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裡沙、바람 속의 모래 먼지】

2020. 3. 26. 21:53카테고리 없음


【眼中沙, 눈 가운데 모래】

 

 

백천경권송여사百千經卷誦如沙하고,
백천경권, 팔만대장경, 백개 천개의 경권을 외우기를 모래 수와 같이 그 많은 경전을 외운다 하더라도,

 

심지허뢰(로)풍리사心地虛勞風裡沙다.
마음속이 공연히, 마음 속이 공연히 복잡하고 수고로워서 마치 바람 속에 모래 문지가 휘날린거와 같다.

 

하사조주공안상何似趙州公案上에,
어찌 조자 공안, 조주 무자나 판치생모나, 그 조주 공안상에,

 

헌신일척파사진飜身一擲破沙塵이다.
몸을 뒤쳐서 한번 던져가지고 그 모래알과 같은 띠끌을 한바탕 타파해버릴지니다.
어찌 타파해버린것만 같을까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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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구참선법, 최상승법, 이 정법은, 숙세에 깊은 인연을 심지 아니헌 사람은 참 믿기가 어렵고, 겨우 믿어도 참 이것을 철저하게 실천허기가 어려워.

뭘 좀 많이 배우고 지식이 있는 사람은 자꾸 경전이나 무슨 어려운 경전같은것을 해설하고, 이론적으로 따지고, 철학적으로 따지고, 교리적으로 따지고, 그리해야 무슨... 그렇게 해서 속으로 알아진 것이 있고, 얻은 바가 있고, 남에게 자랑할 것이 있어야 무슨 불교를 공부를 많이 했... 헌것처럼 그렇게 스스로 생각이 든다 말이여.

탁! 경을 갖다가 때려 덮어 뻐리고,
오직 “이몸띵이 끌고 다니는 이놈이 무엇인가?”

이 화두 한마디, 이 의단 하나에 몸과 목숨을 거기다 내동댕이 쳐.

모기란 놈이 쇠로된 황소 이 등어리에 몸띵이채 쳐박고 들어가듯이, 이 ‘무자’, ‘이 뭣고’나 ‘시삼마나’, 이 화두 의단 이 뭉팅이 하나 속에 나의 모든 것을 거기다 갖다가 탁 뭉쳐서 던지고 들어가는 이러헌 최상승법!
이거라야...

화두 한번 드는 가운데에 백천가지 번뇌와 망상이 거기에서 떨어져 나가고, 천가지 만가지 업과 마구니가 한마디의 의심 앞에 어리대지를 못하고 물러서게 되는데, 참 이 참선법이 믿어지기만 해도 참 숙세의 인연이요, 그놈을 믿고 거기 철저하게 대드는 사람이면 그 사람은 보통 참 정법에 인연을 심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렇게 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 송담선사 법문 38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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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賽暹禪和求語

拈搥竪拂別無他
直要當人自到家
發憤做功飜一擲
玄言妙句眼中沙


【 섬 선화가 한마디 말을 구하기에

주장자를 들고 불자를 세우는 것은 다른 일이 없으니
바로 당인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기 집에 도달하기 위해서이네.
분심을 발해 정진해서 한바탕 뒤집으면
현묘한 말과 묘한 글귀가 눈 속의 모래이네.

- 부휴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