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7. 08:29ㆍ카테고리 없음
【凡心不息聖何求냐】
범부凡夫의 마음도 쉴랴고 허지 않했는데, 쉴 것이 없는데, 어찌 성聖스러운 것을 구할 것이냐.
심재해중휴멱수身在海中休覓水하고
일행영산막심산日行嶺上莫尋山이니라.
앵음연어개상사鶯吟燕語皆相似헌디
막문잔삼여후삼莫問前三與後三이니라.
신재해중휴맥수身在海中休覓水하고
일행영산막심산日行嶺上莫尋山이다.
몸이 바다 가운데 있으니 물 찾기를 쉬어 버리고, 날마다 영상嶺上을 넘어다니니 산을 찾지를 말아라.
앵음연어개상사鶯吟燕語皆相似헌디,
꾀꼬리 노래 소리나 제비가 남남喃喃하고 지저귀는 소리가 다 서로 같다 그말이여.
(막문전삼여후삼莫問前三與後三)
그러니 전삼과 후삼을 묻지를 말아라.
우리 부처님께서 삼천년 전에 인도印度 가비라迦毘羅 왕국에 태자太子로 탄생하셔서 왕궁에 부귀를 헌 신짝처럼 버리시고 설산雪山에 들어가서 고행苦行 정진精進을 하시다가 납월臘月 팔일八日 샛별을 보시고 확철대오廓撤大悟를 하셔서 견성성불見性成佛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깨달으신 위 없는 진리를 팔십세를 일기로 열반에 드실 때 까지 앉을 자리 더워질 겨를이 없이 오 천축을 두루 다니시면서 무량無量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하셨습니다.
금년今年이 부처님께서 열반涅槃하신 해로부터 북전北傳으로는 삼천여년인데 남전南傳에서는, 남전불교南傳佛敎에서는 이천오백이십팔년으로 계산을 했습니다.
여러 경전經典에 따라서 연도年度가 차이가 있어서 학자들이 여러 가지로 깊이 연구한 결과 ‘2528년으로 계산을 허기로 하자’ 이렇게 해서 세계 불교국佛敎國이 다 그렇게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眞理를 설說하신 것이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인데 그 대장경大藏經이 해인사海印寺에 판각板刻을 해가지고 8만 여장이나 되는 경판經板이 봉안이 되아 있는데, 이 참선법은 그 교敎 밖에 따로 전傳하는 최상승법最上乘法입니다.
어떠헌 것이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입니까?
달마조사達磨祖師께서 인도印度에서 중국中國으로 오셨는데, 인도印度는 중국에 서쪽이여. 그래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중국으로 달마達磨스님이 오신 그 뜻이 무엇입니까? 허고 조주趙州스님에게 물으니까, 조주스님께서 대답허시기를, 판치생모版齒生毛니라, 판치版齒에 털이 났느니라.이렇게 대답을 허셨습니다.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를 묻는데 판치생모版齒生毛라 한 이 한마디는 용궁龍宮에 있는 장경藏經에도 없다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설說하신 모든 경전이 이 지상地上에 외도外道들이, 외도 마구니들이 사찰을 파괴하고 승려를 살해하고 경전을 불사르고 이러헌 불법사태가 인도에서 일어났었습니다.
그때에 용궁에 용왕이 부처님의 뜻을 받들어서 그 많은 경전을 수집을 해가지고 용궁龍宮에다 갔다 모셨습니다.
그 용궁에다 모신 경전은 이 지상에는 현재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전의 일부一部만이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고, 전하지 못한 경전도 굉장히 만滿 헙니다.
그런데 용궁에는 한 권도 빠짐 없이 모든 경전이 다 수장이 되아 있는데, 그 용궁에 수장되어있는 경전 가운데에도,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를 묻는데 '판치생모版齒生毛니라' 헌 그 법法은 안 들어 있다 이것입니다.
이 도리는 최상승법이여. 교외별전敎外別傳이기 때문에 그러헌 교敎 속에는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8만 4천 법문을 설하신 것은 입으로 설說할라야 설할 수 없고 도리道理로 설할라야 설할 수 없는 진리眞理를 설하시기 위해서 방편方便으로 설하신 것입니다.
팔만대장경을 남음이 없이 다 통달通達을 하고 그래가지고 그 교敎를 완즌히, 완전히 새겨서 소화를 해서 버림으로서 들어가는 수행修行의 단계가 바로 이 교외별전敎外別傳인 최상승법最上乘이라 하는 것입니다.
어째서 판치생모版齒生毛라 했는고? 이 한마디는 불덩어리와 같애서, 큰 훨훨 타는 큰 불덩어리와 같애서, 이 불덩어리 가까이 가면 누구라도 타서 죽게 되는 것입니다. 생명을 보존하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공안公案에 대해서 사량분별思量分別로 따져서 이론적理論的으로 의리義理로 이것을 분석하고 더듬어서 알랴고하면 그 찰나에 생명을 잃게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참선법叅禪法은 바른 선지식善知識에게 화두話頭를 타서 처음부터서 올바르게 지도指導를 받아가지고 올바르게 참상叅詳을 해 가야지, 처음에 잘 못해가지고 사량분별思量分別로 공안公案을 따져서 알아들어가고 더듬어 들어가는 그러헌 참선을 허는 것은 차라리 참선을 아니한 것만 못허는 것입니다.
이 참선이 최상승법最上乘法이요 불법에 따로 전하는 특수한 묘妙한 법이지만, 잘 못하면 미치기도 하고 사도에 빠지기도 하고 그래가지고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고 착각錯覺을 하고 그래가지고 자기도 망하고 남도 망하게 하고 마침내는 불법도 망하게, 불법까지 망하게 하는 그러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
옛날에 빈두루賓頭盧 존자尊者라 하는 부처님 제자가 계셨었는데 16나한중에 한 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 빈두루 존자는 애당초 정승을 지내다가 너무 훌륭하고 신심이 있고 그러니까 그 구담미국俱曇彌國 임금님이 우전왕優塡王인데 우전왕이 자기 밑에 그 신하가, 정승이 워낙 인격이 훌륭하고 신심信心이 돈독하고 그러니까 그 신하를 권勸해가지고 출가出家를 허도록 했습니다.
그 이렇게 빈두루 존자賓頭盧 尊者가 발심發心을 해가지고 출가出家를 해서 도道를 어떻게 열심히 닦았던지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證得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우다연왕優陀延王이 가끔가끔 그 빈두루존자賓頭盧尊者를 찾아가서 뵈웁고 무슨 좋은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가서 보고를 드리고 또 지시를 받고 그러는데, 옛날에 자기 밑에 신하로 있었지만 이미 출가를 해가지고 도를 통해서 큰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證得한 성현聖賢이 되었으니까 옛날에 아무리 신하라 하드라도 가서 다 그 법法을 배우고 법문法門을 듣고 지도를 받을 수 밲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왕이 떠억 빈두루존자賓頭盧 尊者를 뵈우면 빈두루존자는 일어서지를 아니하고 앉은채로 그 빈두루, 어 우다연 왕을 맞이했습니다.
그래도 그 왕은 으레히 부처님이나 부처님의 제자이신 큰 시님네 한테는 당연히 다 그 존경할 줄 알고 일어서지 안해도 으레히 그 성현이니까 당연히 그런걸로 알고 아무 불평이 없었는데, 그 때 그 우다연 왕 밑에 있는 한 신하로 불법을 믿지 않는 신하가 하나 있어가지고 그 상감마마한테 말허기를,
"아무리 지끔은 출가를 해서 아라한이 되았다 하드라도 옛날에 다 섬기던 상감마마고 지금도 아무리 출가는 했을망정 이 나라에 최고에 참 지위에 있는 상감마만데, 감히 지가 왜 일어나지도 않고 앉어서 맞을 수가 있느냐"고, "그러한 불충不忠한 놈은 가만 나둬서 안될거 아니냐"고 아- 그렇게 임금님한테 고자질을 했습니다.
임금이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생각해 볼 수록 속에서 뽀글뽀글 부화가 난다 그말이여.
그래서 "그러면 내일 아침에 우리가 다시 가자. 다시 가 가지고 내일 아침에도 (일어나서 왕을)맞이하지 아니하고 앉아서 또 맞이하면 한 칼로 목을 비어 버리리라."
그렇게 짜고는 그 이튿날 떠억 빈두루 존자를 찾아 갔습니다.
그 동안에 여러 차례 다닐 때에는 일어서지 아니했는데 아!그 이튿날 떠억 가니까 생감마마가 저- 멀쮝이 온 것을 보고는 빈두루존자가 일어서서 저 먼데까지 나와서 영접迎接을 해 모셨습니다.
그러니까 우다연 왕이,
" 그 전에는 내가 와도 일어서지 아니하고 앉은 자리에서 나를 맞이해 놓고, 맞이 했는데, 어째서 오늘은 이렇게 먼 데까지 와서 일어서서 나를 맞이하는고?" 물으니까,
"상감마마를 위해서 입니다."
"그러면 그 이전에는 왜 일어서서(앉아서) 맞이했습니까?"
" 그것도 역시 상감마마를 위해서 그랬습니다."
"이 앉아서 맞는 것도 짐을 위하는 일, 위해서 그렇고,
일어서서 나를 이렇게 영접한 것도 짐을 위해서라니
나로서는 이해가 할 수가 없으니 어찌 된 연유緣由입니까?"
"그 전에는 상감께서 좋은 마음으로 왔기 때문에 일어서지 아니했지만 오늘은 상감마마가 악심悪心을 품고 왔기 때문에 나는 이렇게 일어서서 상감마마를 맞이한 것입니다. 오늘 내가 일어서지 아니하면, 일어서서 이렇게 영접迎接을 허지 아니허면 상감마마는 나의 목숨을 끊게 되았을 것입니다.
끊게되면 상감마마는 지옥에 가시게 됩니다.
그러면 오늘 내가 이렇게 일어서면, 상감마마는 지옥에는 아니 가시고 임금 자리만을 잃게 되고 만 것입니다.
차라리 상감마마가 왕위王位를 잃어버리는 것이 낫지 어찌 내 눈으로 상감마마가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내가 오늘 이렇게 일어서서 상감마마를 맞이헌 것입니다."
"내가 그러면 언제 왕위를 잃게 되겠습니까?"
"앞으로 7일 뒤에는 왕위를 잃게 될 것입니다."
과연 7일 뒤에 왕위를 잃게 되았는데 위손 왕국에 바라수제왕波羅殊提王이 침범해 들어와 가지고 왕을 생포해 가지고 가가지고 7년 동안을 쇠사슬에다 묶어서 가두어 놓았습니다.
이것은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
범심불식성하구凡心不息聖何求냐,
범부의 마음도 쉴랴고 허지 않했는데, 쉴 것이 없는데, 어찌 성, 성스러운 것을 구할 것이냐.
범부의 마음도 쉴려고 허진 않헌데 어찌 성인의 마음을 구할 것이냐.
반료산다자일병이로구나, 자일구飯了山茶自一甌로구나,
공양을 마치고 산에서 따온 차를 스스로 한잔을 떠억 대려 먹는구나.
화락화개임시절花落花開任時節한데,
꽃이 졌다가 꽃이 피고 꽃이 피었다가 꽃이 지는것이 온전히 시절에다가 맽겨버려. 때가 돌아오면 꽃이피고 비가 내리면은 꽃이지고, 저 꽃이 지면 지는데에다가 맺겨두고 꽃이 피면 또 꽃이 피는데에다가 맽겨버렸거니,
어찌 나지세상기춘추那知世上幾春秋리요,
어찌 세상에 세월 돌아가는 것을 어찌 알것인가?
출가出家해서 발심發心을 해가지고 이 선방禪房에 와서 정진精進하는 수행납자修行衲子의 심경心境을 읊은 게송입니다.
보통 참선叅禪을 헌다하면, '번뇌망상煩惱妄想을 버리고
그래가지고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마는,
실지로 공부를 지어나가는 분상分上에서는 쉬어야할, 버려야 할 범부凡夫의 마음, 번뇌망상煩惱妄想이 있어서도 아니되고 구求해야 할 성현聖賢의 알음알이도 있어서는 아니된 것입니다.
참선을 허신분은 누구나 다 느끼신 바지만, 보통때는 번뇌망상煩惱妄想이 일어나는지 없어지는지 전혀 느끼지를 못하고 사는데, 화두를 들고 참선을 해보면 얼마나 잡념雜念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그 망상妄想 때문에 참선을 잘 못허겄습니다. 그 망상이 어떻게 퍼 일어나던지 화두話頭를 들면 그 때 뿐이고 금방 잡념雜念이 일어나고 해서 공부를 참 헐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허면 이 잡념을 안일어나게 헐수가 있을까요?"
이렇게 진지하게 물어오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망상을 못 일어나게 누른다든지, 망상, 일어나는 망상을 없앨려고 한다든지 이러헌 것은 참선을 올바르게 헐 줄을 모르는 사람이라 할수가 있습니다.
망상妄想을 없애는 가장 묘妙한 방법方法은, 망상 일어나거나 말거나 그냥 고대로 놓아버린 것입니다.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 일어나거나 나쁜 생각이 일어나거나 지내간 생각이 일어나거나 앞으로 다가올 생각이 일어나거나 무슨 좋고 나쁜 생각이 일어나더라도 그냥 내버려두고 전혀 그것에는 신경을 쓰지 말고 자기의 본참화두本叅話頭,
이뭣고 하는 분은 '이뭣고?', 판치생모版齒生毛 허신분은 '어째서 판치생모版齒生毛라 했는고?', 무자無字를 하신분은 '어째서 무無라 했는고?'
자기의 화두만을 척! 추켜들면 그만인 것입니다.
그러면 아까 일어났던 망상은 없앨려고 안해도 제절로 꺼져버린 것입니다. 이것이 망상을 처리하는 묘한 방법이여.
일어나는 망상을 없앨려고 허면, 그걸 없앨려고 허면 없앨려고 하는 생각 하나가 또 하나 더 물결이 일어나는 것.
그러니 물에 파도가 일어나는 것을 그 파도 안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손으로 그 파도를 눌러 본다든지 손으로 그 파도를 이리저리 휘 저어서 없앨려고 허면 오히려 파도가 더 일어나는거와 마찬가지여.
망상 일어나는 것을 없앨려고 허지 말고 그냥 고대로 놓아둔 체 '이 뭣고?'
'어째서 판치생모版齒生毛라 했는고?'
이렇게 자기의 화두만을 딱! 들어버리면 그 아까 일어났던 망상은 간곳이 없어져 버리는 거여.
이것이 참 중요한 <번뇌 망상을 잡두리허는 법>이여.
그렇게 해서 화두를 들어가는 분상에 무슨 성현聖賢의 알음알이를 구할 것이냐 그말이여.
'성인聖人의 알음알이를 구한다'는 말은, 깨달음을 구한다 그말이여. 깨닫기를 바랜다 그말이여.
어서 깨달랐으믄....., 아! 어째서 이렇게 깨닫지를 못허는고? 어서 깨달랐으믄, 이럴 때 어떤 선지식이 와서 탁! 법문을 설허든지 죽비로 한 대를 쳐가지고 이럴 때 툭 터지게 맨들아 주었으면, 그러헌 생각이 무슨 부질없는 생각이냐 그말이여.
오직 이 활구참선活句叅禪을 허는 사람은 화두話頭만을,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 간間에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에 화두 하나만을 잘 잡두리해나갈 뿐이지 깨닫기를 기달려서도 못쓴다 그말이여.
깨닫기를, 빨리 깨달랐으믄... 하는 생각이 그것이 망상妄想이 아니고 무엇이냐 그말이여.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出現허신것은 보통 말하기를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출현을 허셨다' 그러는데,
중생을 어떻게 제도해?
중생을 뭐- 45억 인구를 일시一時에 다 만석萬石군이가 되도록 해 주신단 말이여? 한 사람도 죽지않고 몇 억년億年을 살도록 그렇게 해주신단 말이여?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하러 오신것이 아니라, 우리 중생에 '범부凡夫다, 성현聖賢이다고 허는 그 알음알이’ 를 없애주시기 위해서 오신 것이다 그말이여.
‘범부다 성현이다고 허는 알음알이.’
범부의 망상妄想을 버리고 성현의 진리眞理를 깨달을려고 허는 이 두 가지 망상이 모든 망상을 총망라總網羅해서 표현한 말입니다.
이 두가지 소견만, 분별分別만 딱 떨어져 버리면 그것이 바로 들어가는 길이다 이 말씀이여.
바로 들어가는 길이 화두를 사량분별思量分別을 쓰지말고 꽉 맥힌 의심疑心으로 '의째서 판치생모版齒生毛락 했는고?'
오직 그렇게만 의심疑心해 갈 따름인 것입니다.
그렇게만 의심해 나가는 분상에는 8만 4천 마구니도 침범侵犯해 들어올 틈이 없는 것입니다.
마구니가 침범侵犯해 들어오지 못하면 자기 몸띵이는 부처님 계시는 궁전宮殿이 되는 것이고, 한 생각 일으켜서 화두를 놓치고서 '번뇌를 없앨려고 허던지 깨닫기를 구할려고 허는 생각을 내면' 그 찰나에 마구니가 자기 몸안으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수행하는 사람은 화두일념話頭一念, 화두에 대한 의심 하나가 생명줄이라 말할 수가 있습니다.
한 철 두 철 애써서 정진精進을 해가면 그렇게도 망상이 퍼 일어났던 것이 차츰 차츰 조용해지고, 마음이 안정이 되고 조용해지고 맑고 깨끗해서 적적寂寂한 경계境界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조용하고 편안하고 맑고 깨끗한 그런 적적한 경계에 들어가면 그 편안하고 속에서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도道의 낙樂이, 도의 기쁨이 일어나 있는데, 그 기쁜 생각에 떨어져도 그것도 못쓰는 것입니다.
그렇게 고요해지면 나중에는 화두를 들랴고하는 것 조차도 귀찮해져. 오히려 화두를 들면 자기 조용한 경계가 깨지게 되니까 겨우 조용해져 갖고 파도가 안 일어난 상태에서 말갛고 고요하고 편안한 상태에 있는데 거기서 화두를 떠-억 들면 그 화두 듦으로 인해서 그 조용해졌던 경계가 다시 파도가 일을것 같이 느껴져 가지고 화두를 안 들고서 그 고요한 경계를 조용하게 그놈을 디리다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말이여.
이것은 무기無記, 무기공無記空에 떨어져서 영원히 깨닫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고요하고 맑고 깨끗하다 하더라도 그 공적空寂한 그 상태에서 화두를 들어야 하는거여.
‘이뭣고?’ ‘어째서 판치생모版齒生毛락 했는고?’
그 고요한 가운데에도 그 화두가, 화두에 의심뭉탱이가 떠억 잡혀있어야, 그 의심이 있어야 그 의심이 툭 터지면서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화두 없이 고요한 경계에만 빠져서미륵불이 하생할 때까지 그 고요한 것을 지키고 맛보고 있다하더라도 깨달음에는 이르지를 못한 것입니다.
참선을 하는 사람은 깊이 명심銘心해야할 것입니다.
정체종래절성색正體從來絶聲色하고
맥즉지군불견종覓則知君不見蹤이니라.
묘봉정상일전신妙峰頂上一轉身하면
시방무처불봉거十方無處不逢渠니라.
정체종래절성색正體從來絶聲色이다.
우리의 자성본체自性本体는 종래從來로 소리와 색상이 끊어진 자리여.
멱즉지군불견종覓則知君不見蹤이여.
색상도 없고 모냥도 없고 소리도 없는데 그놈을 찾는즉 그대는 알리라 자최를 보지못할 것이다.
묘봉정상妙峰頂上에 일전신一轉身하면,
묘봉妙峰, 묘한 봉오리 수미산 꼭대기에서 한바탕 몸을 굴리면, 수미산 꼭대기에서 몸을 굴리며는 몇 억만유순億萬由旬이나 된 높은 낭떨어지에 떨어져서 박살이 날 것입니다.
백척百尺이나 된 장대 위에서 한 걸음을 내디뎌, 내디뎌.
(시방무처불봉거十方無處不逢渠니라.)
그러며는 온 시방세계十方世界에서 바로 그놈을 만나지 아니한 곳이 없을 것이다.
- 송담선사 법문 제방 4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