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22. 09:55ㆍ카테고리 없음
【別立生涯 특별히 따로 생애를 세워서】
중국의 참 고봉高峯, 천목산天目山 고봉선사高峯禪師의 수법제자受法弟子이신 중봉선사中峯禪師께서 <깨달은 뒤에 닦아갈 것이 있느냐 없느냐?>
이 문제에 대해서 그 설說하신 것이 있어서 몇 말씀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마음 밖에 법이 없고, 법 밖에 마음이 없어.
마음에 털끝만큼이라도 정습情習, 과거로부터 쌓은 정습情習이 다하지 못했다면, 다하지 못한 바가 있다면 곧 이것은 깨달음이 원만圓滿치 못해서 그런 것이다.
혹 그 마음 깨달음이 원만圓滿치 못하다면 모름지기 이 원만圓滿치 못한 자체를 쓸어버리고 별립생애別立生涯여.
특별히 따로 생애를 세워서, - 이 별립생애別立生涯라고 하는 것은, 자기가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데 ‘깨닫기는 깨달랐으나 이제 보림保任만 하면 자기도 부처님처럼 될 수 있다’ 그런 것이 아니라, 자기自己의 정습情習이 다하지 못하고 또 공안公案에 맥힌 바가 있으면 이것은 자기의 깨달음이 철저徹底하지 못한 것이다. 더군다나 체중현體中玄 도리, 공空의 이치, 그런 것을, 그런 이치를 좀 보고서 그런 이치, 이치에 입각해서 모든 공안公案을 보면 맥힌 바가 없고 다 알 것 같고, 화엄경華嚴經이고 법화경法華經이고 다 읽어보면 환허니 자기 나름대로 다 알고, 그러니까 자기도 깨달랐다고 이렇게 착각을 하고서 ‘이제 나는 보림保任만 하면 된다’ 이러한 병病에 걸린 사람이 참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안公案에 맥히거나 정습情習이 다 하지 못했으면, 자기의 깨달음이 원만圓滿하지 못하다, 완전하지 못하다고 스스로 그렇게 딱 결판을 내고- 별립생애別立生涯. 다시 초학자와 같은, 다시 백지 상태로 돌아가서 거기다가 생명을 걸고 용맹정진을 해서 기어코 확철대오廓徹大悟를 하도록 그렇게 공부工夫를 해야 한다고 중봉스님은 말씀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깨달은 뒤에는 닦을 것이 없느냐? 닦을 것이 없단 말입니까? 이렇게도 자문自問을 하고서 답을 하시기를,
미리 깨달라 보기도 전에 '깨달은 뒤에 닦을 것이 있느니 없느니' 미리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있느냐?
통 밑구녁이 풍 빠지는, 통 밑구녁이 풍 둘러 빠진 거와 같은 그러헌 경지가 올 때까지, 다시 말하자면 확철대오廓徹大悟할 때 까지 가행정진 용맹정진해서, 허면, 닦은 뒤에 닦을 것이 있는지 없는지는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말씀을 했습니다.
- 송담선사 법문 427번.
——————————
正悟者는 如久暗遇明하며 大夢俄覺하야 一了一切了하야 更無纖毫憎愛取捨之習이 滯于胸中이니라.
正悟한 者는 장구한 암흑에서 광명을 만나며 大夢을 홀연히 覺惺함과 같아서, 一을 了達하매 一切를 了達하여 纖毫도 憎愛와 取捨하는 情習이 胸中에 체류하지 않느니라.
- [中峯錄5之上 示王居士]
若有纖毫라도 情習이 未盡하면 卽是悟心不圓而然也라 或悟心不圓이면 須是掃其未圓之跡이니 別立生涯하야 以期大徹이 可也니라 或謂悟心이 未盡이어든 以履踐盡之라 하니 如抱薪救火하야 益其熾로다.
만약에 조금이라도 情習이 다하지 못함이 있으면 곧 心性을 悟達함이 圓滿치 못한 緣由이다. 혹 心性을 圓滿히 悟達치 못하면 모름지기 그 圓滿치 못한 當處를 소탕할지니, 특별히 생애를 세워서 廓徹大悟하여야 한다. 혹자는 心性을 悟達하되 未盡하였거든 履踐修行하여 未盡함을 窮盡한다 하니, 이는 薪草를 안고 火災를 消滅하려 함과 같아서 더욱 더 그 불꽃만 더하게 한다.
- [中峯錄11之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