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8. 15:55ㆍ카테고리 없음
【笑而不答心自閑】
군자하산지君自何山至오
아종황악래我從黃嶽來로다.
나무아미타불.
상봉성일소相逢成一笑한디
추색입정괴秋色入庭槐로구나.
나무아미타불.
군자하산지君自何山至.
그대는 어느 선... 어느 산으로 부터서 왔는가.
아종황악래我從黃嶽來로다.
나는 저 황악산에 들어... 부터서 왔느니라.
상봉성일소相逢成一笑하니,
서로 만나서 한 번 웃으니,
추색秋色이 입정괴入庭槐로구나.
가을빛이 뜰 앞에 괴목나무에 왔구나, 괴목나무에 들었구나.
해제解制를 하고 제방선원諸房禪院에서 대중이 이렇게 운집雲集을 해서,
‘어디에서 지난 여름을 지냈는가.’
‘나는 아무디서 여름을 지냈다.’
‘정진은 지난 여름동안 어떻게 정진精進을 했는가.’
‘우리 선방禪房에서는 이러 이러히 지냈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물어보고 싶은 말도 많지만, 피차彼此가 서로 생각 생각이 의단疑團이 끊어지지 않고 속으로 화두話頭를 떠억 들고서, 그리고서 상대방의 얼굴을 쳐다보고 인사를 나누는데, 구태여 입을 벌려서 이러쿵저러쿵 떠들썩하니 물어보고 대답하고 헐 것이 없어. 피차 쌩긋이 웃는 그 미소 속에 한 없이 깊은 마음에서의 인사가 오고 가더라 그 말이여.
그리고 도량을 둘러보니 괴목槐木나무에 가을 소식이 와있더라 그 말이여.
그러한 게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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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년甲子年 하안거夏安居를 마치고 오늘 해제解制 법요일法要日을 맞이해서 이 세등선원에서 지내는 대중과 그 군산 흥천사 반야선원에서 몇몇 도반과...
-그 반야선원에는 겨울에는 대중스님네를 모아서 정진을 하고 여름에는 신도 보살님네들이 십여명 모여서 금년 여름에 지냈다 그럽니다-
그런 대중도 모다 이 자리에 참석參席을 했고, 또 제방諸房에 각 선원禪院에서 정진을 헌 비구니比丘尼 선객禪客 스님들도 거기서 해제를 마치고 오늘 이 자리에 많이 참석을 했습니다.
해제를 하고, 각기 자기 선원에서 해제를 허고 도반들이 팔도八道에서 이렇게 모이니 그 얼굴 얼굴에 신심信心과 환희심歡喜心과 그리고 기어코 금생今生에 도업道業을 마치고야 말겠다고 하는 그러헌 의연毅然한 결심決心이 그 초롱초롱한 눈빛 속에 역력歷歷하고, 생긋이 웃는 미소 속에는 지혜智慧와 평화平和와 자비慈悲가 넘쳐흐르는 모습들을 보고 나는 너무너무 감격을 했습니다.
우리 도반道伴들이 이러헌 마음가짐으로 수행修行을 해 나간다면 불법佛法은 결단코 끊어질 수가 없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온 세계가 싸움이 일어나 불바다가 되고 설사 종단宗團에 이러쿵저러쿵 시비是非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최상승법最上乘法을 믿고 활구참선活句參禪을 하는 우리에 도반들이 밤잠을 안자고 가행정진加行精進 용맹정진勇猛精進을 해가는 한에 있어서는 불법佛法은 결정코 끊어지지를 아니할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부처님의 등불이 훨훨 타올라서 온 세계를 밝게 비추고 말 것입니다.
방금 전강田岡 대선사大禪師에 법문法門을 녹음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정든 고향과 부모와 형제, 그리고 청춘을 불살라버리고 생사문제를 해결허기 위해서 출가한 우리 도반들.
이미 모든 것을 다 버렸거니 무슨 애착愛着이 있으며 무슨 시비是非가 있으며 무슨 걸거칠 것이 있겠습니까.
앉으나 서나 눕거나 거닐거나, 밥을 먹으나 옷을 입거나,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간語默動靜間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에 한 생각 한 생각을 돌이켜서 맹렬猛烈하게 정진精進을 해 나가는 일 밖에는 무슨 일이 있을까보냐 그 말이여.
밥이 질면 진대로, 밥이 되면 된대로, 찌개가 짜면 짠대로 싱거우면 싱거운대로, 언제 밥이 되다 질다 찌개가 짜다 싱겁다, 그러헌 디에 신경을 쓸 겨를이 있나.
아까 조실스님 법문 가운데, 묵언默言을 일부러 헐려고 해서 묵언을 허는 것이 아니여. 묵언패黙言牌를 목에다 써서 붙이고 벙어리 흉내를 내고, 뭐 글씨를 써서 문답問答을 하고 그러헌 것이 아니라, 일심一心으로 정진精進을 허다보니까 저절로 묵언默言이 되아버렸다 그 말이여.
꼭 헐 말 있으면 한 마디 하고, 누가 부르면 대답하고, 한마디 말 끝나버리면 바로 묵언이여. 하루 종일 지내봤자 뭣 그리 헐 말이 있겠느냐 그 말이여.
하루에 한마디 하기도 하고 때로는 한마디 안하기도 하고, 때로는 두 마디 하기도 하고 세 마디 하기도 하나, 그 한 마디 두 마디 헌다고 해서 정진에 방해될 것이 아니여.
꼭 헐 말은 허되 쓸데없는 말은 안하게 되니까, 일부러 안 할랴고 헌 것이 아니라 화두話頭를 일념一念으로 해나가기 때문에 제절로 묵언默言이여.
이것이 진짜 선객禪客이 해야 할 묵언默言인 것입니다.
산승山僧이 이십대에 출가出家허자마자 느낀바가 있어서 십년을 묵언默言을 했지마는, 나는 근기根機가 약해서 헐 말을 허면서 그냥 고대로 묵언을 허는 그러헌 묵언을 허지 못하고, 헐 말이 있거나 없거나 무조건 하고 완전히 벙어리처럼 묵언을 했는데, 묵언을 헌 뒤에 가만히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지끔도 그때 상황을 돌이켜 보건대 그렇게 썩 훌륭한 묵언을 허지를 못했어.
진짜 훌륭한 묵언은, 헐 말 있으면 한마디 탁 하고 딱 끝나자마자 바로 묵언이여. 하루에 한마디 내지 반 마디, 이런 정도... 그... 그렇게 꼭 필요한 말이 없거든. 여기에 모인 대중들도 그러헌 묵언을 해야 할 것이다 그 말이여.
흔히 “소승小僧도 묵언默言을 허고 싶습니다.” 이렇게... “묵언을 허고 싶은데 어떻게 허까요?” 이러헌 말들이... 가끔 와서 문의를 허는 선객들을 만났는데, 나는 그러헌 형식적인 벙어리 흉내 낸, 속으로는 온갖 분별分別을 다하고 시비是非에 챔견參見하면서 억지로 입만 딱 다물고 벙어리 흉내 내는 그러헌 묵언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니 진짜 묵언을 해라.
헐 말 한 마디 두 마디는, 부득이 해서 해야 할 한마디 두 마디는 허되, 정말 화두話頭에 일념一念, 화두에 일념이 되다보니 제절로 헐 말이 없어져버리고 제절로 시비가 끊어져버리는 그러헌 묵언을 허도록 나는 권장을 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나아갈 일은, 달마스님,
우리가 이 사바세계娑婆世界에 교주敎主로 모시는 교주는 서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이시지만, 우리 활구참선活句參禪을 하는 이 최상승선最上乘法에 있어서는, 부처님으로부터 스물여덟 번째 법등法燈을 전수傳受하신 달마조사達磨祖師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달마조사가 일백사십세(140세)의 고령高齡으로 인도印度를 떠나서 중국中國으로 오셔가지고, 이 즉지인심直指人心(직지인심), 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서 견성성불見性成佛케 하는 이 활구참선법活句參禪法을 전해주시지 안했다면, 우리는 계율戒律이나 지키고 경전經典이나 연구하고 헐 그러헌 불법에 빠져서, 확철대오廓徹大悟 할 그러헌 묘妙한 문門이 있는 것을 그걸 모르고 말았을런지도 모릅니다. 달마스님을 인해서 우리는 참으로 부처님이 위대하시다고 허는 것을 우리는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 달마스님의 법法은, 선정... 선정禪定을 닦아서 신통神通을 얻고 그러헌 불법이 아닙니다.
물론 참선參禪하는 데에 계율도 지켜야 하고 선정도 닦아야 하고 교리에도 밝으면 좋고 불법에 한 법도 버릴 법은 없으나, 그 근원根源, 그 핵심이 무엇인가를 바로 파악을 해가지고 그 중심을 바로 잡아서 수행을 해 나가야만 되는 것이여.
가뜩이 근기는 약해서 자기의 몸 하나도 추단推斷해 나가기 어려운 그러헌 처지에 있으면서, 이것저것 잔뜩 좋다고 헌 것은 다 해보고 싶어 헌다면, 까딱하면 근본根本은 잊어버리고 지엽枝葉에 걸려서 평생을 그르치는 그러헌 오류를 범하게 될 것입니다.
출가수행인出家修行人이 戒律을 지키지 말라는 것이 아니여, 당연히 계율도 지켜야 하고. 육바라밀六波羅蜜을 닦지 말라는 것이 아니여, 당연히 육바라밀을 닦어야 하고 팔만세행八萬細行을 다 갖추아야 해.
그러나 계율을 지키기 위한 계율을 지키고 육바라밀을 지키기 위한 육바라밀을 지키고 팔만세행을 갖추기 위한 팔만세행을 갖추어서는, 그것은 이 몸을 가지고 해낼 도리가 없는 것이여.
이 최상승법最上乘法은 어떻게 닦아 가느냐하면, 관심일법觀心一法이 총섭제행總攝諸行이여.
마음을 관觀하는 한 법. 화두話頭를 참구參究해서 생각 생각이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해서 순일무잡純一無雜한 경계에 들어가면, 계행을 지킬랴고 허지 안 해도 제절로 계행이 지켜져 있고, 육바라밀을 닦을랴고 안 해도 바로 행하는 것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행하고 생각으로 생각하는 모든 것이 제절로 육바라밀이 지켜져 버리게 된다 이 말이여. 팔만세행도 역시, 일부러 갖출랴고 안 해도 제절로 갖추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 말이여.
의단이 독로해서 화두가 순일한 사람이 어찌 생... 살생殺生을 할 마음을 내며 어찌 도둑질 할 마음을 내며 어찌 간음姦淫을 헐 생각을 낼 것이냐 그 말이여.
한 마음 단속團束해서 화두가 순일하게 나아가면, 일체一切 행行이 바로 거기에 다 제절로 갖추어져 있는 거여. 이것이 바로 달마스님께서 주창主唱하신 ‘관심일법觀心一法이 총섭제행總攝諸行이다’ 하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오계五戒와 팔만사천법문八萬四千法門이 낱낱이 다 묘妙한 문門이어서, 어느 문으로 들어가도 마침내는 깨달음에 이르도록 다 문이 열려져있는 부처님의 妙法이지만, 그 묘한 법을 잘못 이해하고 그 방편문方便門에 국집局執해서 얽매이게 되면, 그것은 마치 달 가리키는 손가락을 잘못 이해를 해가지고 그 손가락을 인해서 하늘에 있는 달을 봐야지, 달은 보지 아니하고 그 손가락만 국집해서 들이다(들여다) 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언제 달을 볼 수가 있겠습니까?
이제 겨우 돌이 지내갈랑 말랑한 어린아이에게 ‘저 하늘에 달을 보라’ 하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킵니다.
그러면 어린아이는 하늘에... 그 손가락을 통해서 하늘에 달을 보지 아니하고 손가락만 자꾸 쳐다보고 있다 그 말이여.
부처님께서 설하신 사십구년(49년) 동안에 팔만장경八萬藏經의 법法이 바로 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 경經에는 온갖 방편설方便說이 있지만, 그러헌 방편설에 떨어져가지고 바로 가리키는 자기의 마음을, 자기의 본本 자성自性을 보지 않고서 방편에만 떨어져 있다면, 그 사람은 참 어리석고 가엾기가 그지없는 것입니다.
처음에 선방禪房에 와가지고 정진精進을 허되, 올바르게 공부를 못해가지고 참 가석可惜하게도 몸에 병病이 난다던지 또는 사견邪見에 떨어져서 돌이키기 어려운 그러헌 지경에 이른 사람을 가끔 봅니다.
【천의만의千疑萬疑가 지시의단只是疑團】
이 참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헌 것은, ‘큰 의심疑心을 가져라’ 이거거든.
화두를 타가지고 그 화두를 참구해 나가는데 있어서 큰 의심을 가져야 하는데, ‘대의지하大疑之下에 필유대오必有大悟라’, 큰 의심을 가지고 정진을 해야 그 큰 의심이 터지면서 크게 깨달아.
의심疑心이 시원찮으면 깨닫기도 어려우려니와 설사 어떠헌 소견所見이 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큰 깨달음이라 할 수가 없어.
그러니 큰 깨달음(큰 의심)을 가져야 반드시 크게 깨닫는다.
어떻게 해야 큰 깨달음을 가질 수가 있는가?
‘천의만의千疑萬疑가 지시의단只是疑團이다.’
무슨 법문을 듣거나 무슨 경을 읽거나 무슨 일을 만나거나 온갖 종류의 의심을 우리는 가질 수가 있습니다.
그 의심이 날 때에, 자기의 본참공안本參公案에 대한 의심疑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일에 대한 의심을... 의심이 일어날 때에, 그 다른 의심을 풀랴고 허지 말고, 알아낼랴고 허지 말고 바로 자기의 본참本參으로 돌아오라 이거거든.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유리병이 있는데 그 유리병은 주둥이는 쪼그마하고 그 밑에 몸뚱이는 커... 크낰 해가지고, 그 유리병이... 유리병 속에다가 오리 새끼를 집어넣었다. 오리새끼 금방 깐 거야 조그마 허기 때문에 그 유리병 작은 주둥이로 집어넣었어, 오리새끼를.
집어넣어가지고 날마다 물도 주고 먹이도 주고 해가지고 그 오리를 맥여(먹여) 살렸는데, 한 달 두 달 석 달 넉 달 크니까 그 오리가 크막-하니 애미(어미)가 되았어. 몸띵이가 크니까 그 안에서 마음대로 오리가 돌아 댕이면서 컸는데, 그 오리를 유리병 밖으로 꺼내야겄다 그 말이여.
그런데 그 유리병을 깨지도 말고, 그 오리도 다치지 않게, 어떻게 이 오리를 꺼낼 수가 있느냐?]
이러헌 문제를 냈다!
이것도 천 칠백 공안(1700공안) 중에 하나지만, 어떤 사람이 수수꺼끼처럼 이 문제를 물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다 그 말이여.
‘유리병을 어떻게 깨지 않고 그 오리를 꺼낼 수가 있는가?’
그 암만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어.
오리를 죽여가지고 대가리 띠어서 꺼내고, 날갯쭉지 꺼내고, 발목팅이 꺼내고, 몸띵이도 토막을 내서 꺼내고, 아 그렇게나 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유리독을 깨던지... 팍 깨 가지고... 그렇다며는 오리를 다치지 않고 꺼낼 수가 있겠으나, 유리병도 조끔도 깨지 말고... 다치지 않게 하고, 그리고서 오리도 상하지 않게 어떻게 꺼낼 수가 있는가?
암만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어.
자기는 ‘이 뭣고’ 화두를 허고 있는데, 누가 그 오리 꺼내는 문제를 제기提起를 했다 그 말이여.
그럴 때에도, ‘어떻게 하면 오리를 꺼내까?’ 그렇게 생각허지 말고, 바로 자기는 ‘이 뭣고?’를 허라 그 말이여.
또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 화두를 허는 분은, 설사 다른 공안, ‘오리새끼 꺼내는 공안’이 되았건, 또는 ‘이 뭣고 공안’이 되았건, 또는 ‘판치생모板齒生毛 화두’에 대한 어느 스님의 법문을 들었건 간에, 그 자기의 본참공안本參公案 이외의 화두나 문제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말고 바로 자기의 본참화두本參話頭로 돌아오라 그 말이여.
‘이 뭣고?’
하물며 세속世俗에 어떠헌 문제나 경전에 있는 문제는 더 말할 것도 없어.
천 가지 만 가지 모든 의심을 만났을 때에 다 똘똘 그놈을 뭉쳐서 자기의 본참공안으로 돌아오라 그 말이여.
이렇게 해 나간다면, 눈으로 무엇을 볼 때, 산을 보다고... 산을 보더라도 ‘아 산이 푸르르구나. 산봉우리에는 구름이 끼었구나.’ 이런 식으로 쫓아가지 말고, 푸른 산을 보자마자 바로 자기自己의 화두話頭로 돌아오라 그 말이여.
‘이 뭣고?’
정전백수자 화두를 허는 사람은, ‘어째서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라 했는고?’
판치생모를 허는 사람은, ‘어째서 판치생모板齒生毛라 했는고?’
이렇게 자기의 본참화두本參話頭로 돌아와.
이것이 바로 ‘천의만의千疑萬疑를... 가 병작일의倂作一疑다’ 그 말이여.
이 화두에, 자기의 본참에 대한 의심이 철저하지 못하면, 이것이 큰 병이여.
꺼떡허면 자기화두는 놓아버리고 어믄(애먼) 다리를 긁어.
어믄 일에 신경을 쓰고 어믄 일에 걸려든다 그 말이여.
이것이 병病 중에서는 최고에 큰 병이여.
눈으로 보면 보는 디에 끄달리고, 귀로 무엇을 들으면 듣는 디에 끄달리고, 먹는디에 끄달리고, 뭘 생각허는 디에 끄달리고, 남 잘 허고 잘 못헌디에 끄달리고. 그게 다 발심發心이 철저허지를 못하고 자기의 본참本參에 충실허지 못하기 때문에,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이 육근六根 육식六識 십팔계十八界에 잠시도 편안할 겨를이 없이 십팔천十八天을 돌고 돌아.
그러다가 잘못 끌백히며는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져서 헤어날 기약이 없다 그 말이여.
삼악도三惡道가 어디에 있으며 십팔천十八天이 어디가 있는가?
일념一念 속에 삼악도三惡道가 들어있고 십팔천十八天이 일념一念 속에 들어있는 것이다 그 말이여. 한 생각을 맹렬히 단속해서 자기의 본참공안에 충실허다면, 당장 금생에 그 사람에게는 삼악도도 찾을 길이 없고 십팔천도 어디서 찾느냐 그 말이여.
이렇게 한 생각 한 생각을 단속해나간다면, 금생今生에 결정코 생사윤회生死輪廻의 근본根本을 끊어버리게 될 것이요, 세세생생世世生生에 어느 곳에 삼악도三惡道를 찾을 것이냐 그 말이여. 내가 떨어져야할 삼악도가 과연 어디에 있느냐 그 말이여.
최상승법最上乘法이라 하는 것은, 일념一念 속에서 육도六道를 끊어버리고 일념 속에서 삼악도三惡道를 끊어버리고 일념 속에서 십팔천十八天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그 말이여.
- 송담선사 법문 세등 5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