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橫谷口 、月落寒潭】

2017. 10. 13. 15:49카테고리 없음

【把定、放下】

《파정把定하면 구름이 골짜기 어귀에 가로 놓였고,
방하放下하면 달이 차운 못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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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정把定하면, 마음을 가다듬고 정定에 들면 구름이 골차귀 곡구谷口에 가로 놓이고, 방하放下를 하면, 방선放禪을 하면 달이 한담寒潭에 떨어지더라.
[把定則 雲橫谷口 放下也 月落寒潭]

유변, 유변有邊에 움직인 바가 되지 아니하면 근경법根境法 중에 그림자 자최(자취)가 없고,
[不爲有邊所動 根境法中 無影迹]

근경법根境法이라 하는 것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근六根과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육진六塵, 육경六境 이 육근과 육진의 그 세계에 그림자와 자최가 끊어지는 것이고,

무변無邊에 적적寂寂한 바가 되지 아니하면, 무변에도 집착을 하지 아니하면, 빠지지 아니하면, 자변나변這邊那邊에 응應하는데 이그러짐이 없어.
[不爲無邊所寂 這邊那邊 應無虧]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으로나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으로나 조끔도 이그러짐이 없이 응應할 수가 있다.

그러면 ‘자변나변에 응해 가지고 이그러짐이 없다’한 도리는 어떠하냐 하면 달이 한담寒潭에 떨어진 것이고, ‘근경법 가운데에 그림자와 자취가 끊어졌다’하는 것은 바로 구름이 곡구谷口에 가로 놓인 것이다.
[應無虧 月落寒潭 無影迹 雲橫谷口]

이렇게 바꾸어서 표현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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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해제 동안에 조용한 곳을 만나도 그 조용한 데에 집착을 하지 말고, 시끄럽고 복잡한 그러한 환경을 만나더라도 거기에 휘말려 들어가지를 말고서,
고요한 데에서도 화두가 성성적적惺惺寂寂해야 하고, 아무리 복잡하고 시끄러운 그러한 환경에 처하게 되더라도 거기에서 화두가 성성적적해서,

고요한 가운데에서나 또는 시끄러운 가운데에서나 한결 같이 화두를 거각擧却해서 물 샐틈없이 단속해 나간다면 이것이 바로 고요한 데에 쳐백히는 일도 없고, 시끄러운 데에 동요됨이 없을 것입니다.

아까 조실 스님 녹음 법문 가운데에도 정진해나가는 데에 나아가서, 고구정녕苦口叮嚀한 법문이 계셨지만,
우리는 죽은 사람이 아니요 목석木石이 아니기 때문에 눈으로는 무엇인가 눈을 뜨면 보이게 되고, 귀로는 무슨 소리인가 듣게 되고, 생각으로는 무슨 일이건 간에 생각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가라앉었다 하게 됩니다.

그러나 눈으로 무엇을 보든지, 귀로 무슨 소리를 듣던지, 생각에 좋은 생각이나 궂은 생각이나, 지내간 과거 생각이나 미래 생각이나, 어떠한 생각이 떠오르든지 거기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거기에서 바로 화두話頭를 돌이켜 거각擧却을 해 나가면 보였던 것이 보되 본 바가 없고, 듣되 들은 바가 없고, 먹되 먹은 바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화두話頭를 들되 껍데기로만 들고 속으로는 온갖 생각이 계속해서 파동을 치고, 속이 상할 때도 생각을 돌이켜서 화두를 들기는 들지만 화두는 들면서도 그 속상하는 생각은 여전히 훨훨 타오르고 합니다.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단전호흡을 하면서 계속해서 화두를 들면 차츰차츰 그 화두를 관觀하는 힘이 강해지면, 한 생각 턱 돌이키면 여지없이 앞 생각은 끊어져 버리고 오직 화두話頭에 대한 의단疑團만이 몰록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단속團束을 해 가면 나중에는 화두를 들려고 안 해도 화두가 저절로 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화두를 들려고 안 해도 화두가 저절로 들어지면서, 화두가 순일무잡純一無雜하게 의단이 독로獨露하면서,
무슨 생각이 떠올라 와도 내가 그것을 상관을 안 하고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아니하고, 눈에 무슨 경계가 나타나더라도 거기에 내가 생각을 주지 아니하고, 귀로 무슨 좋은 소리나 궂은 소리가 들려도 내가 거기에 신경을 써 주지 아니하고,
떠억 화두만을 갖다가 관觀해 나가면 그러헌 밖의 경계나 일어나는 생각이 그냥 나한테는 아무 충격도 주지 아니하고 별 영향을 주지 아니하고서 그냥 스쳐만 가게 되는 것입니다.

귓전으로 새소리가 스쳐 지내가고, 봄바람이 스쳐 지내가고, 꽃에서 나는 향내가 스쳐 지내간다 해서 그것 때문에 공부를 못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공부를 지어 나가면 설사 누가 속상하는 소리를 계속 내 앞에서 해 가지고 나의 오장을 계획적으로 뒤집어 놓기 위해서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하더라도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더 마음을 가다듬고 화두를 들고서 무심無心으로 상대하면,
상대방은 자기가 계속 그렇게 수작을 걸어오되 요쪽에서도 골을 내야 재미가 나서 더 달라붙을 텐데,
내가 화두를 떡 들고서 무심無心해 버리고 조금도 반응이 없으면 재미가 없으니까 그냥 입이 아퍼서 그만두어 버리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정진精進하는 사람, 참선叅禪하는 사람이 근경법根境法 가운데에 그림자와 자취가 끊어지는 것이고, 자변나변這邊那邊에 응應하되 이그러짐이 없는 데에 들어가는 최초의 단계라고 말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 송담선사 법문 23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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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尊 佛說我得無諍三昧 人中 最爲第一 是第一離欲阿羅漢

- [금강경金剛經] <一相無相分>


把定則 雲橫谷口
放下也 月落寒潭

파정把定하면 구름이 골짜기 어귀에 가로 놓였고,
방하放下하면 달이 차운 못에 떨어진다.

- 冶父 頌


不爲有邊所動 根境法中 無影迹
不爲無邊所寂 這邊那邊 應無虧
應無虧 月落寒潭 無影迹 雲橫谷口
把定 是 放行是
把定放行 俱不是 一掃掃向三千外

유변有邊에 움직인 바가 되지 아니하면 근경법根境法 중에 그림자, 자취가 없고,
무변無邊에 적적寂寂한 바가 되지 아니하면, 무변에도 집착을 하지 아니하면, 빠지지 아니하면, 자변나변這邊那邊에 응應하는데 이그러짐이 없어.
피정把定이 옳은가, 방행放行이 옳은가.
파정把定과 방하放行이 모두 옳지 않으니,
한번에 쓸어버리되 삼천세계 밖을 향하여 쓸어라.

- 涵虛 說誼

[금강경오가해 설의 金剛經五家解 說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