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因別晴軒子不覺過羊溪

2017. 10. 1. 14:32카테고리 없음

【因別晴軒子不覺過羊溪

君隨流水出山去
我逐尋巢莫鳥還
因憶白蓮三笑態
彷徨自足一身閑


【청헌자를 이별하다가 모르는 새 양계를 건너다

그대는 흐르는 물을 따라 산을 나서서 가고
나는 저문 새 둥지 찾음을 뒤쫓아서 오는데
흰 연꽃 세 송이 피어났던 모습 떠올라
방황彷徨이 그대로 족足하여 온 몸 한가로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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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蓮三笑 백련삼소: 혜원법사가 백년<百年>결사 중에 호계虎溪를 건너감에 세 사람이 웃었던<三笑>일을 '백련 세 송이가 피어난 모습'(白蓮三笑態)으로 읊은듯.

<진晋의 혜원법사慧遠法師는 여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에 있으면서 한 번도 호계虎溪를 건넌 적이 없었다.
하루는 도연명陶淵明과 육수정陸修靜 두 사람을 전송하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호계虎溪를 건너고 말았다.
세 사람은 범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듣고 안거安居의 금족禁足을 깨뜨린 것을 깨닫고서 세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크게 웃었다. 이것을 호계삼소虎溪三笑라 한다.>

*彷徨: 쫓아 가다가 급히 되돌아 오는 일의 반복(彷徨).

무엇이 방황彷徨이던가?
<막학치구자莫學馳求者에 종일설보리終日說菩提니라.>
밖으로 밖으로 교리적으로 따지고 학문적으로 따지고 사량분별로 더듬어 들어가고 불법이 마치 글자나 말속에 있고 무슨 책 속에 있는 줄 알고 계속 -어디를 가면 무슨 좋은 법문을 들을까. 어디를 가면 귀에 탁 앵기는 좋은 법문을 들을까.- 밖으로 이치를 구하고 도리를 찾는 그러헌 사람들이 종일토록 입으로 '불법, 불법, 깨달음, 보리, 열반', 입으로 이렇게 설하는 그러헌 것을 찾고 돌아다니고, 그러헌 것을 얻기 위해서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것 이것이 바로 방황彷徨을 하는 것입니다.
참 불법佛法은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自己에게서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팔만대장경을 설說하셨지마는 한 글자도 설한 바가 없다 하신 뜻은 바로 그것을 가리키시는 말인 것입니다.

- 송담선사 법문 175번.


*尋巢莫鳥還: 부휴 선수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白雲朝出峀、靑鳥暮還山"
흰 구름은 아침이면 산 굴에서 나오고
푸른 새는 해 저물면 산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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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

一聲長笛徘徊處
山下溪过送客時
莫謂去留蹤自異
溪山雲月語須知


【또

한 소리 긴 젖대 소리 배회를하는 곳과
산 아래 시내 지나며 객을 보내는 때에
가고 머무름이 좇는 자취 다르다 말하지 말지니
시내와 산, 구름과 달의 말씀 모름지기 알아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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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

世事難將一槩看
雲能出岫鳥知還
雖然儒釋元同調
忙自忙兮閑自閑


【또

세상 일 하나같이 고르게 보기 어렵나니
구름은 능히 산 봉우리에서 나오고 새는 되돌아올 줄을 아네.
비록 그렇기는 하나 유가와 석가는 원래가 한 가락으로
급함에 그대로 급하고 한가함에 그대로 한가하네.

- 함허 涵虛



*雲能出岫鳥知還:
"雲無心以出岫、鳥倦飛而知還"
"구름은 무심해서 산봉우리에서 나오고,
새는 날다 지치면 돌아올 줄을 안다."
- 晉나라 陶潛(도연명)의 [歸去來辭]에 이런 귀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