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1. 19:15ㆍ카테고리 없음
花落僧長閉
春深客不歸
風搖巢鶴影
雲濕坐禪衣
꽃 지는데 승은 오래도록 닫고
봄 깊은데 객은 돌아가지 않네
바람은 새집에 학 그림자 흔들고
구름은 좌선하는 사람의 옷 적시네.
- 소요 태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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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題
昨夜荒村宿
今朝上院遊
本來無住處
何處覓蹤由(一)
어젯밤 황촌荒村에 자고
오늘 아침 상원上院에 노닌다.
본래本來로 머무는 곳 없거늘
어느 곳에서 자취 찾을까.
——
猿啼霜夜月
花落沁園春
浩浩紅塵裡
頭頭是故人(二)
원숭이는 서리친 달밤에 울고
꽃은 봄 뜰에 떨어져 물들인다.
넓고 넓은 홍진紅塵 속에
낱낱이 이 고향 사람이구나.
——
花發山紅面
風柔鳥亂心
平生求捉漢
今日忽生禽(三)
꽃 만개한 산은 얼굴이 붉고
바람 부드러워 새는 마음 어지럽다.
평생 잡기를 구하던 놈
오늘에사 홀연히 산채로 잡았다.
——
芳草三春雨
丹楓九月霜
若將詩句會
笑殺法中王(四)
풀꽃 피는 삼춘三春의 비
단풍 지는 구월九月의 서리
만약 싯구로 알아버리면
한바탕 웃게되는 법중法中의 왕.
——
六窓虛豁豁
魔佛自亡羊
若更尋玄竗
浮雲遮日光(五)
여섯 창 비어서 넓고 넓으니
마구니 부처는 스스로 갈 바를 몰라라.
만약 다시 현묘함 찾으려하면
뜬 구름 햇빛을 가려 버린다.
——
叅禪明了了
栢樹立中庭
可笑南詢子
徒勞百十城(六)
참선叅禪은 요요了了해서 밝으니
잣나무 뜰 가운데 섰구나.
가소롭다. 남순동자여
백 십성百十城을 헛수고 했네.
——
無生歌一曲
遠峀夕陽紅
家山牛背臥
吹面落花風(七)
무생無生의 노래 한 곡조,
깊숙한 암혈巖穴에 석양은 붉다.
고향 산천山川 소 등에 누웠으니
얼굴에 부는 꽃 날으는 바람.
『소요당집』 逍遙堂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