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4. 17:45ㆍ카테고리 없음
오늘 입춘이라, 그전에는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 쓴 것을 모다 노나 드리고 그랬는데, 금년(今年)에는 그러헌 종이로 된 것을 준비허지 안했고, 종이로 된 것은 일 년이 지내며는 투색(渝色)을 하고 또 때가 끼어서 오래 두고 보기가 어렵고, 또 불에 타질 수도 있고 구겨질 수도 있고 그래서, 불에도 안타고 구겨지지도 않는 그러헌 ‘입춘대길’, 또 여러분 가운데는 오늘 입춘이라 그 전에부터 알고 있는 그런 무당이나 만신이나 또는 관상(觀相) 사주(四柱) 점(占)치고 헌 데 가서 일 년 내내 무사안일(無事安逸)하고, 무사안... 하고 태평(太平)하도록 부적(符籍)을 사러 가실 분도 꽤 많지 않을까 생각을 허는데,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 그런 사람 몸에 부작이 여러 장이 들어있는 것을 나는 봤습니다. 물론 부작(符作)을 몸에 지닐 때 스스로에게 마음이 안심(安心)이 되고 그 좋다고 허는 것이니까 몸에 지닌 것도 좋은 일이지 꼭 나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마는, 그 보다도 몇 백배 몇 천배 정말 좋은 입춘대길과 부적을 오늘 나는 여러분에게 노나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그동안에 많은 법문을 들어서 벌써 무슨 말을 헐랴고 지금 그러헌 그 말을 허는가 벌써 알고 계실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부터서 내가 큰 소리로 외칠 테니까 그것을 귀로만 듣고 말면 그냥 지나가버리고 말어. 그래서 여러분도 같이 따라서 험으로 해서 여러분의 귀에, 여러분의 입에, 여러분의 마음에 새기고, 또 여러분이 외친 그 말이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 도반(道伴)들에게도 또 서로서로 마음에 새겨주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 여러분은 우선 내가 외칠 때 여러분은 여러분 각자의 이름을 부르십시오. 준비를 하셨습니까? 될 수 있으면 크게 외쳐야 합니다.(대중 웃음)
자기의 이름을 ‘아무개야!’하고 불르시면 됩니다.
- 시작.
“송담아!”(대중도 각자 자기 이름을 부름)
- 그다음에는, 그 다음에 ‘예!’ 허고 대답을 허시오.
대중: “예!”
- ‘무슨 물견인고?’ 그렇게 허시면 되아요. 시작.
대중: “무슨 물견인고?”
자기 이름을 자기가 불르고 자기가 “예!”하고 대답했습니다. 대답헌 그놈을 향해서 “무슨 물견이냐?”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것은 자기(自己)의 본성(本性)을 찾는 화두(話頭)인 것입니다.
- 송담선사 법문 56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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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朱子曰
주자朱子가 말씀하였다. 屛山先生病時에 熹以童子로 侍疾이러니 一日에 請問平昔入道次第한대
“병산선생屛山先生(劉子翬)이 병드셨을 때에 내가 동자童子로서 선생을 모시고 병을 간호하였는데 하루는 평소 도道에 들어가는 차례를 물었더니,
先生이 欣然告曰 吾於易에 得入德之門焉호니 所謂不遠復者 乃吾之三字符也니
선생先生은 은연欣然히 말씀하기를 ‘나는 《주역周易》에서 덕德에 들어가는 문을 얻었으니, 이른바 「멀리 가지 않고 돌아온다[불원복不遠復]」는 것이 나의 삼자부三字符(세 글자의 부적)이다. 汝尙勉之하라하시니라
너는 장차 이것을 힘쓸지어다’하셨다.”
- 心經附註 제1권 易 5. 不遠復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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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원복(不遠復)】
유교(儒敎)에서도 수행하는 요목(要目)을 불원근이라, ‘불원복(不遠復)’이라 이렇게 말씀을 했습니다. 불원복. 아니 불(不)자 멀 원(遠)자 회복할 복(復)자. ‘멀지 아니해서 회복을 해라.’ ‘멀지 아니해서 돌아오라.’ 그 말은 무슨 말인고 허며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어떠헌 생각이 일어났을 때에 그 생각이 두 생각, 세 생각, 두 가지 세 가지 네 가지로 점점점점 가지가 멀리 멀리 뻗어나가는데, 멀리 뻗어나가기 전에 바로 자기로 돌아오라 이겁니다.
그것이 유가(儒家)에서 말한 ‘불원복’이라 그 말인데, 우리 참선(參禪)하는 사람도 마찬가집니다. 무슨 생각, 그 생각이 좋은 생각이건 또는 좋지 못한 생각이건 무슨 생각이라도 생각이 일어나자마자 바로 ‘이 뭣고?’ 이렇게 헌다고 허며는, 그 사람은 살생(殺生)이나 도둑질이나 사음(邪淫)이나 망어(妄語)나 술 먹는 그러헌 죄(罪)를 짓지 않고 항시 계율(戒律)을 청정(淸淨)히 가질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계율을 잘 지켜서 좋을 뿐만 아니라,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나를 깨달을 수 있는 공부를 가장 충실히 성실히’ 하게 되는 까닭에,
달마(達磨)스님께서도 말씀허시기를, “관심일법(觀心一法)이 총섭제행(總攝諸行)이라. 마음을 관하는, 마음을 관(觀)하는 이 한 법(法)이 온갖 행동을 다 포섭(包攝), 섭, 섭(攝)허게 된다. 온갖 것을 저절로 다 잘 갖추게 된다.” 이런 말씀입니다. ‘이 뭣고?’ 아무 재미도 없고 맛도 없고 그렇지마는, 자꾸 해갈 수록에, 해가다보며는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에 헐랴고 안 해도 저절로 되아지는 경지에 들어서기 시작하며는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법에 기쁨이 항시 가슴 속에서 향로(香爐)에 향기(香氣) 퍼져 나오듯이 법에 기쁨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희선열(法喜禪悅)이라, 법에 기쁨이요 선에 기쁨이다.’ 법희선열이라고 말씀을 허셨습니다.
- 송담선사 법문 2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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