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암省菴】

2020. 3. 12. 18:52카테고리 없음

 

【암자에서의 깨달음】

 

일성유조도창전一聲幽鳥到窓前하야
백발노승경주면白髮老僧驚晝眠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


주하죽상개양안走下竹床開兩眼하야
방지옥외유청천方知屋外有靑天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




일성유조도창진一聲幽鳥到窓前,
한 소리 그윽한 새가, 새 우는 소리가 창窓 앞에 들려.


백발노승경주면白髮老僧驚晝眠이다.
머리가 하얀 늙은 스님이 잠깐 낮잠을 졸다가 그 새 소리에 놀래 눈을 떴더라.


주하죽상개양안走下竹床開兩眼하고,
그 침상, 죽... 대나무로 만든 의자에서 일어나가지고 달려 내려와 창문을 열어보니


(방지옥외유청천方知屋外有靑天이로구나.)
집 밖에는 푸른 달... 청천靑天이,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있더라.

그 노스님이 의자에 떠억 걸터앉아서 정진精進을 허다가, 그 너무 고요하고 적적寂寂헌 가운데에 자기도 모른 사이에 스르르 허니 잠깐 졸음에 잠겼다.
그러다가 새가 창밖에서 우는 소리에 눈을 떠가지고, 그 의자에서 내려와 가지고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푸른 하늘을 보이더라 이거거든.

그 새가 이케 창밖... 그 고요한 가운데 새가 울지 안했으면 상당히 오랫동안 그 졸음 속에 잠겨있었을텐데, 그 새가 창밖에 지내가면서 “깩!” 허고 우는 바람에 그 일어나서 푸른 하늘을 보게 되았다.


깊은 산중,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그 산중山中의 암자菴子 토굴에서, 그 일생동안을 수행을 허신 깨달은 경지에 이르렀던 그러헌 스님이 정진精進하는 한 모습을 시詩로 읊은 것입니다.

 

- 송담선사 복전암 19번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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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省菴》(元·明本)

一聲幽鳥到窗前
白髮老僧驚晝眠
走下竹床開兩眼
方知屋外有青天

- 중봉명본 [中峰廣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