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우습다、세간의 애정이여】

2020. 1. 31. 05:44카테고리 없음

가소세간애可笑世間愛
빙소와해시氷銷瓦解時
은다번극한恩多飜極恨
환극각성비歡極却成悲

- 서산대사

 

 

 

 

가소세간애可笑世間愛로다.
빙소와해시氷銷瓦解時로구나.
가히 우습다. 세간에 애정이여.
얼음이 녹고 기왓장이 깨지는 때로구나.

세상에, 세간에 애정.
부모자식간에 애정, 부부간에 애정, 세간에 그 애정이라고 하는것은 참 가히 우습다 그말이여. 얼음이 녹아져 버린거와 같고 기왓장이 다 깨져버린 때와 같다.

얼음이라 하는것은, 꽁꽁 얼었을 때 얼음이지 날이 풀려서 녹기 시작하면 거기 함부로 들어갔다가 사람이 모다 빠져 죽고 아무 짝에도 못쓴다 그말이여.

기와도, 튼튼하고 깨지지 아니헐 때 지붕에다 이어놓면 그것이 비를, 비가 방으로 흐르는 것을 막고 제 구실을 허지만, 기와가 삼발 삼발 깨져 버린다면 그 아무 씨잘대가 없다 그말이여.

은다번극한恩多飜極恨이요,
은恩, 은혜恩惠가 많으면 도리어 그것이 한恨이 되고,

환극각성비歡極却成悲다.
기쁨이 극極하면 도리어 슬픔이 된다.

세속世俗에 은혜恩惠를 많이, 부모가 자식에게 은혜를 많이 베푼다든지, 또 어떠헌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많이 입히면, 그 은혜恩惠를 그 많이 입게 되며는 그것이 도리어 서로 원한怨恨 관계로 맺어진다 그말이여.

은혜恩惠를 입고 은혜를 주고 허며는, 거기에서 오히려 더 서로 의리가 강해지고 그 은혜를 보답해서 그래가지고 서로 인간관계가 더욱 서로 믿고 존경하고 굳건해 지야할텐데, 은혜恩惠를 베풀었다 하면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결국은 원한怨恨관계로 변해버린다, 서로 왼수가 된다 그말이여. 이것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이 다 마찬가진 것입니다.

그리고 기쁘면, 기쁘먼, 기쁜것이 많으면 많을수락 좋을텐데 기쁨이 많으면 극極하면 도리어 슬픔으로 변해뻐려.

그래서 인간 세상에 애정관계愛情關係, 물질적인거 정신적인거, 모두 그 주고 받고 허는 은혜와 애정 모다 이러헌 것은 그것이 서로 왼수로 이어지고, 모든 기쁨이라 하는 것은 슬픔으로 변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거 가히 믿을 만한 것이 못되고 정말 가소로운 것이더라 그거지요.

- 송담선사 법문 310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