 옛 말씀도 있습니다마는,
사바세계는 누구를 막론하고 순順과 역逆이 다 섞여 있는 거고, 고苦와 낙樂이 섞여 있는 곳이고, 선善과 악惡이 섞여 있는 곳이고, 범부凡夫와 성현聖賢이 섞여 있는 것이요, 흥망興亡과 성쇠盛衰가 항상 거기에 따라 붙어 있는 것이다 그거거든.
그런 줄 알면 훨씬 인생을 살아가는데 자신감이 생기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지금 삼복三伏 아주 성염盛炎으로 대단히 말로써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날씨가 더웁고 연일連日 계속해서 이렇게 날씨가 더웁습니다.
금년에는 장마철이 왔다고 해도 제주도에서 올라오다 도로 내려가고 올라오다 되레 내려가고 그러다가 중간은 건너뛰어서 이북으로 가 버렸다 그 말이여.
그래서 장마철인지 뭔지 덥기만 허고 별로 재미가 없어. 비가 너무 많이 와도 수해水害가 걱정인데 이렇게 너무 비가 안 와도 사람이 당장 못 견디게 더우나, 터억 한강 물이 넘실거리도록 많이 와 가지고 인명과 모든 재산을 손실한 것보다는 조금 더운 것 참는 것이 더워도 부채질 좀 하고 그런 것이 무방無妨할는지도 모르는데, 농사짓는 분들은 또 비가 너무 안 오면 안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것도 다 인력人力으로 맘대로 못하는 것이고, 결국은 더우면 더운 속에서 더위에 즉即 해서 화두話頭를 들고 더위 속에서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하는 수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가뭄이 계속이 되면 수돗물도 많이 쓰게 되는데 그것도 적절히 아껴 쓰고 또 전기도 많이 쓰게 되는데 그것도 자기만을 생각허지 말고 아껴 쓰고, 그때 그때 이 참선叅禪을 허는 사람, 지혜 있는 사람은 코앞만 보지 아니하고 널리 생각을 하고, 멀리 내다 볼 수 있는 아량과 포용력이 자발적으로 이렇게 쓸 수 있게 되는 법이고, 그리해야 참 최상승법을 믿는 불제자佛弟子라고 할만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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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送英庵主出山

一身眞逆旅
萬事皆浮雲
千萬金寶藏
元是一空紙

- 서산대사



(일신진역려一身眞逆旅)
인생살이가 빈부귀천과 흥망 성쇠, 어느 지경에 처해 있거나 간에 한 여행 중에 겪는 일이여.
다 여행 중에 자기의 멀고 먼 여행을 허면서 고향을 찾아가는 나그네다 그거거든.
좋은 일을 당하거나 궂은 일을 당하거나 괴로운 일을 당하거나 즐거운 일을 당하거나 그 나름대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할 일들인데, 마음을 잘 먹으면 좋은 일이나 궂은 일이나 다 여행 중에 영원히 남을 아름다운 또 보람 있는 추억이 될 것이고,
‘관점觀點’,
마음을 잘못 먹으면 짜증과 불평과 그래가지고 여행 중에 같이 가는 사람끼리 처음부터 끝까지 싸움을 허다가 여행을 헌 사람도 내가 봤어.
자기 마음에 안 맞는다고 밤낮 찌그닥거리고 싸우고 중간에 탈퇴해 가지고 딴 차 타고 집으로 가 버리는 사람도 내가 봤는데, 맘에 안 맞는다고 약 먹고 자살하고 인생을 포기허고 같이 가는 사람보고 웬수를 맺는 사람도 내가 봤어. 백년가약을 맺고 결혼을 헌 사람이 살다가 마음이 난 맞는다고 이혼을 헌 사람도 봤고, 살다가 자살헌 사람도 봤고, 살다가 상대편을 죽이는 사람도 내가 봤다 그 말이여.

한번 같이 보따리를 짊어지고 여행을 떠났으면, 어려운 일을 당할수록에 서로 마음을 합해서 서로 붙들고 끌고 밀면서 그 난관을 돌파해야 헐 것이고 서로 양보하고 서로 상대방을 생각해 가면서 그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면서 그렇게 여행을 헌다면 얼마나 좋을 것이냐 그 말이여.

(만사개부운萬事皆浮雲)
다 여행이 끝나고 보면 그러고 한 평생을 살고 눈을 감을 때 생각해 보면 좋은 일이나 궂은 일이나 꿈한번 꾼 것에 지내지 못한 것을... 억만 금을 모아 놨어도 한푼 가지고 가지 못하고 고대광실을 지어 놨어도 다 버리고 한자에 한자에 여섯 자에 관속으로 들어가서 땅 속으로 들어가거나 불 속으로 들어가고 마는 것이다.

천만금보장千萬金寶藏이 원시일공지元是一空紙여. 천만금의 보배 창고가 한 장의 종이짝에 지내지 못해여.
물목기物木記를 다 적어서, 책을 이뤘다한들 물건을 못 가지고 가는 거고 그 재산 목록을, 그 재산 등기를 복사를 해서 관 속에 가지고 간들 염라대왕이 그것보고 좋아할 것 같습니까. 다 소용없는 일이여.

- 송담선사 법문 477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