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가마솥에 금반지 건지기】

2021. 1. 22. 17:41카테고리 없음

【참회와 죄업의 소멸, ‘이 뭣고?’가 독로(獨露)하면 깨달음과 동질(同質)의 것】

금강보검의천한(金剛寶劍倚天寒)헌데
일휘능최만인봉(一揮能摧萬仞峰)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변계마군종차락(徧界魔軍從此落)헌디
유하정매틈기중(有何精魅闖其中)고.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금강보검의천한(金剛寶劍倚天寒)헌디,
금강(金剛)에 보배 끌이... 보배 칼이 하늘을 의지해서 서릿발이 치는데,


일휘능최만인봉(一揮能摧萬仞峰)이로구나.
한번 번쩍헌 바람에 만(萬) 길이나 되는 봉우리가 꺾어져버렸구나.


변계마군종차락(徧界魔軍從此落)한데,
온 세계에 가득 찬 마군(魔軍)이가 일로 좇아서 다 모가지가 떨어졌는데,


유하정매틈기중(有何精魅闖其中)고.
무슨 잡신, 잡귀(雜鬼)가 있어가지고 그 가운데에서 엿보고 있을 것인가.


우리 부처님께서 삼천년 전에 인도(印度) 가비라왕국(迦毘羅王國)에 태어나셔서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한 손으로 땅을 가리키고서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이다.”하고 대(大) 사자후(師子吼)를 부르짖은 바람에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우물거리는 많은, 수많은 마군(魔軍)이들이 모다 골통이 깨져버리고 넋이 나가져서 다 나가동그라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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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이 참 아들딸들을 많이 낳았는데, 그 아들딸들이 모다 잘 자라고 모다 잘 공부를 하고 해서 여기저기 모다 나가가지고 출세(出世)도 하고 잘 사는 놈도 있고, 또 나가서 살다가 죽은 놈도 있고, 또 몹쓸 길에 빠져서 방황하는 놈도 있고,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겨를이 없다’고, 아들딸을 원청 많이 낳아 놓니까, 그 잘난 놈 못난 놈 별별 자식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그리자 그 장자(長者)가 이 생일날이 돌아왔는데, 아들, 딸, 손자, 손녀들이 모두 그 여러 가지 폐백(幣帛)을 마련을 해가지고 그 환갑을... 회갑... 생신(生辰)잔치를 기(期)해서 모다 모여 들었습니다. 그러니 모든 마을 사람들이 모다 부러워하고 그 노인도 응당 그 자... 아들딸들이 모다 왔으니까 모다 그 폐백을 모다 비싼 것을 모다 해가지고 왔으니 참 기쁘겠지요?

그런데 그 어버이는 겉으로는 ‘잘 왔냐, 잘 왔냐’ 하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왜 그러냐? 나가서 소식이 끊어진 놈, 나가서 잘못해가지고 죽은 놈, 또 나가서 죄를 짓고 감옥살이를 헌 놈, 그런 놈들이 그 당신 생일을 기해서 여러 아들딸들이 오는 것을 보고서 그 어버이의 마음은 그 못된 자식에 대해서 생각이 미치자 그렇게 속으로 남몰래 가슴이 아팠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여러 가지 폐백을 가지고 온 놈 가운데에도 그날 찾아오기는 했지만 사실은 지 부부간에 밤낮 싸움질하고, 또 부모에게도 여러 가지 면에서 불효(不孝)를 하고 그런 놈들도 섞여있었던 것입니다. 그 부모가 바라는 것은 생일날 그날 하루 뭐 폐백이나 뭐 옷가지 뭐 반지 그런 거 가지고 온 거보다는, 나가서 못쓸 길에 빠진 놈이, 또 불효를 허는 놈이 그날 설사 아무것도 손에든 것은 없이... 없지만, 와가지고 부모님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면서,

“아버지 어머니, 그동안에 내가 불효헌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이제부터서는 정말 새로 태어난 마음으로 마음을 고쳐서 착실(着實)하게 살겠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지 아니하고 효도(孝道)를 하겠습니다.”

맨손으로 와서도 진실로 참회(懺悔)하고 새사람이 되아서 온다며는 정말 그 부모는 뜨거운 감격에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해서 모두 이 사부대중들이 모다 경건한 마음으로 모두 이... 모다 이렇게 운집(雲集)을 허셨습니다. 모다 좋은 옷을 아름답게 차려입고 오신 분도 있고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아주 깨끗한 몸차림과 마음가짐으로 이렇게 모다 모이셨습니다. 부처님께는 그 정성(精誠)이 깃들여진 꽃과 향과 초와 과일과 음식을 모다 이렇게 가지고 오셔서 올렸습니다. 모든 이 사부대중(四部大衆)의 얼굴 모습을 제가 보니 그, 그 거동(擧動)이 경건(敬虔)하고 그 눈매가 저 마음속 깊이 그 아름답고 그 경건한 모습이 역력히 그 눈동자에 나타나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부모에게 그동안 불효를 하고 잘못된 행... 행동과 생활을 허다가 그 부모님 생신을 기해서 정말 자기의 마음을 뉘우치고 부모에게 효도허겠다고 와서 다짐허는 그러헌 사람들처럼, 참 오늘 이렇게 경건한 마음으로 운집을 허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방금 조실(祖室)스님 녹음법문을 통해서 활구참선(活句參禪) 허는 법, ‘활구참선을 해야만 참으로 옳게 부처님을 믿는다’고 허는 그러한 요지(要旨)에 법문(法門)을 들었습니다마는, 우리 중생은 억겁다생(億劫多生)으로부터 오면서 알게 모르게 수많은 업(業)을 지어왔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선업(善業)도 짓고 그 가운데에는 악업(惡業)도 짓고, 고의적(故意的)으로도 짓고 무의식(無意識)중에도 짓고 해서 오늘날까지 이렇게 왔습니다마는, 이 자리에 우리가 이 부처님오신날을 기해서 이렇게 모여서 한 법당(法堂)에서 부처님의 탄생을 경축(慶祝)하고 또 이렇게 법문(法門)을 듣게 된 것으로 보면, 우리는 설사 죄(罪)가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큰 죄를 짓지 아니헌 것이라고 나는 생각이 됩니다. 큰 죄를 지었다면은 오늘날 이렇게 우리가 이 좋은 날에 이렇게 한 법당에 이렇게 모여서 이렇게 법문을 들을 수 있게 도저히 될 수가 없다고 나는 생각허기 때문인 것입니다.

설사 큰 죄가 있고 또 작은, 무수한 작은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어떻게 허며는 그 죄를 다 씻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가 있는가? 우리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러헌 길을 분명히 열어놓으셨습니다. 중생치고 죄를 안 지을 수가 없습니다. 물 한 모금 먹는 것도 살생(殺生)이 되고, 입 한번 벌렸다 오므린 것도 살생이 되고, 바랑(背囊) 한 걸음 옮기는 데에도 살생이 되고, 일생을 살아가자면 수없는 크고 작은 죄를 그렇게 범(犯)하게 됩니다. 그 지은 죄로 말허자면, 입으로, 몸으로 지은 죄는 산(山)과 같이 높고, 입으로 죄는 바다와 같이 깊고, 마음으로 지은 죄는 허공(虛空)과 같이 한(限)이 없다. 그렇지만 그 죄(罪)를 소멸(消滅)하고 새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성불(成佛)도 할 수가 있고 그 삼악도(三惡道)로부터 벗어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

옛날에 월씨국(月氏國)에 전단왕(栴檀王, 전단계니타栴檀罽尼吒)이라 하는 임금님이 있었는데, 그 임금님은 참 좋은 벗 세 사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좋은 친구, 진실한 친구를 갖는다고 허는 것은 대단히 좋은 것이고, 도(道)를 닦는 입장에서도 참 좋은 벗과 더불어, ‘좋은 도반(道伴)을 얻어서 같이 공부허면 도를 다 이룬 것이나 같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허셨습니다마는, 이 전단왕(栴檀王)도 좋은 벗을 가졌었는데, 한 벗은 마명보살(馬鳴菩薩)이라 한 참 진리(眞理)를 깨달은 벗을 가지고 있었고, 또 한 벗은 자기 조정(朝廷)에 마타라(摩吒羅)라고 허는 대신(大臣)이 있었는데 그 대신이 바로 그 전단왕에 친구고, 또 한 사람은 그 나라에 명의(名醫)ㄴ데 자라가(차라가遮羅迦) 라고 허는 아주 명의를 친구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친구, 그 막걸리친구 수십 명 있어가지고 와~ 허니 먹고, 내가 잘될 때에는 밤낮 와서 술이나 뜯어 묵고 그러다가, 내가 뭔 잘못 되아가지고 잽혀를 가게 된다든지 삭탈관직(削奪官職)을 당하게 된다든지 내가 가난뱅이가 되며는 그때는 문 앞에 지내가면서도 드라... 드려다 보지도 않는 그러헌 친구들이 이 세상에는 많은 것입니다마는, 아 이 전단왕은 그 좋은 친구 하나만 있어도 참 어려울 텐데 세 사람이나 그런 좋은 친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마명보살(馬鳴菩薩)이라고 허는 친구는 임금님께,

“상감(上監)이 내 말을 잘 듣고 명심(銘心)을 하고 실천을 허면 세세생생(世世生生)에 삼악도(三惡道)를 면(免)할 것이고 금생(今生)에도 참 모든 선(善)과 더불어, 선과 복(福)을 다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니까,

“아 그럼 내가 친구에 말을 듣지 않고 누구에 말을 듣겠소.”

그다음에 그 대신, 그 마타라(摩吒羅)라고 허는 대신이,

“상감께서 제 말씀만 잘 듣고 제가 그 은밀히 일러드린 이 비밀을 갖다가 절대 토설(吐說)을 허지 말고 마음속 깊이 간직을 하고 그리고 정사(政事)를 허며는 사해(四海)를 다 평정(平定)을 해가지고 통일(統一)을 허실수가 있을 것입니다.”

“하. 그럼 나도 그렇게 허지.”

그다음에 그 자라가(遮羅迦)라고 허는 명의가 상감한테,

“만약에 저의 말을 잘 듣고 섭생(攝生)을 잘하고 제 말만, 모든 것에 있어서 내 말을 잘 들으며는 평생 동안 건강하고 무병장수(無病長壽)하고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임금님이 아 그 세 친구들의 말을 잘 듣겠다고 서로 인자 약조(約條)를 했습니다. 그래가지고 정치(政治)를 잘하고, 섭생(攝生)을 잘하고, 또 항상 진리(眞理)를 사랑하고 그래가지고, 서남북 삼방(三方)을 갖다가 전부 다 통일을, 다 항복을 받고 오직 동쪽, 동쪽만 귀항(歸降)을 허지를 안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들과 여러 군인(軍人)들을 다 앞세워서 나가게 허고서 자기는 인자 뒤따라서 인자 그 총령(葱嶺)고개를 넘어가는데, 그 인도와 그 총령고개를 –인도(印度)와 중국(中國) 사이에 있는 산이 바로 그 총령(葱嶺)인데, 그 아마 중국지방을 갖다가 항복을 받을랴고 그랬던지 인자 총령고개를 넘... 넘게 되았는데- 그 타고 가는 말과 코끼리가 아! 그 나아가지를 안 해. 꽉 디디고 서서 아무리 가자고 박차를 가... 가하고 매질을 해도 까딱을 않는다 그 말이여. 그래서 그 임금님이 썽이 나가지고,

“그동안에 서방(西方) 남방(南方) 북방(北方)을 정벌(征伐)허는 데에는 너희들이 아주 서슴없이 막 앞으로 나아가고 잘 싸와 주어가지고 그 삼방(三方)을 갖다가 다 통일, 항복(降伏)을 받고 다 그랬는데, 어째서 이 동방(東方)을 오는데 니가 그렇게 말을 안 듣고 딱 서서 그러느냐?”

그렇게 그 말을 갖다가 막 꾸짖으면서 책망(責望)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친구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인 그 대신이, 마타라(摩吒羅) 라고 허는 대신이,

“하하-, 상감, 오늘이야말로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어째서 내가 그 비밀히 말한 그 말을 오늘 그렇게 누설(漏洩)을 허셨습니까? 그것을 누설한 죄로 상감마마는 머지안해서 목숨을 잃게 되았습니다.”

-아마 그 대신이 은밀히 아무도 몰래 그 서로 대신과 밀약(密約)을 했는데, 그것이 무슨 말인가는 잘 알 수가 없으나, 아마 ‘어떠헌 경우도 그 불평(不平)을 허지 말고 그 신하나 그 마... 심지어 코끼리나 말에 이르기까지도 그 잘못헌 것을 책망(責望)해가지고 꾸짖고 불평을 허지 말라’고 그랬던지, 아 그날 말과 코끼리에게 안 간다고 꾸짖었는데, 그 ‘비밀을 누설하지 말라고 했는데 누설했다’고, ‘얼마 안가서 목숨을 잃게 될거라’고 그렇게 말을 했습니다.

임금님이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과연 약속을 해놓고 그날 그렇게 본의 아니게 누설을 헌 것은 사실이고, 또 그날 누설헌 것뿐만 아니라 그 삼방(三方)을 갖다가 싸와가지고 그걸 항복을 받으면서 이억인(二億人)이라고 허는 그 참 많은 사람을 살생(殺生)을 했던 것입니다. ‘그 죄(罪)로 해서라도 자기가 반드시 큰 죄를 받을 것이다.’ 인자 이렇게 생각을 하고서, 허니 그동안에는 무서운 줄을 모르고 막 그냥 닥치는 대로 죽이고, 쪼끔이라도 대항(對抗)하는 놈은 여지없이 그냥 짓밟아서 그냥 개미 때 밟아죽이듯이 막 죽여가지고 삼... 삼방을 통일을 했는데, 아 그 대신의 말을 듣고 보니 코끼리와 말은 꼼짝도 안허지, 머지 안해서 죽게 된다고 허니까 자기가 저지른 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말이여. 공포심이 나면서 몸이 떨리고 그래서 하~ 저절로 참회(懺悔)를 허는데, 정말 진실(眞實)한 마음으로 참회를 허면서 막 국고(國庫)를 털어서 가난한 사람에게 베풀고, 또 절에도 시주(施主)를 많이 하고, 또 절도 짓고, 모다 대중공양(大衆供養)도 하고, 이 세상에 좋다고 허는 일은 물심양면(物心兩面)으로 애낌 없이 막 공덕(功德)을 쌓았습니다. 하루도 쉴 사이 없이 막 했습니다.

혹 그러니까 그 여러 신하(臣下)들이 모다 말... 뒤에서 수군거리기를,

“왕이 자기 죄를 참회하고 죄를 소멸(消滅)을 허기 위해서 저렇게 물심양면으로 모다 야단이지만, 이억이라는 사람을 죽이고 그렇게 많은 모다 집을 갖다가 다 불태우고 그렇게 해놨는데 그게 어떻게 저렇게, 다 일은 다 저질러놓고 이제사 저렇게 뭐 보시공덕 싼다고(쌓는다고) 무슨 죄가 없어질까.”

모다 뒤에서 수군수군 했습니다. 왕이 그 말을 듣고서, 어떻... 이... 자기는 이렇게 진실한 마음으로 참회(懺悔)를 하고 공덕(功德)을 쌓으면 반드시 그 죄(罪)가 없어지리라고 생각이 되았는데, 아 여러 대신들이 모다 그래 싸니까 한 꾀를 냈습니다.

‘이 사람들을 오해를 풀어주어야겠다.’ 그래가지고 큰 가마솥을 갖다가 걸어놓고 거기다가 물을 가뜩 불거... 붙고서 이렛날 이렛밤을 갖다가 장작불을 것다가 퍼질렀습니다. 그러니까 그 가마솥에 물이 부글부글부글 끓고 가마솥은 불덩어리처럼 되아가지고 그 근처에는 접근허기도 어려울 정도로 그렇게 맹렬하게 불이 끓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솥에다가 자기 팔에 끼었던 금반지를 떠억 빼서 그 솥에다가 던지고서 신하들보고 ‘그 반지를 빨리 건져내라’ 하고 명령을 했습니다. 신하들이 뭐 막대기나 뭐 쇠꼬챙이를 넣어가지고 암만 건질라고 해도 건질 수가 없었습니다. 왜 그러냐하면 물이 펄펄펄펄펄펄 그냥 막 튀면서 끓는데 금반지가 그냥 잘 보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이리 갔다 저리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막 사정없이 움직인 바람에 건질라다 건질라다 못 건지고, 세상없이 차라리... 그리고 임금은 “빨리 못건지냐!”고 성화를 막 대. “인제 이놈들 빨리 안 건지면 모두다 목을 쳐 죽일 거다”고 막 혼통을 치는데 도저히 건질 수가 없어.

“차라리 저희들을 죽여주십시오. 죽는 한이 있어도 이 반지는 건질 수가 없습니다.” 긍게,

“그래? 그렇다며는 어떠헌 방편(方便)을 써서라도 건질 수가 없겠느냐?”

“방편을 쓴다며는 건질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 무슨 방편을 쓰겠느냐?”

“우선 장작불을 꺼내고, 아래에다가 물을 찟트려서 불을 끄고, 또 솥에다가는 찬물을 부어서 물을 식히면 그때는 이 반지를 건질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렇다며는 내 말을 들어라. 내가 이 나라를 확장(擴張)을 하고 통일을 허기 위해서, 천하통일(天下統一)을 허기 위해서 그 많은 사람을 본의 아니게 죽였어. 참 생각해보며는 한사람을 죽여도 죄가 되는데 이억 인이라고 허는 사람을 죽였으니 내 죄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설사 나라를 위해서 했다 하더라도 살생허는, 그 많은 살생을 했으니 죄가 된 것은 사실이나, 내가 그것을 뉘우치고 더 이상 살생을 아니헐 뿐만 아니라, 내가 그 유가족들을 모다 다 보살펴주고, 그밖에도 가난한 사람, 집 없는 사람들을 모다 다 집을 지어주고, 음식 없는 사람 양식을 다 주고, 그리고 사찰을 모다 세우고, 스님네께 대중공양을 하고, 그래서 많은 수행인들이 도(道)를 닦아서 다 도를 이루게 하고 이렇게 헌 것은, 바로 끓는 물에다가 찬물을 부은 것과 같지 않겠느냐? 이렇게 헌데 어찌 죄가 소멸(消滅)이 안 된다고 너희들은 그러냐? 너희들이 죄가 소멸이 안 된다고 뒤에서 수군거리고 은근히 나를 비웃고 헌다면 내가 허는 일이 무엇이 되겠느냐? 상감이 허는 일을 너희들이 그럴 수가 있느냐? 그래도 내 말을 믿지 못하겠느냐?”

“예, 잘못했습니다.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상감마마의 허신일이 절대적으로 옳습니다. 저희들도 상감마마와 뜻을 받들어서 한마음 한 뜻이 되아서 그런 좋은 일을 허겠습니다.”

이 임금은 본의 아니게 이억이라고 허는 사람을 죽였습니다마는, 마명존자(馬鳴尊者)라고 허는 도인(道人)에 도반(道伴)을 두었으므로 해서 그 죄를 참회(懺悔)하고 정말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선정(善政)을 베풀고 자기가 지은 죄를 깨끗이 소멸 험과 동시에 몇 십배 몇 백배 더 큰 공덕(功德)을 쌓았으므로 해서 이 왕은 천상(天上)에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날까지 육도법계(六道法界)를 윤회(輪廻)허면서 입으로 지은 죄, 몸으로 지은 죄, 마음으로 지은 죄가 산과 같고 바다와 같고 허공과 같다 할지라도, 그 죄는 어디서 나왔느냐? 그 죄가 나온 그 근원(根源)을 알아가지고 다스린다면 무슨 죄가 참회(懺悔) 못할 참회가 있으며 소멸(消滅)시키지 못할 죄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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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념석가출(念念釋迦出)이요
보보미륵생(步步彌勒生)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양춘탄일곡(陽春彈一曲)한디
송월만창시(松月滿窓時)로구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염념석가출(念念釋迦出)이요
보보미륵생(步步彌勒生)이다.
생각 생각이 서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이 탄생(誕生)을 하시고, 걸음걸음이 미륵불(彌勒佛)이 출생(出生)하신 때로구나.


양춘탄일곡(陽春彈一曲)헌데
송월만창시(松月滿窓時)로다.
이 봄을 맞이해서 이 따뜻한 봄날에 터억 거문고 한 곡을 타니, 창밖에는 솔바람이 부는구나.


우리는 한 생각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서 바로 그 한 생각에 부처님이 탄생하고, 한 걸음을 어떠헌 마음으로 내딛느냐에 따라서 미륵부처님이 탄생을 허는 도리가 있는 것입니다. 중생(衆生)의 상견(相見)으로 보면 ‘삼천년 전에 서가모니 출세허시고, 앞으로 오십육억칠천만 년(56억 7천만년) 뒤에 미륵불이 하생(下生)허실 것이다’ 하고 그렇게 생각이, 생각을 허시겠지만, 참다운 이 최상승법(最上乘法), 진리법(眞理法)에 입각해서본다면, 우리 한 생각에 서가모니불(釋迦牟尼佛)이 탄생을 허시고 우리 한 걸음에 미륵불(彌勒佛)이 탄생하신 도리(道理)가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항상 말씀 드린바와 같이,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간에,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에 화두(話頭)를 들어야 합니다. 슬퍼도 화두를 들고 기뻐도 화두를 들고, 미워도 화두를 들고 사랑해도 화두를 들고, 일체처 일체시에 화두를 들고 ‘이 뭣고?’ 화두 한 생각 간절히 들 때 바로 한 생각, 그 한 생각이 부처님의 탄생인 것입니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이 뭣고?’

깨달은 분상(分上)에야 바로 깨달은 그 진리(眞理)가 낭연독존(朗然獨存)허게 관(觀)해가면 되겠지만, 깨닫지 못한 사람은 무엇이 깨달음인지 모르니까 깨달음을 향해서 가는 ‘이 뭣고?’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설사 ‘이 뭣고?’ 한마디가 확철대오(廓徹大悟) 허기 이전이라도 바로 그 종자(種子)는 같은 것입니다. 얼음 덩어리가 차디차고 따갈 따갈한 고체(固體)지만, 철철 흐르는 물과 그 근본(根本)은 똑같은 것입니다. 그 얼음덩이라도 물을 얻고자하면 얼음을 버리고 물을 찾을 수는 없죠. 그 얼음을 녹이기만 하면 거기서 물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 뭣고?’ 자체가 우리가 확철대오한 부처님의 경지는 아니지만, 바로 ‘이 뭣고?’ 해서 한 생... 한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허게 되면 깨달음과 동질(同質)의 것입니다. 그놈을 여의고 깨달음은 절대로 얻어지지를 않습니다. 따라서 ‘이 뭣고?’ 한마디를 간절히, 알뜰히 단속(團束)해나가면 거기에서 팔만사천(八萬四千) 마군(魔軍)이도 거기서 물러나게 되고, 팔만사천 번뇌(煩惱)도 거기서 녹아나게 되고, 팔만사천 죄업(罪業)도 거기서 녹아내리고, 팔만사천 미묘법문(微妙法門)도 그 한 마디에서 다 설해지는 것입니다.

오늘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서 제가 여러분께 해드리고 싶은 마음의 말을 일러드렸습니다. 그러나 끝내 한 마디를 일러드리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자리에서 내려가고자 합니다.


- 송담선사 법문 33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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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止沸莫若去薪,息過莫若無語。』

‘끓는 물을 멈추려 함에 섶(장작)을 치우는 것 만한 것이 없고,
허물을 짓지 않으려 함에 말이 없음 만한 것이 없다.’ 하였다.

- [만선동귀집] 영명지각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