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9. 16:04ㆍ카테고리 없음
우리 부처님께서는 삼천년 전에 인도(印度) 가비라왕국(迦毘羅王國)에 태자(太子)로 탄생(誕生)을 하셔서 한 몸에 부귀(富貴)와 영화(榮華)를 누리고 장차 임금님이 되실 수가 있게... 있었지마는 그런 부귀영화를 헌 신짝처럼 버리시고 그렇게 그 붙잡음에도 불구하고 설산(雪山)으로 들어가서 고행정진(苦行精進)을 허셨습니다.
‘어떻게 허면 이 인생(人生)에 생사(生死), 생로병사(生老病死)에 이 고통을 해탈(解脫)할 수 있을 것인가? 나서 늙어서 병들어 죽는 그 고통, 어떻게 허면 이것을 벗을 길이 없을까? 우선 자신(自身)의 문제도 크려니와, 저 불쌍한 모든 중생(衆生)들로 하여금 어떻게 허면 생사고통을 면하게 헐 수 있을 것인가?’ 어릴 적부터서 그 생각이 항상 가슴 속에서 떠나질 안했던 것입니다.
그 고통을 벗기 위해서 그 설산(雪山)에 들어가서 훌륭허다는 스승을 찾아 그 지도(指導)를 받아서 또 그 스승한테 인가(印可)를 받어. 그 스승은 인가를 해주면서 ‘여기에 오래 머물러있으면서 내 뒤를 이어달라’고 부탁을 했지마는, 실달태자(悉達太子)는 마음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또 그 스승을 버리고 또 새로운 스승을 찾아 나섰습니다. 많은 스승을 찾아서 그 스승보다도 더 높이 올라갔지만 그래도 부처님은, 실달태자는 만족이 안 되아. ‘이것가지고서는 생사해탈(生死解脫)이라 헐 수가 없다.’ 그래가지고 마침내 보리수(菩提樹)나무 밑에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정진(精進)을 허셨습니다. 그래가지고 확철대오(廓徹大悟)를 허신 것입니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또는 중간에 어떠헌 인연(因緣)으로 각기 다른 인연으로 불법(佛法)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칠성(七星)님을 믿다가, 산신(山神)님을 믿다가, 무당(巫堂)을 믿다가, 무엇이 정법(正法)인지도 모르고 많은 세월동안을 그것이 불법인줄 알고 참 허송세월(虛送歲月)을 허게 됩니다. 처음부터서 정법을 믿고 들어오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불법은 다 마찬가지다. 부처님은 한 부처님이다.’ 그래가지고 부처님만 모시고 있으면 모두가 다 똑같은 불법(佛法)이라 생각하고 절이라 하면 모두가 다 똑같은 다 불교(佛敎)다 이리 생각허지만, 불상(佛像)만 모셨다고 해서 다 절이 아니고 불상만 모셨다고 해서 다 불법이 아닌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전, <금강경(金剛經)>이나 <법화경(法華經)> 그런 부처님께서 설하신 그러헌 훌륭한 경전(經典)도 삿된 사람이 그것을 설(說)하면 그것이 외도법(外道法)으로 변하는 것이고, 외... 사법(邪法)도 바른 안목을 갖춘 도인(道人)이 설하면 그 사법이 바로 정법(正法)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참선(參禪)을 허되 ‘어디 가서 어떻게 배우거나 이렇게 가부좌를 틀고 앉었기만 하면 그것이 참선이고 ‘이 뭣고?’만 하면 그것이 다 모두가 다 똑같은 참선이다.’ 절대로 그렇지를 않습니다. 아무리 가부좌를 틀고 한 시간 두 시간 내지 하루 이십사 시간을 바윗돌처럼 끄... 까딱을 않고 고대로 앉아서 잘 견딘다 해도 외도선(外道禪)이 있습니다, 삿된 참선이 있고, 아주 걸어 다니면서 생활(生活)하면서 참선을 허되 정법(正法), 바른 참선이 있는 것입니다. 참선은 외형(外形)에 달려있지를 않고, ‘그 마음에 어떻게 단속(團束)을 해 가느냐, 어떻게 화두(話頭)를 참구(參究)해나가느냐’에 따라서 외도선이 되기도 하고 최상승선(最上乘禪)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옛날에 사십 년(40년)간을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앉었어도 삿된 참선을 허는 분이 있었습니다. 남 봄에는 뭐 생불(生佛)이라고 모다 야단들이었었지만 그 사람은, 그 분은 속으로 올바르게 참구(參究)를 허지 아니허고 삿된 소견(所見)을 점점점점 키워나갔기 때문에 마침내 생사해탈(生死解脫)을 못하고 만 것입니다. 참선은 겉모양에 있지 않습니다. 물론 자세(姿勢)를 바르게 해야 하기는 허지만, 그러면 자세만 바르게 하고 오래만 앉았으면 참선을 잘하냐 하면 그게 아니여. 앉었는 것에 달려있다면 앉음뱅이는 어려서부터 도인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 참선은 앉어있는 데도 달려있지 않어.
또 참선을 헌 사람은 말을 많이 해서는 안 돼. 말을 될 수 있으믄 꼭 필요한 말 이외에는 말을 많이 해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을 많이 허지 말아라’ 했다고 해서 쓸... 헐... 꼭 필요한 말까지도 안하고 입을 딱 다물고 있고, 벙어리는 뭐 제일먼저 성불(成佛)을 허지 않겠습니까? 말 아니헌 것이 도(道)라면? 밥을 안 먹고 단식(斷食)을 허고 그러는데, 밥을 많이 안 먹는 것으로써 도를 삼는다면 식욕이 없어서 위장병(胃腸病)이 있어서 밥을 못 먹은 사람은 그 사람은 더 빨리 도를 통할 것이라, 근데 그게 아니고, 잠을 안자고 장좌불와(長坐不臥)를 해가지고 잠을 안자는 것이 도... 참선을 잘허는 것이라면, 불면증(不眠症)이 걸려서 잠 한숨도 못잔 사람은 누구보다도 먼저 도를 성취헐게... 허겠지마는 그렇지를 안 해.
그래 참선은 앉어있는 데도 있는 것이 아니요, 서있어 있는 것도 아니요, 잠 안자는 데도 있는 것도 아니요, 말 안헌 데도 있는 것도 아니요, 전혀 그... 그런 디에 있는 것이 아니여. 문제는 그 바른 생각, 바른 신심(信心)으로 올바르게 화두(話頭)를 참구(參究)해나가야만 되는 것이여. 어떻게 허는 것이 올바르게 해나간 것이냐 하면, ‘이 무엇고?’ ‘이 무엇고?’허고 알 수 없는 의심(疑心)을 하는데, 거기에는 말길이 끊어지고 이치(理致)길이 끊어져. 이론(理論)이 거기에는 붙지를 못해. 이론적으로 이렇게 분석해서 따져서 그래가지고 이렇게 비교하고 따져 들어가고 알아들어가고 헌 그것이 바로 공부를 삿되게 허는 것이여. ‘아하 그렇구나, 이것이로구나!’ 하고 뭣이 얻어진 것이 있고 알아지면 그 벌써 그때 병(病)든 것이여 그게. 해갈수록 꽉 맥혀서 알 수가 없는 의심(疑心), ‘이 뭣고?’ 답답허고 다 꽉 맥혀서 알 수가 없으니까 답답헐 수 밲에 없지만, 답답하더라도 알 수가 없는 의심으로만 나가야지 ‘아 이것이로구나’하고 알아 가면 아니여.
또 뭐던(뭐 어떤) 분들은 한 시간 두 시간 요렇게 인자 참선 해나가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혼혼(昏昏)해가지고 언제 눈이 감어진중 모르게 눈이 감겨가지고는 비몽사몽간(非夢似夢間)에 무엇이 나타나기도하고, 누가 귓전에 와서 뭔 말을 일러주기도 하고, 하얀 옷을 입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 와서 뭐라고 허기도 하고, 또 환허니 캄캄헌 밤에도 앞이 환허니 불이 켜지기도 하고, 별별 모다 그런 그 이상한 경계(境界)가 나타난 수가 있는데 그러헌 것도 다 잘못된 것이여. 그러헌 경계가 나타나면 자기도 신기하니까, ‘하, 이거 내가 도통(道通)할라고 이런 것이 아닌가’, ‘이거 도통헌 것이 아닌가’ 해가지고 은근히 자꾸 그런 경계 나타난 것을 자꾸 딜이다 보고 있고, 그래가지고 어리석은 사람 앞에 가서 자기는 그러헌 것이 나타났다고 자랑해서 도인이나 된 것처럼 자랑하고.
전혀 이 정법(正法)이란 것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뭣이 알아진 것도 아니요, ‘내일 비가 오겄다 안 오겄다’, ‘내일 뭔 일이 있겄다 안 오겄다’, 어떤 사람 오면 ‘저사람 몇 살에 죽겄다’, 전혀 그런 것 알아맞추는 데에 있는 것도 아니예요. 그게 다 정법참선(正法參禪)에는 그런 것이 붙지를 못하는 것이여. 설사 그런 지견(知見)이 났다 하더라도, 그런 소... 그런 경계(境界)가 나타났다 하더라도 그것이 바른 경계가 아니라고 허는 것을 확실히 믿어버려야 돼. 그래가지고 그런 것이 나타나면 전혀 관계를 말아버려야 해. 거기다 관심을 두지를 말고 집착(執著)을 허지 말고 그냥 그것은 내비 두어버리고 오직 화두(話頭)만을 들고 나가야돼. ‘이 무엇고?’ 고놈 하나만을 알뜰하게 의심을 해나가면 그런 것이 처음부터 붙지를 못할 것이고, 어쩌다가 슬쩍 비췄다 하더라도 금방 그런 것은 다 없어져버리는 것이다 그 말이여.
참선이 최상승법이요 참 좋다고 하지만 잘못허면 참 이거 안 좋은 것입니다. 바른 스승의 지도를 받아서 바르게 해야지 잘못 허며는 삿된 소견에 빠지기도 하고 또 마군(魔軍)이한테, 마구... 마귀(魔鬼)에 침범(侵犯)을 받기도 하고 그래가지고는 미치기도 하고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모다 이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삼십 명(30명)이 한 마음이 되아가지고 여기 와서 삼박사일(3박 4일)동안 수련대회(修鍊大會)를 가진 것은 그러한 철저한 신심(信心)이 아니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 여러분께서 집으로 돌아가셔서 생활을 허시되, 앉어서 있을 때나, 서 있을 때나, 일을 할 때나, 차를 탈 때, 누구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나, 언제라도 항상 자세를 바르게 하고, 그리고서 ‘이 무엇고?’헌 그 알 수 없는 의심이 항시 떠나지 않도록, 그놈을 들고서 일도 하고, 그 화두를 들고서 차도 타고, 그 그놈을 들고서 걸어가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누워서 잠잘 때도 그놈을 들고 자고.
이 공부는 해갈수록 알 수가 없는 것이니까, 해가다가 무엇이 이상한 것이 경계가 나타나거나 알아진 것이 있어도 그것이 아니라고 처음부터서 스스로 알아버려야 되아요. 어떠헌 이상한 경계가 나타나도 그것이 참 깨달음이 아니어요. 나타난 것은 아닌 거여. 그것이 누구에게 얘기 헐 것도 없고 스스로 그것이 아닌 줄 깨달라버리면, 그리고서 화두만을 들면 그러헌 마섭(魔攝)이 될 까닭이 없고, 마군이가 침범(侵犯)헐랴고 허다가도 결국은 발붙이지 못하고 물러서버리게 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그렇게 해나가시면 되는 것이고.
이 참선(參禪)하는데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망상(妄想)이 일어나는 것이거든. 망상이 망상만 안 일어나고, 안 일어나면 공부를 좀 잘 하겄는데, 참선만 할라고 허면 그 망상이 참 먹구름 일어나듯이 끊임없이 일어나는데, 그... 그놈을 갖다가 미워하고 성화(成火)를 대고 그놈을 쫓아낼랴고 마음을 내면 벌써 그 망상의 마군이한테 내가 끌려나... 끌려 나가는 것이여 그게. 어떻게 허면 되냐허면, 무슨 망상이 일어나더라도 그놈을 쫓아낼라고 허지 말고, 못 일어나게 헐라고 허지 말고 고냥 고대로 놓아버리고 일어나거나 내버려두고 ‘이 무엇고?’ 이렇게 화두만 딱 챙겨버리면 되는 것입니다. 또 얼마 안 가서 또 망상이 무슨 일어나면, -그 망상이라는 게 별별 망상이 다 있거든. 참선 안 헐 때에는 그냥 일어나는지 마는지 별 생각이 없는데 참선만 헐라고 허면 유난히도 그 생각이 일어나는 것이 환히 다 보인다 그 말이여- 그 일어나는 망상 그것을 잘 처리할 줄만 알면 공부를 해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 처리라는 게 딴 게 아니라 그 망상을 누를랴고 허지도 말고, 쫓아낼라 허지도 말고, 망상 일어나는 것을 미워하고 싫어하고 짜증을 내고 허지... 해선 아니 되는 것입니다. 그냥 놔둬요. 일어나거나 말거나 내비둬버리고, 나는 화두만을 딱 들어버리거든. ‘이 무엇고?’
‘이 무엇고?’
그것이 망상을 가장 지혜롭게 처리허는 방법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헐 수록에 더 망상은 더 일어나는 것이고, 신심을 내서 정말 알뜰히 공부를 헐랴고 허며는 더 일어나는 것입니다. 왜 그러냐허면, 공부를 잘해가지고 도업(道業)을 성취(成就)허게 되면 마군(魔軍)이가 자기 살 땅이 없어지거든. 우리가 공부를... 참선을 아니하고 그럭저럭 살면 망상(妄想)이 마냥 우리 속에 들어와서 살기가 좋아요. 눈으로도 들어오고, 귀로도 들어오고, 코로도 들어오고, 입으로도 들어오고, 몸띵이로도 들어오고, 생각으로도 들어오고, 해가지고 육근(六根)을 통해서 뭐 제집처럼 자유자재로 드나들면서 그놈이 아주 사는데, 참선(參禪)을 허며는 자기... 참선을 잘해서 도(道)... 해나가며는 번뇌망상(煩惱妄想)의 마군(魔軍)이가 차츰차츰 자기 살 곳이 없어져요.
그... 그전에는 자기 집처럼 내 몸띵이를 알고 맘대로 그저 와서 살고 싶으믄 살고 눕고 싶으믄 눕고 나가고 싶으믄 나가고 들어오고 싶으믄 자유롭게 지내다가, 이 참선을 열심히 허게 되면은 망상이란 놈이, 번뇌망상에 마군이란 놈이 거북허고, 들어오자니 들어올 수도 없고 와서 자리 잡고 살자니 살 수가 없게 되니까 그놈이 발버둥을 칠 수밲에는 없거든. 그러고 마지막에 도를, 견성(見性)을 헐 단계에까지 이르르면, 참으로 그놈들이 아주 그냥 총(總)... 아주 집단으로 궐기(蹶起)를 해가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를 갖다가 갖인 수단을 써가지고 도(道)를 이루지 못하게 방해(妨害)를 치는거여.
스님네가 그것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헐수록에 오히려 마(魔)가 성... 치성(熾盛)하고 도를 이루... 견성도통(見性道通)을 헐... 허기가 가까워지며는 별별 사건(事件)이 나는 것입니다. 여자의, 여자로 둔갑을 해가지고 와서 나를 유혹을 하고, 돈으로 유혹을 하고, 명예와 권리로 유혹을 허고, 부처님께서도 성도(成道)허시기 전에 그 마왕(魔王) 파순(波旬)이가 얼마나 참 사특(邪慝)한 방법으로 부처님을 갖다가 유혹을 허고 방해를 쳤습니까? 그러나 부처님은 까딱 않고 그놈을 다 물리치시고 그래가지고 결국은 도를 이루셨는데, 우리도 역시 마찬가집니다. 공부를 헐랴고 허면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집안에 뭔 일이 일어나고, 좀 인자 공부 좀 헐랴고 애쓰면 뭔 사건이 일어나고, 아들문제 딸 문제 남편문제 집안 뭐 사업문제 별별 문제가 일어나거든. 그럭저럭 지내며는 그럭저럭 지낼만한데 특별히 마음을 내서 공부만 헐랴고만 했다하면 그런다 그 말이여. 그것이 그것... 그것 다 까닭이 있는 것인데, 그러헌 마군이에 유혹에 넘어가지를 아니해야 도를 이룰 수가 있는 것입니다.
마군이가 내 집에 들어올 때에 마군이의 탈을 쓰고 무서운 형상으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러헌 아주 좋은 모습으로 오는 것입니다. 사기꾼이 ‘내가 사기꾼이요’허고 오는 것이 아니거든. 아주 신사차림으로, 정말 나를 위해서 도와줄... 도와주기 위한 그런 좋은 사람으로 와서 나를, 나한테 접근을 해오는 것입니다. 그래야 내가 믿고 그 사람 말을 따라주니... 주어야만 사기를 칠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고약하게 생긴 아주 사기꾼 모습을 해가지고 오면 미리서 부터서 딱 단속(團束)을 허기 때문에 들어오지를 못허는데, 처음에 아주 선량(善良)한 사람으로 와가 접근을 해오거든. 그러고 나를 위해서 도와주기 위해서 온 것처럼 온단 말이여. 그래서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돈을 가지고 와서 나를 유혹을 허는 거고, 명예와 권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명예와 권리로써 나를 유혹을 허는 것이고, 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색으로써 나를 유혹허게 들어오는 것입니다. 세계(世界)에 동서고금(東西古今)에 모든 간신(奸臣)과 역적(逆賊)과 사기(詐欺), 사기꾼들이 전부다 그러는 것입니다.
도를 닦아가는 사람은 그래서 오욕락(五欲樂)을 버려라. 명예와 권리와 재산과 색과 안락함을 그것을 스스로, 그것이 다 허망(虛妄)한 것들이요 영원한 것이 아니니 그것을, 그러헌 욕심을 버리라고 허는 것입니다. 그러헌 욕심(欲心)을 속에 간직허고 있으면 그러헌 문(門)을 통해서 마군(魔軍)이가 침범해 들어오기 때문에, 그러헌 그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과 오욕락(五欲樂)을 버려야만, 그것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고 허는 것을 확실히 깨달라버리면 마군이가 무엇을 가지고 나한테 접근을 헐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오십 년(50년) 내지 백 년(100년) 먹을 큰 잉어가 밥티나 그 지렁이 그 쬐끄만 그거, 고거하나 먹을랴고 하다가 결국은 낚시에 걸리고 마는 것입니다. 밥티 하나 먹을랴다가 결국은 백 년 동안 커서 머지안해서 용(龍)이 될 판인데도 그 밥티 하나 먹을라다 낚시에 걸려서 죽게 되는 것입니다. 도 닦는 사람은 참 한 생각 삐끗허면 무량겁(無量劫) 저 무간지옥(無間地獄)으로 떨어져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 한 생각 때문에.
그래서 도 닦는 사람은 한 생각을 잘 단속(團束)을 헐 줄 알아야 돼. 그 한 생각을 단속을 잘못허면 도를 못 이루는 것이고, 한 생각 한 생각을 야무지게 단속해나가면 기어코 도는 이루고야만 마는 것입니다. ‘이 무엇고?’ 무슨 속상하는 일이 딱 일어나더라도 그 생각이 커지기 전에 냉큼 ‘이 뭣고?’ 언제든지 그 한 생각이 일어나자마자 냉큼 돌이켜서 화두(話頭)를 들어버리는 거 이것이 한 걸음 한걸음 성불(成佛)에 길로 나아가는 것이고, 일어나는 한 생각을 빨리 단속(團束)을 하지 아니하고 내버려두면 금방 그 생각이 가지가 뻗고 잎이 피고 해가지고는 큰 문제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 삼박사일동안 이 수련정진(修鍊精進)에 오셔가지고 잊지 말고 가실 것은,
“앉었을 때나 섰을 때나, 눈으로 무엇을 볼 때나 귀로 무슨 소리가 들어올 때나, 퍼뜩 화두(話頭)를 들어라.”
이거 하나만 명심(銘心)을 허시면 여기에 왔다가 가신 큰 보람이 될 것입니다.]
육도윤회(六道輪廻)도 한 생각 때문에 허게 되는 것이고, 온갖 마군이도 한 생각 때문에 마군이의 낚시에 걸려드는 것이고, 일상생활에 살아가는데 있어서 모든 재앙액난(災殃厄難)이 한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거든. 가정에 불화(不和)도 한 생각 때문에 일어나고, 친구간에 의리(義理)도 한 생각 때문에 그르치는 것이고, 모든 것이 꼭 근본은 한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한 생각 딱 돌이켜서 화두 들어버리면 모든 재앙이 다 미연(未然)에 막아지는 것인데, 그것을 아니허면 끊임없이 시비(是非)와 재란(災難)이 일어날... 일어나고 그 시비와 재란 속에 내가 얽혀서 끌려가지고 결국은 삼악도(三惡道)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참선(參禪)은,
하나도 복잡한 것도 아니요, 어려운 것도 아니요,
먼 디에 있는 것이 아니여.
언제나 나와 같이 있는 것이고, 가까이 있는 것이고,
아주 쉬운 것입니다.
‘이 무엇고?’ 그것뿐인 것입니다.
알 수 없는 의심(疑心) ‘이 무엇고?’
어려운 일이 당했을 때에도 ‘이 뭣고?’ 속이 상할 때도 ‘이 뭣고?’
인생이 살아가다보면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쁜 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슬픔과 기쁨 괴로움과 즐거움이 언제나 번갈아가면서 되풀이해서 우리에게 닥쳐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기쁜 일과 좋은 일은 좋아하고 괴롭고 내 마음에 안 맞는 일은 싫어헙니다마는, 사실은 이 참선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참선을 열심히 허는 사람은, 좋은 일이라고 해서 좋아할 것도 없고 내 마음에 안 맞는 일이라고 해서 속상해 헐 것도 없습니다. 괴로워 할 것도 없는 것입니다. 왜 그러냐? 좋은 일이 와도 나는 거기에 빠지지 아니하고 나쁜 일이 와도 내가 거기에 얽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좋은 일을 당해도 ‘이 뭣고?’, 속상하는 일을 당해도 나는 ‘이 뭣고?’ 어떤 의미에 있어서는 참선을 허는 사람은 좋은 일 보다도 언짢은 일 당했을 때가 더 공부를 더 잘허게 될 수... 수도 있는 것입니다.
좋은 일은 기쁘니까 자기도 모르는 새에 거기에 그냥 끌려서 끌려 나가는데, 내 마음에 안든 일 속상한 일은 탁 나에게 크고 작은 충격을 주기 때문에 그 충격을 받자마자 화두를 떡 들기 때문에 오히려 더 화두(話頭)가 성성(惺惺)하고 더 신심(信心)이 더 돈독(敦篤)허고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에 모든 도업(道業)을 성취한 선지식(善知識)이나 불보살(佛菩薩)들은 역경계(逆境界)에서 더 힘을 더 얻으신 것입니다. 그리고 불보살들이 우리 중생을 제도(濟度)허시기 위해서 나오실 때에는 언제나 역행보살(逆行菩薩)로서 우리에게 채찍을 가하고 경책(警策)을 하시고 우리를 깨우쳐주신 것입니다. 역경계에서 오히려 더 공부가 더 잘되고 더 힘이 더 생기고 신심이 나기 때문에 그런 역경계로써 우리에게 채찍을 주신 것입니다.
유교(儒敎)에 <맹자(孟子)>라고 허는 그 사서삼경(四書三經) 가운데 <맹자>가 있는데 <맹자>에 보면,
‘하늘이 장차 사람을 냄에 그 몸과 정신을 갖다가 갖인 방법으로 괴롭혀서 그래가지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큰일을 헐 수 있는 사람으로 맨든다.’
그런 말씀... 뜻에 말씀이 있습니다.
나라가, 국내(國內)에는 항상 그 임금님 잘못헌 것, 또 정치인들이 잘못헌 것을 갖다가 힐난하게 비평(批評)하고 상소(上疏)를 올리고 허는 그러헌 목숨을 바쳐... 바치면서 임금님의 잘못을 갖다가 충간(忠諫)하는 그러헌 입바른, 양심(良心)바른 사람이 있어야 하고, 또 국외(國外)에서는 호시탐탐(虎視眈眈) 그 나라를 침범(侵犯)해 들어오기 위해서 엿보고 있는 외적(外賊)이 있어야 한다 이것입니다. 나라 안에 그러헌 자기 죽을 것을 각오하고 충간(忠諫)하는 그런 사람이 없고, 국외에는 호시탐탐 기회... 침범허기 위해서 기회를 노리고 있는 그런 외적(外賊)이 없이 편안하고 좋으면, 그 나라는 차츰차츰 안일(安逸)에 빠져가지고 결국은 부패(腐敗)하고 타락(墮落)해서, 그래서 그 나라가 머지안해서 망(亡)허게 된다 이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백제(百濟)라든지 신라(新羅)라든지 그 좋은 임금님이 나와서 정치를 잘하고 백성들이 살기 좋으면, 차츰차츰 잘 먹고 잘 입고 춤추고 술 먹고 노래 부르고 임금이하(以下) 대신(大臣) 온 백성(百姓)이 살기 좋아가지고 태평성대(太平聖代)만 지냈다 하며는 그 나라 그 뒤끝은 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신라도 망했고 백제도 그렇게 망한 것입니다. 사람도 그 가난에 쪼들려가지고 ‘어떻게 허면 우리가 좀 잘 먹고 살 수 있을 것인가?’ 피땀을 흘리면서 고생허면서 그렇게 잘 살아볼랴고 헐 때에는 그 집안이 차츰차츰 일어나고 잘살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돈을 잘 벌어서 사업이 잘되고 걱정이 없이 되면 인자 차츰차츰 긴장이 풀리고, ‘인자는 그동안에 고생했으니까 좀 편히 지내보자, 호강 좀 해보자, 돈도 좀 써보자, 구경도 좀 허자’ 그... 그러헌 상태에서 아들딸이 자라게 되면 아들딸은 부모가 피땀 흘려서 고생헌 때를 보지를 못했기 때문에 아들딸들은 그 좋은 차에다가 좋은 옷에다가 좋은 음식에다가 그 마음껏 쓰다가보면, 그 자식이 결국은 공부를 잘 못하게 되고 타락을 하게 되고 해가지고 그 집안은 오래 못가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의 도(道)도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 공부헐랴고 애쓰고 어떻게든지 도업(道業)을 성취허기 위해서 애쓸 때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또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그 도 닦으려는 그 돈독(敦篤)한 신심(信心)으로 해서 무엇이든지 다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여건(與件)이 좋으면 공부를 더 잘할 것 같지마는 여건이 좋지 아니헌 디에서 도는 더 이루어지는 율(率)이 더 많은 것입니다. ‘건강이 안 좋아서 공부를 못헌다, 형편이 어려워서 공부를 못헌다, 아들딸 다 여워서 학교 졸업해서 여워서 그런 뒤라야 허지 그러기 전에는 내가 공부를 못헌다.’ 그게 아닙니다. 여러 가지 여건이 안 좋을 때 그때 오히려 정신을 가다듬고 해야 힘을 얻는 것이고, 모든 여건이 시간도 있고 돈도 있고 아들딸도 또 다 시집장가 다 보내놓고 아무 걱정이 없으면 공부가 잘 되냐 하며는 썩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여건이 나중에 잘 닿았을 때 허지 지금은 내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나 헐 수가 없다.’ 그렇게 미루다가는, 여건이 닿고 시간 있을 때 찜 되면 벌써 오십이 넘고 육십이 넘어서 허리 아프고 어깨 아프고 머리 아프고 삭신 아프고, 그러니 공부를 힘이 없어서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만큼 건강할 때에 복잡하거나 말거나, 시간이 있거나 말거나, 그저 앉아서 챙기고 서서 챙기고, 차타고 가면서 챙기고, 장사 하면서 챙기고, 농사 지으면서 챙기고, 그저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그저 한 생각만 돌이켜서 화두(話頭)만 들어요. 처음에는 영판 공부가 잘 안되고 안 된 것 같지마는 그 속에서 해 놓며는, 해 놓은 공부라야 힘이 있고 공부가 살아있어.
조용헌 디에서만 공부를 해 버릇 헌 사람은 마치 온실(溫室)에서 자란 나무와 같애. 언제나 헌 말이지만 히말타구가 하나도 없고 조끔 시끄러우면 파르르르 신경질을 내고 뭐 화두도 달아나버리고 안되거든. 어쨌든지 복잡헌 속에서 챙기고, 바쁠 때 챙기고, 속상할 때 챙기고, 역경계에서 챙기고, 그렇게 챙겨서 챙기고 또 챙기고 허면 나중에는 참 신기하고도 묘(妙)하게 챙기지 안 해도 떠억 화두가 들려진 때가만... 때가 꼭 오고야만 마는 것입니다. 공부할 생각도 안하는데도 화두가 항시 있어 그냥. 이렇게 되면 몸이 아픈 사람이 건강도 좋아지고, 얼굴에 기미가 끼고 얼굴에 참 형편없이 얼굴이 그렇던 사람도 얼굴이 환해지거든.
인생으로 태어나서 많이 살아봤자 칠팔십(7-80) 사는데, 사람마다 칠팔십 다 사냐허면 그게 아닙니다. 뱃속에 태어나가지고 태중(胎中)에서 죽기도 하고, 한 달 만에 죽기도, 다섯 달 만에 죽기도 하고, 열 달 다 차서 나오다 죽기도 하고, 나와서 죽기도 하고, 한 살 두 살 열 살에 죽기도 하고, 서른 살 마흔 살에 죽기도 하고, 오십 육십에 죽기도 합니다. 우리는 따지고 보면 전부가 다 이미 사형언도(死刑言渡)는 다 받어놓고 있는 것입니다. 다맛 집행일(執行日)만을, 사형 집행허는 날짜만을 모르고 있지 사형언도는 모... 모두가 다 받어놓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 죽을지를 모르는 것입니다. 코앞엣 일을 모르는 것입니다. 한 시간 뒤 한 달 뒤 일 년 뒷일을 우리는 전혀 모르고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무상(無常)을 깨달은 사람이라야 도(道)를 이룬다.’ 하셨습니다.
제자(弟子)들에게,
“죽음이 언제 오느냐? 언제 우리에게 죽음이 오느냐? 각기 말을 해봐라.”
그러니까 한 제자가,
“죽음은 하룻 동안에도 올 수가 있습니다.”
또 그 다음 사람이,
“죽음은 밥 한 그릇 먹는 사이에도 있습니다. 한 끼니에도 있습니다.”
그다음에 한사람은,
“한 호흡지간(呼吸之間)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 너는 공부를 허겠다.”
‘하룻 동안에 있다... 있다’고 생각한 사람도 ‘너 공부 못허겠다’ 그러시고, ‘한 끼 동안에도 죽을 수가 있습니다. 밥 한 그릇 먹는 동안에도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헌게 ‘너도 공부를 못허겠다.’ ‘숨 한번 내 쉬었다가 들어마시는 그 한 호흡지간(呼吸之間)에 있습니다.’헌게 ‘너는 공부를 허겠구나.’ 이러셨습니다. 숨 한번 내쉬고 들어마실 때 ‘이 뭣고?’
‘이 뭣고?’챙기는... 챙기면 무상살귀(無常殺鬼)가 우리를 침범(侵犯)해 들어오지를 못합니다. 깨닫고 못 깨달은 것도 따질 것이 없습니다. 내가 나이가 많고 적은 것도 따질 것이 없고 언제나 ‘이 뭣고?’ 그 뿐이여.
마군이는 ‘이 뭣고?’를 놓치는 때를 타서 들어온다고 생각을 허시면 틀림이 없습니다. ‘이 뭣고?’만 탁 챙기고 있으면 천하 없는 마군이도 들어오지를 못하고, 들어왔던 마군이도 쫓겨나고만 마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재미가 없어요. 그러나 자꾸 허면 화두가 떠억 들려서 성성(惺惺)하고 적적(寂寂)한 가운데 화두(話頭)가 들렸는데, 그때의 그 도(道)에 낙(樂)이라 하는 것은 말로써 표현헐 수가 없습니다. 이 몸띵이가 늙어간 것도 상관이 없습니다. 전혀 문제가 되질 않습니다. 확철대오(廓徹大悟)허기 전에 이미 생사(生死)하고는 관계가 없이 되는 것입니다. 확철대오를 못해서, 못헌... 못헌 채 죽게 되았을 때도 마지막에 숨 죽을 때에도 ‘이 뭣고?’ ‘이뭣고?’ 허면서 숨이 딱 거둔다면, 내생(來生)에 금방 몸을 바꽈 나와서 아주 어려서부터 불법(佛法)에 인연(因緣)을 갖게 되고 아주 젊어서 도(道)를 통(通)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뭣고?’
‘이 뭣고?’ 한마디 속에는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도 다 들었고, 삼세제불(三世諸佛)도 그 속에 다 들었고, 역대조사(歷代祖師)도 그 속에 다 들어있고, 극락세계(極樂世界)도 그 속에 다 들어있고, 천당(天堂)도 그 속에 다 들어있는 것입니다. ‘이 뭣고?’를 한 생각 놓쳐버리면 찰나간(刹那間)에 극락이 지옥(地獄)으로 변하고 삼세제불과 역대조사가 팔만사천(八萬四千) 마군(魔軍)이로 변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묘(妙)하고도 중요하고도 무서운 것이 그런...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성성허고 적적해서 공부가 잘 되아가도 ‘아, 참 좋다’ 는 생각을 내서는 아니 되고, ‘아 인제 내가 얼마 안 있으면 깨닫게 되겄구나. 빨리 깨달았으면’, 이런 생각도 해선 아니 됩니다.
‘이 무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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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형탈(塵勞逈脫)이 사비상(事非常)이라.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이니라.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인댄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이리오.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진로형탈(塵勞逈脫), 진로(塵勞)는 ‘생사(生死)’진로여, 생사(生死)ㄴ데, 생사해탈(生死解脫)허는 일이 이 보통일이 아니여. 작은 일이 아니여.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이여.
긴밀(緊密)하게 꽉 화두(話頭)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라.
참선 참선, 그럭저럭, 그저 생각나믄 하고 그러 안 허믄 말고. 형식적으로 그렇게 해가지고 그 무량겁(無量劫)을 돌고 돌던 그 생사윤회(生死輪廻)가 그렇게 쉽게 벗어지는 것이 아니여. 그러니 정말 내가 헐 일, ‘인생(人生)에 헐 일은 이것밖에 없다’고 허는 확고부동(確固不動)한 신렴(信念)을 가지고 자나 깨나 오직 이 한 일만을 위해서 살아야 되는 것입니다. 밥 먹고 옷 입고 오고 가고 헌 것은 그냥 그건 부업(副業)이고, 장사하고 농사짓고 돈 벌고 이것은 다 부업이여. 자식 키우고 뭐 장가보내고 헌 것도 다 그것은 둘째 셋째 가는 부업이고, 오직 내가 목숨 바쳐서 헐 일은 생사해탈(生死解脫)문제거든. 임금, 부처님께서는 왕궁의 부... 왕궁(王宮)에 부귀(富貴)도 버릴만한 그러헌 철두철미(徹頭徹尾)한 생각이 아니고서는 생사해탈(生死解脫)을 허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 말씀이여.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인댄,
이 한번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아니헐 것 같으면, 뼛골에 사무치는 그런 강추위를 겪지 아니헐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이리오.
어찌 코... 매화꽃이 코를 치는 향기를 얻을까보냐?
되게 강추위를 헌 뒤 끝에 매화꽃이 피어야 그 매화꽃에 향취(香臭)가 진동(震動)한 법이제, 날씨가 이상난동(異常暖冬)으로 뜨뜻허고 그래 강추위를 아니한 뒤 끝에 핀 매화는 향취가 없어요. 도(道)도 역시 정말 간절(懇切)한 생각, 철저한 신심(信心)으로 자나 깨나 알뜰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화두(話頭)를 들고 정진(精進)을 해나가야, 그래야 확철... 큰 깨달음이 오는 것이지, 생각나믄 허고 그래 안 허믄 말고 그럭저럭 그래가지고 어떻게 확철대오를 헐 수가 있을까보냐 그 말이지.
이 게송(偈頌)은 황벽선사(黃檗禪師)라고 허는 대도인(大道人)이 우리 후래(後來)를 위(爲)해서 ‘항시 이 게송으로써 선지식(善知識)을 삼고 이 게송으로써 채찍을 삼고 도반(道伴)을 삼어서 공부를 헐 것 같으며는 공부에 큰 이익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게송을 지어서 우리에게 전해준 것입니다.
삼박사일(3박 4일)의 수련대회(修鍊大會)가 이제 막(幕)을 내리게 되았습니다.
(“스님 너무 고맙습니다. 일어서주세요.” - 죽비 침.)
- 송담선사 법문 277번.(85년, 경주신도 수련대회 화향 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