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10. 13:31ㆍ카테고리 없음
《다섯 가지 법을 조절함》
다섯 가지 법을 조절한다는 것은, 첫째 음식을 조절하고, 둘째 수면을 조절하고, 셋째 몸을 조절하고, 넷째 호흡을 조절하고, 다섯째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알맞게 조절해야 비로소 수도하는 데에 장애가 없다.
첫째,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다. 너무 많이 먹으면 기氣가 급해지고 몸이 팽만해지며 모든 맥이 통하지 않아서 마음을 막히게 하므로 좌선할 때 생각이 안정되지 않는다. 반대로 너무 적게 먹으면 몸이 피곤하고 마음이 어질어질해 생각이 견고하지 않게 된다. 더럽고 탁한 음식을 먹으면 사람의 심식이 어둡고 혼미하게 된다. 몸에 맞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잠복된 병을 촉발하여 사대가 어그러지기 쉽다. 이들은 모두 선정을 얻는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몸이 편안하면 도가 융성한다.”고 하였다.
둘째, 수면을 조절하는 것이다. 수면은 무명의 법이니 마음대로 내버려 둘 수 없긴 하지만 전혀 자지 않으면 정신이 멍해진다. 반대로 너무 많이 자면 공부를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마음을 우매하게 하여 선근이 가라앉아 버린다. 무상함을 생각하고 수면을 조복해 정신과 기운을 맑고 깨끗이 하고 마음과 생각을 밝고 깨끗이 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마음이 성인의 경지에 깃들어 삼매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경전에 “초저녁이나 새벽녘에도 공부를 그만두지 말지니, 수면의 인연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일생을 헛되이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셋째, 몸을 조절하는 것이다. 선정에 들지 않은 때라도 걷거나 머물거나 나아가거나 멈출 때 모두 자세히 살펴야 한다. 만일 그 행동이 거칠면 기와 호흡도 따라서 거칠어지고, 기가 거칠면 마음이 산란하여 단속하기 어려워져 좌선할 때에 이르러서도 편안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몸을 편안하고 고요히 유지하여 항상 마음과 호흡을 조화롭게 해야 한다. 좌선하려면 반가부좌(半跏)나 결가부좌(全跏)를 하고왼쪽 다리를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고 몸 가까이 끌어당겨 왼쪽 다리의 발가락은 오른쪽 넓적다리와 가지런하게 하고, 오른쪽 다리의 발가락은 왼쪽 넓적다리와 가지런하게 한다. 이것을 반가부좌라 한다. 여기에서 아래에 있던 오른쪽 다리를 들어 왼쪽 다리 위에 올려놓는 것을 결가부좌라 한다.
옷과 허리띠를 풀어 느슨히 한다. 손을 포개어 단정히 앉고왼쪽 손을 오른손 위에 놓아 겹친 손이 수평이 되게 한 뒤 왼쪽 다리 위에 놓고는 몸 쪽으로 끌어당겨 마음과 일치시키고 편안케 한다. 신체를 곧게 하며 머리와 목을 바로 하고몸을 곧게 펴서 척추가 일직선이 되게 하는데 구부정하거나 너무 꼿꼿이 세우지 말며,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이지 말며, 숙이거나 쳐들지 말라. 편편한 바닥에 바로 앉아 코와 배꼽을 일직선이 되게 한다.
그리고 입을 열어 기를 내보내 가슴을 시원하게 통하도록 한다. 입을 열어 가슴 속의 더러운 기를 토한다. 토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입을 열어 기를 내보내되 자연히 나오게 하고, 통하지 않던 몸의 여러 맥을 모두 기를 따라서 토해 낸다고 상상한다. 코로 맑은 기운을 들이마셔 몸과 호흡을 조화롭게 하고입을 닫고 코로 맑은 기운을 세 번 들이마신다. 몸과 호흡이 조화로우면 한 번만 들이마셔도 충분하다.
다음엔 입을 다물고 혀를 위에 붙이며입을 다물어 입술과 치아가 서로 맞물리게 하고 혀는 윗잇몸에 붙인다. 반쯤 눈을 감아 외부의 빛을 차단한다. 완전히 감으면 어두워 잠이 오고 완전히 뜨면 산란해 집중이 되지 않으므로 반만 감는다. 마치 발을 치는 것과 같다. 요점만 말하자면 느슨하지도 긴장되지도 않게 신체를 알맞게 조절해야 한다.
넷째,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다. 호흡에는 풍風·천喘·기氣·식息의 네 가지 상相이 있다. 코로 쉬는 숨을 마음으로 지각할 때, 들어오고 나가며 소리가 나는 것을 풍상이라 하고,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나가고 들어오는 기운이 맺히고 막혀 통하지 않는 것을 천상이라 하며, 소리도 없고 맺힘도 없지만 들어오고 나감이 미세하지 않은 것을 기상이라 한다. 이 세 가지는 조화롭지 못한 모습이다. 이를 조절하지 않고 좌선하면 병이 쉽게 생기고 마음이 고요해지기 어렵다.
이를 조절하려면 세 가지 법을 사용해야 한다. 첫째, 마음을 가라앉혀 안정시키는 것이고, 둘째, 신체를 느슨히 하는 것이며, 셋째, 온몸의 털구멍으로 두루 호흡해 출입에 장애가 없이 잘 통한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그 마음을 세밀하게 하고 호흡을 미미하게 해 호흡이 조절되면 온갖 병이 생기지 않고 그 마음이 쉽게 안정된다.
식상息相이란 소리가 나지 않고 맺히지 않으며 거칠지도 않은 호흡이다. 있는 듯 없는 듯 출입이 면면히 이어져 정신이 안온해지고 마음에 기쁨이 생기도록 돕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풍상으로 호흡을 유지하면 산만해지고, 천상으로 호흡을 유지하면 맺히며, 기상으로 호흡을 유지하면 피로하며, 식상으로 호흡을 유지하면 안정된다. 요점을 말하자면 거칠지도 매끄럽지도 않게 항상 조화롭고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다. 어지럽게 일어나는 생각을 조복하여 지나치지 않게 하고, 들뜨거나 가라앉거나 느슨하거나 급하지 않은 네 가지 모습을 얻는 것을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라 한다. 좌선할 때 마음이 어두워져 아무 기억도 나지 않고 머리가 자꾸 밑으로 처지면 이것을 가라앉은 모습(沈相)이라 한다. 이때는 생각을 코끝에 집중하고 마음을 대상 가운데 머물게 하여 산란한 뜻을 없애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가라앉음을 다스릴 수 있다. ‘대상 가운데’란 예컨대 마음을 배꼽에 집중할 때는 배꼽이 대상이 된다. 수식관에서는 호흡의 수를 세는 것이 대상이 되고, 부정관일 때는 관하는 것이 대상이 된다. 다섯 곳이 대상이 되는 것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지금 가라앉은 것을 다스리고자 마음을 코끝에 집중하는 것은 (가라앉은 마음을) 높여서 들어 올리려는 것이다. 대상 가운데 머물면 본래의 대상을 잃지 않게 된다.
만약 정신이 산만하게 움직여 생각이 자꾸 다른 대상으로 쏠린다면, 이것은 들뜬 모습(浮相)이다. 이때는 마음을 편안히 하여 아래쪽으로 향하고 대상에 집중하여 온갖 어지러운 생각들을 억제해 마음을 안정시킨다. 들뜸을 다스리기 때문에 아래로 향한다.
마음을 억지로 모으고 끊임없이 생각하고서는 이를 인연해 여덟 가지 선정을 얻기를 바라면 마음과 기가 위로 향하게 된다. 그러면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이 생기는데 이것을 급한 모습(急相)이라 한다. 이때는 그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 기가 아래로 흐르는 것을 상상하면 병이 저절로 낫는다. 마음은 기를 통솔한다. 마음이 있는 곳에 기가 따르는 법이니, 마치 구름이 용을 따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기를 움직여 온갖 병을 다 치료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마음이 방만하게 늘어지고 몸은 힘 빠진 뱀 같으며 입에서 침을 흘리기도 하고 마음이 혹 캄캄해지는 것을 느낀다면, 이것은 느슨한 모습(寬相)이다. 이때는 몸을 추스르고 생각을 거둬 마음을 대상 가운데 머물게 해야 한다. 무릇 좌선할 때에는 몸과 호흡과 마음 이 세 가지가 조절되고 있는지, 조절되고 있지 않은지를 잘 알아야 한다. 어긋나는 현상이 없도록 하고 융화하여 둘이 되지 않게 하면 숙환을 없앨 수 있고 어떤 방해도 없게 되어 선정의 도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선정에서 나오고 싶을 때에는 마음을 다른 대상에 풀어 놓고, 입을 열어 기를 토하며, 호흡이 모든 맥으로부터 뜻을 따라 흩어지는 것을 상상한다. 그런 뒤에 몸을 조금씩 움직이고 어깨·머리·목·손·발을 차례로 운동하여 모두 유연하게 한다. 손으로 모든 모공을 두루 쓰다듬고 두 손을 비벼 따뜻하게 해서 두 눈을 덮은 후에 눈을 뜬다. 몸의 열과 땀이 가실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마음대로 출입해도 된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고 안정된 마음을 얻은 뒤 갑자기 나오면 미세한 법이 흩어지지 않고 몸에 머물게 되어 두통이 생기고, 중풍으로 고생하는 것처럼 뼈마디가 저리고 뻣뻣해진다. 또 나중에 좌선하고자 할 때도 번열에 들뜨고 조급해 안정되지 않는다. 이런 것을 선정에서 나올 때 조절하는 법이라 한다. 선정에 들어갈 때는 거친 것에서 미세함으로 들어가고, 선정에서 나올 때는 미세함에서 거친 것으로 나온다. 몸이 거친 모습이고, 호흡이 그 중간이며, 마음이 가장 미세한 것이다. 수행자는 이것을 꼭 알아야 한다.
- 선학입문 禪學入門 하권下卷.
월창거사月窓居士 김대현金大鉉 술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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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調五法第三十三章》
調五法者一曰節飮食二曰調睡眠三曰調身四曰調息五曰調心此五者調適乃可修道無弊矣
第一調節飮食者食若過飽則氣急身滿百脉不通令心閉塞坐念不安食若過少則身憊心懸意慮不固若食穢濁之物則令人心識惛迷若食不宜身之物則易動宿疾四大違戾俱非得定之道故云身安則道隆
第二調睡眠者眠是無明之法雖不可縱然若都不眠心神虛怳若眠過多非惟廢工令心晦昧善根沈沒當念無常調伏睡眠令神氣淸潔心念明淨乃可棲心聖境三昧現前故經云初夜後夜亦勿有廢無以睡眠因緣令一生空過無所得也
第三調身者雖在定外行住進止須悉詳審若所作麤獷則氣息隨之而麤氣麤則心散難錄至於坐時亦不恬怡故當持身安靜常使心息調和若欲坐禪或半跏或全跏以左脚置右䏶上牽來近
身令左脚指與右䏶齊右脚指與左䏶齊是爲半跏上
下右脚必置左脚上是爲全跏解緩衣帶疊手端坐以左掌置右手上重累手相對
頓置左脚上牽近身當心而安 正身軆正頭頸正身端直令脊相對勿曲
勿聳不偏不邪不低不昻 平面正住鼻與臍對開口放氣令胸襟通暢開口
吐胷中穢氣吐法開口放氣自恣而出
想身中百脉不通處悉令隨氣而出鼻納淸氣令身息調和閉口而鼻中內淸氣三次
若身息調和但一亦足閉口脣舌抵上閉口脣齒相
柱舌抵上齶 半閉眼斷外光全閉則昏暗招睡全開則散
亂不一故半閉如垂廉狀也 擧要言之不寬不急令身軆調適也
第四調息者息有四相曰風曰喘曰氣曰息心覺鼻息出入有聲者謂之風相雖不聞聲而出入之氣結滯不通者謂之喘相雖無聲無結而出入不細者謂之氣相此三者不調之相不調而坐則病患易作心識難定若欲調之當用三法一者下著安心二者寬身軆三者想氣徧毛孔出入通同無障若細其心令息微微然息調則衆患不生其心易定矣所謂息相者不聲不結不麤出入綿綿若存若亡資神安穩情抱悅䂊者是也是以守風則散守喘則結守氣則勞守息則定擧要言之不澁不滑常令和平也
第五調心者調伏亂想不令越逸不浮不沈不寬不急四相得所謂之調心若坐時心中昏暗無所記錄頭好低垂者是爲沈相爾時當繫念鼻端令心住在緣中無令散意此可治沈緣中如繫心臍間者臍間爲緣中數息者以數爲緣
不淨觀者以觀爲緣五處爲緣亦皆如此今欲治沈繫心鼻端者使高以擧之也
住在緣中者令勿失本緣也若心神飄動念在異緣者是爲浮相爾時宜安心向下係緣制諸亂想令心定住治浮故
向下也若撮心用念望得因此八定是故心氣上向胷臆急痛是爲急相爾時當寬放其心想氣流下則患自差矣心者氣之帥
也心之所存氣即從焉如雲從龍故以
心運氣通治百病是也若覺心志遊漫身好萎蛇口或涎流心或晦昧者是爲寬相爾時當歛身攝念令心住在緣中也凡坐禪之中當善識身息心三事調不調相無相乖越和融不二則能除宿患無有妨礙定道剋成也若欲出定放心異緣開口放氣想息從百脉隨意而散然後微微動身肩胛頭頸手足次第運動悉令柔輭以手徧摩諸毛孔又摩手令煖以掩兩眼然後開目待身熱汗稍歇方可隨意出入若不爾者或得住心出旣斗促則細法未散住在身中令人頭痛骨節麻强猶如風勞後欲坐時煩躁不安此爲出定調法入定時從麤入細出定時從細出麤身爲麤相息居
其中心最爲細行者須當知之矣
<불교록문화유산아카이브> [禪學入門] 下卷
- 月窓居士金大鉉 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