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點着卽到 부딪히면 곧 이른다】

2017. 8. 29. 21:49카테고리 없음

【點着卽到 부딪히면 곧 이른다】
부딪치는 곳이 곧 이르는 곳이다.



陽春彈一曲
松月滿窓時
開窓見庭樹
萬葉一秋聲

양춘陽春에 거문고를 탄다.
솔 달이 올라와서 창에 가득한 때,
문을 열매 정수庭樹를 본다.
일만 이파리가 바람이 불면 뒤흔들거리는 한 가을 소리로구나.



<과여의정果與疑情으로, 과연 의정疑情으로 더불여서>
맨 의심뿐이여. 이 활구참선법活句叅禪法은 의심疑心뿐이여.
의심疑心 없으면 그건 선禪도 뭣도 아무 것도 아니여.
그러면 그 의심은 따지는 데는 의심이 없어. 요리 따지고 저리 따지고 분석허고 아는 것이 있고, 뭐 떼고 붙일 것 있으면 의심이 아니여. 의심 속에는 그런 것이 없어. 따지고 무슨 뭐 분석허고 해석허고 알고 뭐 그런 것이 붙어 있지를 않어.
다맛 알 수 없는 이뭣고뿐이다.
'이뭣고?' 하나, 그놈 하나 가지고 그만 참 응? 그 의단疑團을 하나 가지고 더불여서,
<시결재일처廝結在一處허면은>
그놈을 그 다루어서 잡드리 해서 일처一處에다가 딱 두어.
단전 배꼽 밑에 단전 그 일처一處에다 딱 두고서는 알 수 없는 의단 뭉테기가 그 뭐 어디 뭐 파破해지나?
항상 알 수 없는 놈 하나뿐이지.
그 아는 놈은 아닌디 뭐. 그 지知자를 붙여 봤자 소용없는디 뭐. 부지不知도 소용없는디 뭐 뭐 거기다 뭘 붙일까 부냐? 알 수 없는 놈 하나 뿐이다.

<동경動境은 부대견이자견不待遣而自遣이다.>
그, 그렇게 화두만 일처一處에다가 딱 두고 온당하게 이렇게 의단을 갖추어 지어 들어갈 것 같으면은, 동경動境은 없어지기를 기다리지 아니해도 스스로 간다.
무슨 놈의 동경이 그 뭘, 나를 동動하게 만드는 시끄럽게 만드는 외경外境이 들어 올 것이 없어.
바깥 경계가 들어올 것이 하나도 없어. 아무리 밖에서 별 요동搖動을 다 한들 들어올 것이 없어.
똑 내 다잽이 허는 디, 의단 하나 다잽이 허는 디 가서 그렇게도 도무지 힘이 있어. 천하없는 동경動境이 나를 그 끄집어 응? 나를 끄집지 못해. 나를 동動허게 못혀.

<망심妄心이 부대정이자정不待淨而自淨이다.>
망령된 마음이 망, 망상심妄想心이 없앨라고 안해도 절로 거그서 없어지는 거여. 화두話頭를 그렇게 해보란 말이여.
의단疑團만 착 갖추어 나갈 것 같으면, 항상 알 수 없는 놈만 또 거각하고, 또 알 수 없는 의단疑團, 의정疑情이 그놈이 없어지기 전에 또 뒤에 연속連續해 붙여서 또 일으키고 또 일으키고, 한 번 혀 두 번 혀, 천념千念 만념萬念 그놈만 자꾸 그저 거각擧覺해 나간단 말이여. 망심妄心이 뭐 어디 어디가 뭐 망념妄念을 없앨라고 하니 공연히 망심妄心이 있지, 뭔 망심이 거그 들어오나?
그 망심妄心이 어디 붙어 있을 것이냐 말이여?
이렇게 되아가는 것이여, 화두話頭라는 것이.

<육근문두六根門頭가 자연허활활지自然虛豁豁地해야>
그렇게 될 것 같으면은 화두話頭만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하면은 육근문두六根門頭가, 이 내 몸뚱이에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근문六根門, 육근문이 허虛 비어서 활활豁豁해서 아무 것도 없으니까.
눈으로 보는 놈이 아무리 봐서 무슨 뭐 응? 경계境界가 있다한들 그 경계에 뭐 뭐 뭣이 있나?
안보는 건 아니여. 보아서 경계는 뵈인닥한들 거기에 무슨 어사於事에 무심無心이지. 아무 뭣이 그 갈, 붙을 것이 걸릴 것이 없어. 귀에 들린들 귀에 들리는 것이 무엇이 거기에 걸리며, 쎄로 맛본들 맛에 가서 무엇이 걸리며, 육근문두六根門頭에 걸릴 것 하나도 없이 비어서 활활豁하다.

<점착즉도點着卽到허고>
점착點着하면, 그만 부딪치면 곧 이른다. 그렇게 의단만 독로헐 것 같으면은 그 모도 부딪, 부딪치는 곳이 곧 이르는 곳이다.

양춘탄일곡陽春彈一曲이요.
양춘陽春에 거문고를 탄다. 거문고를 탄 거문고 곡조가 다른 가풍家風이 아니여. 다른 도리道理가 아니여.
그 바로가, 바로 그 탄일곡彈一曲 그 거문고 곡조曲調,
'등 등'나는 그놈이 해탈곡解脫曲이요, 그 생사 없는 곡曲이요, 그게 그 응? 견성성불見性成佛 도리道理란 말이여.

송월만창시松月滿窓時다.
솔 달이 올라와서 창窓에 가득한 때, 그거 거다 그 무슨 다른 도리인가? 비타非他, 비타물非他物 다른 도리 아니여.
모두 자개도리這箇道理다.

개창견정수開窓見庭樹요.
문을 열매 정수庭樹를 본다.
문을 척 열면 저 정수가 모도, 나무가 모두 있다.
그것도 다른 도린가? 그게 모도 무비해탈도리無非解脫道理요, 응? 무비견성도無非見性道理요, 아 무슨 뭐 다른 것이 뭐가 있나?

만엽일천, 일추성萬葉一秋聲이니라.
일만一萬 이파리가 냉기에서 일만 잎사, 잎사귀가 그 모도 달려서 바람이 불면 들이 뒤흔들거리는 소리가 우쉬쉬 나는 놈이, 아 그놈이 모도 응? 한 가을 소리, 가을 소리 그 그 도리가 시是다. 뭐 다른 도리가 어디 있나?

이렇게 <호착즉응呼着卽應이요>
부르면 바로 응하고,

<하수불활야何愁不活也냐>
뭐 살지 못할까 근심할 것이 무엇이 있느냐.
확철대오가 거 있을 것이다.

의단독로疑團獨露만 갖춰 나가 봐라. 의단독로헌 지경, 그 여지없이 철두철미헌 지경, 곧 죽어 가지고 살지 못헐까 두려워하지 말아라. 한 번 그 지경을 가 보아라.
화두가 응? 타성일편지경打成一片地境 한번 가 보아라. 한 덩어리 꼭 되아 가지고는 의단독로지경 한번 가 보아라. 한번 깨달을 지경이 없는가 있는가 보란 말이여.
확철대오廓徹大悟가 없을까 염려 말란 말이여.

공부를 지, 짓되 또 공부를 허되,
<거기화두시擧起話頭時에> 화두를 들어 일으킬 때,
'이뭣고?' 한다든지, '판치생모版齒生毛' 한다든지, '판치생모'라든지, 그 내 본참화두本叅話頭를 들어 일으킬 때에,

<요역력명명要歷歷明明해야>
역력歷歷하고 명, 명명明明헌 것을 요구해라.
깨끗해서 일체 잡념雜念이 흐리헌 잡념雜念이 거기 안개 끼이듯기 산에 안개가 찌어서 산인지 돌인지 냉기인지 분간 없이 흐리헌 그러헌 경계가 없이 해라.
깨끗이 아주 맑은 가을 하늘 안개 한 점 없이 확 벗겨져서 깨끗헌 추천秋天 같이 그렇게 한번 해라.

그래서 <여묘포서상사如猫捕鼠相似다.>
고양이란 놈이 쥐잡, 쥐잡듯기 똑 할 것이다.

<고소위古所謂 고인이 이르되, 불참이노不斬黧奴며는 서불휴誓不休니라.>
고인이 이르기를 이노黧奴를 베지 못허며는 맹세코 쉬지 않는다. 이노黧奴를 베지 못한 것은 항상 화두가 침미沈迷해서, 망상 번뇌 속에 있어서, 타성일편打成一片이 되지 않고 깨닫지 못하고 늘 흐리헌 그렇게 되어 있을 것 같으며는, 맹세코 쉬지 말고 화두를 맹렬히 역력명명歷歷明明허게 자꾸 잡드리를 해 나가거라. 이게 공부허는 법이다.

안된다고, 흐리해서 안된다고, 의심 안난다고 내던져 버리고 어떻게 헐래? 그렇게 안되면은 안된다고 참선 안해버리면 어떻게 헐 테냐?
무량만겁無量萬劫을 백천만겁百千萬劫이나 생사죄生死罪에 빠져서 생사죄업生死罪業만 받을 터이니 어떻게 할라고 그래? 안헐 것이 따로 있고, 허다 말 것이 따로 있지 참선叅禪을 허다가서 내던져 버리고 말 것이냐? 그런 법 없다. 안될수록에 허는 법이고, 더 철저徹底허게 신심信心을 갖추아라.

서불휴誓不休니라.
맹세코 쉬는 법이 없고 퇴타退墮하는 법이 없느니라.

<불연즉좌재귀굴리不然則坐在鬼窟裏해야>
만약 그렇지 못헐 것 같으며는 귀신 굴속에 들어앉아서,

<혼혼침침昏昏沈沈해서>
공부도 좀 헐까 말까, 그저 허다 말다가, 좀 해볼까 하다, 공연히 참선헌다고 선방禪房에 와 앉아서 귀굴鬼窟 속에 앉아서 잠도 아니요, 망상妄想도 아니요, 무슨 번뇌煩惱도 아니요, 그럭저럭 앉으며는 자고, 혼혼昏昏허니 침침沈沈허니 이렇게 있어서,

<과료일생過了一生>
일생을 과료過了혀. 헛되이 지내부러?
후後를 여하如何오?
만약 이렇게 지내다가는 뒤에 어떻게 할 테냐?

이후는 어떻게 헐 테여. 이 몸, 이 몸 내 버린 뒤에 이까짓 몸뚱이 가지고 있든 거 이것 뭐, 뭐 언제 내 몸뚱이인가 싶어. 내 던져 버리고 돌아가는 날, 귀하처歸何處 어디 가서 어떻게 쳐백혀서 그 지은 죄업 응? 업신業身을 어떻게 헐 테냐 말이여.
날마다 이렇게 단속團束을 해 나가기를 부탁하고 법문을 마쳐.

- 전강선사 법분 372번.(박산무이선사 선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