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바로 그 자리’】

2019. 12. 16. 06:18카테고리 없음

사람들이 마당에 있는 탁자에 둘러앉았다가 일어날 때 의자를 안으로 밀어 넣지 않고 들어갑니다.
의자에 정성을 기울이겠다는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아마 이런 마음일 겁니다.

‘지금은 법당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야. 의자가 중요한 순간이 아니지. 얼른 가서 진리를 들어야 해.’

하지만 진리는 바로 그 의자입니다. 우리가 있는 바로 지금이 그 자리예요.
- 샬럿 조코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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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재유아부재타道在唯我不在他】


도재유아부재타道在唯我不在他한데 불수구원불구천不須求遠不求天이니라. 수심정좌산창하收心靜坐山窓下하야 주야상참조주선晝夜常叅趙州禪이니라.



​도재유아부재타道在唯我不在他요, 불수구원불구천不須求遠不求天이니라. 도道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즉 내게 있는 것이다. 그러니 모름지기 멀리 구하지도 말고 또 하늘에서 구하지도 말아라.
도道라고 허면 깊은 진리眞理를 탐구하는 것이라, 그래서 저 경전 속에서 찾고, 여러 가지 어려운 책속에서 찾고, 철학적으로 연구하고, 그런 것이 아니다 그말이여. 도道는 내게 있어.
눈으로 볼 때, 귀로 들을 때, 코로 향내를 맡을 때, 입으로 음식 맛을 볼 때, 몸으로 춥고 더운 것을 느낄 때, 홀연히 한 생각이 일어날 때, ​바로 ‘그 때’에 ‘거기서’ 도道를 찾는것이지 저 일어나는 생각, 눈으로 보는 그 찰나, 귀로 듣는 그 찰나를 여의고 딴 데에서 도道를 찾지를 말아라.
​수심정좌산창하收心靜坐山窓下에, 마음을 거두어 산창山窓 아래 고요히 앉아서,
​주야상참조주선晝夜常叅趙州禪이다. 밤낮으로 항상 조주선趙州禪, 조사선祖師禪을 참구叅究 할지니라.
산창하山窓下, 산창山窓이라 하니까 저- 깊은 산중山中에, 산중만을 말한것이 아니여. 어디고 있는 그 자리가, 마음을 거두어서 앉으면 그 자리가 바로 산창하山窓下여.
그 자리가 바로 선방禪房이고 선불장選佛場이거든.
밤낮, 밤이나 낮이나 항상 자기의 본참공안本叅公案을 참구叅究할지니라.
시심마是甚麽, ‘이뭐꼬’ 하는 사람은 ‘이뭐꼬?’ ‘무無’ 자字를 하는 분은 ‘어째서 무無라 했는고?’

.......

창窓 밖에 달이 훤허이 밝을 때, 귀뚜라미 소리가 울 때, 강변에는 서리가 내려서 모든 나무잎이 누렇고 벌겋게 물들을 때, 기러기가 떼를지어 울고 지나갈 때,
바로 거기에서 자기의 본참공안本叅公案을 들고, 자기의 일생 동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경經을 읽어라 그러거든.

- 송담선사 법문 48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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