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 08:26ㆍ카테고리 없음
【 義神蘭若夜坐書懷
四十年前閑學解
滿尖殘羹以爲能
始知佛法元非字
慚愧西來碧眼僧
古路分明脚下通
自迷多劫轉飄蓬
翻身一擲威音外
折角泥牛走雪中
【의신사에서 밤에 앉아 품은 마음을 쓴다.
사십년 이전의 한가한 알음알이가
남은 국물(殘羹)로 가득 채우며 능사能事를 삼았구나.
불법은 원래 글자가 아님을 비로소 알았나니
서西에서 오신 벽안승碧眼僧에 부끄럽기 그지없네.
옛 길(古路)이 분명分明하게 각하脚下에 통通했는데
스스로(바로 그대로)를 미迷하여서 많은 겁劫을 방황하며 떠돌았네.
몸을 뒤쳐 위음威音 밖에 한 번 내 던지니
뿔 부러진 진흙소가 눈(雪) 가운데를 달리더라.
- 逍遙 소요
*脚下: 當下. 바로 지금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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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附西山
斫來無影樹
燋盡水中漚
可笑騎牛者
騎牛更覓牛
逍遙註云、
年二十時 淸虛室中侍奉 時大師書贈也。
持此頌 下來湖南 問諸宗匠等 皆以不知答 無一人解釋知意。
老漢年四十 直到香山 問大師 知無生。
- 『逍遙堂集』
【서산대사께서 주시다
그림자 없는 나무를 베어다
물 가운데 거품을 제 할지니라.
가히 우습다 소 탄자여.
소를 타고 다시 소를 찾고있구나.
소요가 註를 하여 말하되,
나이 스무살 때에 청허조실스님의 시봉을 하는 가운데 그때 대사께서 이 글을 써 주셨다.
이 게송을 가지고 호남으로 내려와 모든 종장宗匠들에게 물었는데, 모두가 모른다고만 답不知答했지 뜻을 알아 해석하는 이가 한 사람도 없었다.
나이 사십이 되서야 늙은 몸으로 묘향산으로 바로 찾아가 (서산)대사께 여쭙고 無生을 알았다.(알음알이가 나지 않게 되었다)
- 『소요당집』 권의 마지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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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再叅退隱西山大師得訣
退隱퇴은 西山大師서산대사를 재참再叅하여
결訣을 얻다
西山月暎金峯後
雪竹風生退隱先
曾蒙點出秦時鏡
臥看泥牛走大千
서산西山에 달이 비춤은 금봉후金峯後요
눈 내린 대나무에 바람 생生함은 퇴은선退隱先이네.
일찌기 진시秦時의 거울(鏡)을 끄집어 냄을 입어서
누워서 진흙소가 대천大千을 달리는것 본다.
-逍遙 소요
*點出: 용의 눈에 붓으로 동자瞳子를 점 찍으면 그림에서 살아있는 용이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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悟道
蘧廬天地假形來
慚愧多生托累胎
玉塵一聲開活眼
夜深明月照靈臺
천지天地 나그네 집에 형形을 빌려서 왔네.
많은 생生이 거듭 태胎에 의탁해 온 것이 부끄럽구나.
옥진玉塵 한 소리에 활안活眼을 여니
깊은 밤 밝은 달이 영대靈臺를 비추네.
* 玉塵:
拂子, 먼지를 터는 도구, 미망迷妄을 걷어주는 법음法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