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는 뭘 알아? 아는 놈을 모르는데】

2021. 8. 15. 05:04카테고리 없음

【江上】



양이유래(養爾留來)로 세월심(歲月深)이요
개롱불견(開籠不見)허니 의침침(意沈沈)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상응지재추강상(想應只在秋江上)이다(원, 잊어버려서 당초에, 거 나오나. 허 그것 참.) 명월노화하처심(明月蘆花何處尋)고.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양이유래(養爾留來)로 세월심(歲月深)이다.
너를 키워온 지가, 너를 키워 자꾸 길러온 지가 유래(留來)로 세월(歲月)이 깊다. 무척 오래되았다 그 말이여. 뭐 보통 오래된 게 아니여. 너를 길러온 지가 이렇게 오래오래 되았구나.

그건 무슨 말인고? 내가 나를 가지고 나를 길러왔다 그 말이여. 내가 항상 나를 가지고 쓰고 나를 가지고 그 평생 살림을 같이 해오고 그 인연(因緣)을 같이 해오고 지옥(地獄)도 같이 가고 소 ‧ 말 ‧ 돼지도 같이 되고, 왼통 별별 짓을 다해왔다 그 말이여. 내가 나를 가지고. 기가맥혀서.


개롱불견의침침(開籠不見意沈沈)이다.
농(籠) 뚜깨를 열고 한 번 볼라고 해도 볼 수가 없어. 모냥이 있어야지. 뜻이 침침(沈沈)혀. 캄캄 칠통(漆桶)이여. 망상(妄想)만 퍼 일어나고 못된 생각만 퍼 일어나고. 그 내, 주인공(主人公) 내 본래면목(本來面目), 내가 나를 한 번 볼라고 험에 원 당초에 보여야제. 어디가 있어? 어찌 그 볼라고 허는 놈이지마는, 곧 보는 놈이지마는 아 그놈이 그놈을 가지고 못 본다. 이런 도무지 응? 기가 맥힐 노릇이 있나? 이러헌 원통할 일이 있어? 가지고 못보고, 보는 놈을 못 보고, 듣는 놈을 못 듣고, 아는 놈을 모르고. 뭘 알아? 알기는 뭘 알아? 아는 놈을 모르는데. 내 본래면목을 모르고, 내가 나를 모르니 그것이 화두(話頭)지 무엇이여.

‘어떤 것이 본래면목(本來面目)인고?’ ‘어떤 것이 이뭣곤고?’ 그래가지고야 되아? 그렇게 참선허는 법이 있어? ‘이 뭣고(是甚麽)?’가 내나 ‘본래면목(本來面目)’이여. ‘본래면목’이 ‘이 뭣고?’고. ‘이 뭣고?’화두가 내나, ‘이 뭣고?’ ‘어떤 게 본래면목고?’ 왜 그렇게 헐 것이 뭣이 있어? ‘이 뭣고?’ 해야지. ‘이?’ 벌써 ‘이?’ 허면 「‘이’ 헌 이놈이 뭐냐?」ㄴ 말이여. ‘이 뭣고?’ 원 그놈을 찾는 놈인디, 심심시저(心心是這)여. 찾는 놈 찾는 놈 찾는 놈 이놈이여. 어디 가 딴 놈을 찾을랔햐? 왜 딴 놈을 더듬어. 왜 탐두(探頭)를 혀? 아 ‘이 뭣고?’지. 원 제... 화두가 안 된다는 말이 무슨 말이며, ‘이 뭣고?’를 내놓고 뭔 화두가 있어 글쎄. 그 모두 딴 소리, 엉뚱한 소리. 응? 왜 거다 가서 딴 걸 때려 붙여. 그저 ‘이 뭣고?’ 뿐이여.

아 이놈을 찾아보니, 농을 열고 뚜깽이, 농 뚜깽이 열고 그 너를 키워온 지가 하도, 하도 오래되았기 따문에 너를 찾아볼랔 하니 당초에 볼 수가 없구나. 네 낯빤대기를 볼 수, 볼 수 없고 니 코빼... 콧잔등이를 볼 수 없고. 우째 이런고 말이여.


상응지재추강상(想應只在秋江上)이다마는,
반다시 강상(江上)에 있을 것이다마는, 뭐 거 거 거기 있어. 거그. 다른 디 있는 게 아니라 그저 강상(江上)에 있어. 밥 먹고 옷 입는 경계상(境界上)에 있어. 가고 오는 발길에 돌차고 그저 물질러(물 길러) 오고 응? 밥 떠서 숟가락질 허고 저분으로 반찬 떠먹는 그놈이여. 거가 있어. 추강상(秋江上), 가을 강상(江上)이 내나 해야 그 경계다 그 말이여. 아 이놈이 여기 분명히 있건마는,


명월노화하처심(明月蘆花何處尋)이냐.
밝은 달이요 갈대꽃이다. 달도 훤허고 갈대도 꽃도 허옇다. 달인지 갈대꽃인지 달밤에 보니까 알 수 없구나.

그 자리에 때꼽재기 아무것도 없고 망상번뇌도 아무것도 없고 바로 노화(蘆花) 응? 갈대꽃 흰 곳에 달이 훤허니 비춘 그 본자아(本自我), 그 내가 있건마는 왜 못 보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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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왕사일륜월(誰知王舍一輪月)이
만고광명장불멸(萬古光明長不滅)고.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수지왕사일륜월(誰知王舍一輪月))
이 왕사일륜월(王舍一輪月)이, 우리 부처님이 확철대오(廓徹大悟)해서 깨달은 그 일륜월(一輪月), 저 한 수렛바쿠 달 같은 훤헌 생사(生死) 없는 해탈대광명(解脫大光明), 아 그 본월(本月)이 내게, 내게 갖춰져 있건마는, 부처님만 있나? 부처님도 내 광명(光明) 내가 깨달랐고 우리도 다 가지고 있는 내 광명 깨달으면 불(佛)같고, 아 그놈인데, 이 일륜월(一輪月)이


만고(萬古)에 광명장불멸(光明長不滅)고,
만고(萬古)에 도무지 멸(滅)햄이 없어. 한 번 척 나를 내가 터억 깨달라버릴 것 같으며는 다시 무슨 생사(生死)가 어디 있어. 무슨 생사여. 생사고(生死苦)가 어디 있어. 그 천하에 도무지. 이런 참선법(參禪法)이여.

  • 전강선사 법문 53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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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는 놈을 못 보고, 듣는 놈을 못 듣고, 아는 놈을 모르고. 뭘 알아? 알기는 뭘 알아? 아는 놈을 모르는데. 내 본래면목을 모르고, 내가 나를 모르니 그것이 화두(話頭)지 무엇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