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退隱林泉 물러가 임천에 숨어사니】

2019. 5. 19. 18:26카테고리 없음

[ 2019년 하안거 결제 ]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이라.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이니라.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인댄,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이리오.


​진로형탈塵勞逈脫이 사비상事非常이라.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이다.

인간의 생사진로生死塵勞를 벗어버린 것은 그 일이 보통일이 아니야.
긴밀히 승두를 잡아서 한바탕 정진을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인댄,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고.

한 번 추위가 뼛골에 사무치는 추위를 겪지 아니하면,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을 수가 있겠느냐.
되게 강추위를 헌 뒤끝이라야 매화꽃 향, 향기가 코를 찌르도록 진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이 자리에 모이신 사부대중 여러분은 내가 구십이 넘은 늙은 나이로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드리는 말씀은 ‘이만큼 건강할 때, 항상 이 몸뚱이 끌고 다니는 참나, 나의 자성 부처님을 찾는 데 일분 일초도 등한히 하시지 마십시오’ 하는 그 말씀 밖에는 할 말씀이 없습니다.

내가 구십이 넘어서 앞으로 얼마를 더 살랑가 그거는 모릅니다마는 결국은 머지않은 장래에 이 몸을 버리게 될 것만은 사실인 것입니다.

정말 무상을 철저히 깨달은 사람은 시간을 그럭저럭 지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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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부명전광중(人間浮命電光中)이요,
도비정신주북동(徒費精神走北東)이로구나.
퇴은임천빈역락(退隱林泉貧亦樂)이요
부지신곤시비풍(不知身困是非風)이로구나.



​인간부명人間浮命은 전광중電光中이요,
인간이 태어나서 이 한 평생 사는 이 뜬 목숨은 얼마만큼 허망하고 빨리가냐 하며는 번갯불 번쩍 허는것과 거의 같다 그 말이지.

그런데, ​도비정신주북동徒費精神走北東이로구나.
헛되이 정신을 허비하고 동쪽으로 북쪽으로 허매고 댕기는구나.

​퇴은임천빈역락退隱林泉貧亦樂이요,
부지신곤시비풍不知身困是非風이다.

물러가 임천에, 숲이 있고 샘이 있는 산중으로 가서 여생을 마치는 것이, 가난하게 살면서도 또한 이것이 즐겁구나.
인간 세상에 살라며는 ‘니가 옳고 내가 그르고, 나는 옳고 니가 그르다’ 시비 속에서 싸우고 다투고 이래 가지고 이 피곤헌 줄을 모르고 인생을 그렇게 시비 속에서 사는구나.

부휴선사의 게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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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이라.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이니라.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인댄,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이리오.



생사진로生死塵勞를 벗어나는 것은 그 일이 보통일이 아니다.

긴밀히 승두繩頭를 잡아서 한바탕 정진을 해야 할 것이다.

한 번 추위가 뼛골에 사무침을 겪지 아니하면,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을 수가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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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부명전광중(人間浮命電光中)이요,
도비정신주북동(徒費精神走北東)이로구나.
퇴은임천빈역락(退隱林泉貧亦樂)이요
부지신곤시비풍(不知身困是非風)이로구나.


인간의 이 뜬 목숨은 번갯불 번쩍하는 것과 같은데,

헛되이 정신을 허비하고 동쪽, 북쪽으로 헤매고 다니는구나.

임천林泉(숲과 샘)이 있는 산중으로 가서 여생을 가난히 마치는 것이 이 또한 즐겁구나.

인간 세상은 피곤한 줄을 모르고 인생을 그렇게 시비 속에서 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