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르게 살아가는 법、둘】
【법등法燈을 밝히는 일】
흉중하애부하증胸中何愛復何憎하면,
자괴인전백불능自愧人前百不能이니라.
재차현성공안외除此現成公案外에
차무불법계전등且無佛法繼傳燈이니라.
흉중胸中에 하애부하증何愛復何憎이며, 자괴인전백불능自愧人前百不能이다.
가슴 가운데에 무엇을 사랑하며, 다시 무엇을 미워 할까보냐?
생각 생각이 죽음의 문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는 우리의 신세.
지금 새해를 맞이해서 오늘이 1월 3일인데, 어릴 때는 무척 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설이 돌아와서 때때옷을 입고 세뱃돈을 타고 하면은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 나이가 차츰차츰 들어가서 세뱃돈도 타는 시기가 넘어가고, 나이만 자꾸 넘어가면 오히려 설 돌아오는 것이 별로 기쁠 것도 없다 그 말이여.
죽음을 향해서, 한해, 한 살 더 먹으면은, 우리에게는 이미 죽을 날짜가 다 정해져 갖고 있고, 다맛 언제 죽을는지만 모르지 이미 죽을 날짜가 다 정해 있다고 봐도 틀림이 없어. 한 살 더 먹고 하루하루 지내가는 것이 죽을 날에 다가가는 것인디 무엇이 그렇게 설이라고 즐거울 것이 있으며, 그러한 마당에서 이미 사형 언도를 받고 있는 사람이 무엇을 누구를 예뻐하고 누구를 미워할 것이 무엇이 있느냐 그 말이여.
저 사람도 죽어가고 있고, 나도 죽어가고 있는데, 죽을 날이 가까와지면 무엇인가 자기가 해야 할 마무리 지을 일에 대해서 모든 것을 신경을 쓰고 정돈을 하고 죽을 준비를 하는 것이 낫지, 누구를 트집을 잡아서 미워하고 과거에 자기에게 조금 섭섭히 했다고 해서 그것을 미워하고 미운 생각을 품고 죽어 가면 될 것이냐 그 말이여.
자괴인전自愧人前에 백불능百不能이여,
아무것도 남 앞에 내 놓을만한 것이 없는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 할 뿐이다 그 말이여.
세속 사람은 각기 자기의 장기, 자기의, 남이 가지고 있지 않는 특별히 참 잘한 것을, 잘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떠억 내놓고 으시대고 그것을 자랑삼아서 떳떳하고 보람 있게 이렇게 살아가는데, 사실은 박사학위를 몇을 가졌건, 또는 높은 권리를 했건, 많은 재산을 가졌건, 죽어 가는 입장에 뭐 그렇게 그 놈을 코에다 걸고 으시대고, 남을 업신 여기고 할만한 거리가 되지를 못하는 것이지.
그러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참으로 허망한 것인 줄 깨달으면 그 사람이 인간 중에 상등인上等人이여.
죽어 갈 때 일생을 그 놈을 붙잡고 행세를 하다가 죽어갈 때 그걸 한푼도 가져가지 못하고 그냥 한恨을 품은 채 이렇게 죽어가기 보다는 죽기 전에 ‘그런 것들이 무상하고 허망한 것이다.’그리 생각하고 그런 것에 대한 집착을 떠나서 그런 권리를 설사 자기가 부릴 수 있는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정의에 입각해서 잘 행사를 하고, 큰 재산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것을 적절히 다른 사람을 위해서, 대중을 위해서 적절히 잘 쓰고 그러려니와, 그러헌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서 떠억 ‘정말 영원한 것이 무엇인가? 정말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최상승법이고, 불법이요, 참나를 찾는 활구참선법이다. 오직 이것만이 참 나를 찾아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길이고, 이것이 바로 온 세계를 극락정토로 만드는 평화사업이다.’이렇게 깨달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재산이 없어도, 학식이 없어도, 이 세상에 내놓을만한 아무 것도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상등인上等人이여.
정말 상등인上等人이다 그말이거든.
오직 선지식을 찾아서 화두를 받아서 그 화두 하나를 가지고 생사 없는 진리를 향해서 등불을 삼고 지팽이를 삼고 꾸준히 나아간다 그 말이여.
늙어 가는 것도 두려울 것 없고, 세월이 지내간 것도 두려울 것이 없고, 온 세상이 탐욕과 진심瞋心의 불바다가 되어서 훨훨 타더라도, 이 화두 하나만을 가지고 성성적적惺惺寂寂하게 정진해 나간 사람에게는 아무 것도 두려울 것이 없어.
먹고 사는 것은 형편대로 넉넉하면 넉넉하게 살고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간략하게 살고 그 뿐이라 그말이여.
《이 공안公案이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해서 성성적적惺惺寂寂하고 순일무잡純一無雜해서 타성일편打成一片이 되도록 그렇게 잡두리 해 나간 외에는 불법佛法의 법法을 전傳하는 등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여.
그렇게 해 나가는 데에 그것이 불법佛法이고, 그것이 바로 법등法燈을 전傳해 나가는 가장 요긴要緊한 방법方法이다 이거거던.》
요새 참 여러분의 자녀들이 대학 진학하기 위해서 시험을 치르고 모다 발표를 해서 합격해서 기쁨에 넘치는 가정도 있을 것이고, 또 마음먹은대로 합격을 못해서 온통 우울한 가정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또 후기도 있고, 또 전문대도 있고, 또 금년에 안되면 내년도 있으니만큼, 너무 대학에 마음먹은 대로 안 들어갔다고 해서 그렇게 슬퍼하고 걱정하고 절망하고 그럴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차라리 전기에 안된 것이 후기에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도 있고, 또 금년에 안되어서 낸년에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도 있고, 인생살이라 하는 것이 우선 좋아도 나중에 안 좋을 수도 있고, 우선은 안 좋아도 나중에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는 수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그런 것 때문에 상심하실 것도 없고, 못 들어간 자녀들에게도 그렇게 위안을 주고 잘 달래서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차기에 대비해서 잘 계획을 세워서 공부허도록 그렇게 허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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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人生이 그렇게 좋은 대학에 갈려고 그러고, 모다 그런 것이 무엇 때문에 그러하냐?
한마디로 말하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그런 것이거든.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좋은 사람과 결혼을 하고 큰부자가 되고 헌 것도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위해서 그러거든.
그럼 행복이라 하는 것이 코앞에 무엇이 자기 욕심껏 마음먹은 대로 된다고 하는 것은 우선 좀 기쁜 것뿐이지. 그 자체가 우리에게 ‘영원한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여. 대학에 못 들어가면 당장 아주 인생이 거기서 끝이 난 것처럼 야단들이지만 전혀 그것은 생각이 그릇된 것이다 그 말이거든.
인생은 긴... 무량겁 이전부터서 무량겁 미래를 향해서 긴 여행을 하고 있는 거거든.
한평생 살다가, 산다고 하는 것이 한 평생 긴 여행을 하고 있는 거거든. 그 여행이 힘들고 고생스러운 여행도 있을 것이고, 힘이 들지만 행복, 기쁨을 느끼는 여행도 있을 것이고, 아주 모든 일이 수월허게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서 아주 편안한 여행을 할 수도 있으나, 잠깐이거든.
좋은 여관에 잠을 자나 산에서 움막에서 하룻밤을 지새나 생각 나름으로,
산 속에 움막에 지냈어도 하룻밤을 즐겁게 지낼 수도 있고, 좋은 여관에 호텔에 들어가서 잠을 자도 하룻밤 자는 동안에 불행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딱 중심을 잡고 그 상황에 즉해서 그 시간을 바르게 보람 있게 지내도록 노력을 해야지, 조금 무엇이 마음에 안 맞다고 그것이 바로 자기의 불행인 것처럼 절망을 하고 남을 원망하고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그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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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참공안몰심사本參公案沒心思하야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로구나.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하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枯枝리라.
본참공안몰심사本參公案沒心思하야,
‘이뭣고’ 화두를 탄 분은 ‘이뭣고?’, ’판치생모板齒生毛’ 화두를 타신 분은 ‘판치생모板齒生毛?’,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를 한 분은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 ‘마삼근麻三斤’을 하는 분은 ‘마삼근麻三斤?’
각자 자기가 선지식으로부터 받은 그 화두가 자기의 본참공안本參公案이여.
본참공안에 몰심사여. 완전히 거기에 몰입을 해 가지고 다른 일체 생각이 거기서 다 끊어져야 한다 그 말이여. 앉으나, 서나, 누우나, 밥을 먹으나, 옷을 입으나, 화장실을 가나, 세수를 하나, 차를 타나, 일체 일을 하거나, 귀로 무슨 소리를 듣거나, 눈으로 무엇을 보거나, 일체처 일체시에 본참공안에 대한 의단이 독로허도록 앞도 끊어지고 뒷도 끊어져서 은산철벽이 되아서 아무것도 사량분별, 사량복탁이 없어.
그렇게 해서,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이여.
의심,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 가지고 의심과 의심이 끊어진 사이가 없어. 항상 의단이 독로해서 타성일편이 되도록.
그렇게 해 가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枯枝여.
마른 남귀에 꽃이 피어 가지고 마른 가지에 그 꽃이 가득 차게 되듯이, 엄동설한에 잎이 다지고 앙상한 가지가 마치 죽은 나무처럼 그러나, 입춘 우수가 지나면 물이 오르고 파릇파릇 잎이 돋우고 꽃이 만발을 해서 환-히 고운 꽃이 피고 향내를 풍기듯이, 우리가 화두를 들고 정진을 해 나간 때는 마치 부모 초상을 만난 사람처럼, 눈으로 무엇을 보아도 ‘이뭣고’요, 귀로 무슨 소리를 들어도 ‘이뭣고’요. 아무 기쁨도 없고 다못 생각 생각이 화두만을 들고 나가니, 인생이 이래도 그것을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할 것인가? 슬픈 일을 당해도 슬퍼 할 줄도 모르고, 기쁜 일을 당해도 기쁜 줄을 모르고 인생의 사는 맛이 오욕락五慾樂을 즐기는 맛으로 사는데 오욕락五慾樂을 다 버려버렸어.
부모 형제도 다 버리고 세상의 흥망성쇠에도 다 내 일이 아닌 것처럼 다 버려버리고 사니 마치 죽은 나무와 같고 나무토막과 같고 돌덩어리와 같다 그 말이여.
그러나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해서 타성일편打成一片이 되아.
화두를 들지 않해도 저절로 의단疑團이 터-억.
더 이상 의심이 커질 수 없고, 더 이상 의심이 깊을 수가 없고, 더 이상 간절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주일을 못 가서 툭 터지게 되면 자기의 본래면목을 보게 되고, 불조佛祖의 면목面目을 보게 되고, 우주의 진리眞理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 말이여.
이것은 부처님을 위시해서 역대 조사가 몸소 실천을 해서 깨달음의 경지에 들어간 그 경험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도리라, 이것은 우리가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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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禪房의 어떤 분이 ‘견성見性을 한 경지境地가 어떤 것인가’ 그것을 질문해 왔습니다.
견성見性 한 경지境地는 자기가 깨달라 봐야 아는 것이지, 그 ‘물이 더웁고 차거운 것은 자기가 마셔 봐야 얼마나 차웁고 얼마나 뜨거운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보고 물어봐서 어떻다고, 얼마만큼 뜨겁다고 말해 봤자 소용이 없는 것이여.
깨달음의 경지도 정말 그렇게 궁금하고 알고 싶으면 폐침망찬廢寢忘餐하고 어쨌든지 간절히 간절히 정진을 해서 스스로 탁! 깨쳐 봐야 할 일이더라 그 말이여.
궁금한 것을 나보고 물어봐서 어떻게 하냐 그 말이여!
정말로 궁금하거든, ‘깨달음의 경지가 얼마나 좋고 대관절 그 경지가 어떠헌 것인가?’ 그것이 궁금허면 정말 알뜰히 정진을 하는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참으로 깨달음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냐?’
또 ‘깨닫기 위해서는 정말 이뭣고만 허면 꼭 깨달을 수가 있는 것이냐?’ 또 ‘또 자기가 그러헌 방법으로 하면 자기가, 자기도 깨달을 수 있는가?’그러헌 것들이 정말 의심이 난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건 부처님의 말씀이나 역대 조사의 법문에 의지해서 있다고 믿을 수밖에는 없는 것이고, 또 자기의 근기라고 할까 그릇이 ‘자기도 열심히만 하면 깨달을 수 있냐 없냐? 깨달을 수 없으면 아예 그만두고 인생을 달리 다른 길을 찾아보고, 꼭 깨달을 수 있다면 자기도 한바탕 해 보겠다’ 이런 말인데, 깨닫, 우리는 남녀노소, 빈부귀천, 또 지식의 유무를 막론하고 깨달을 수 있는 능력 자격은 누구나 다 갖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다 불성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바른 방법으로 열심히만 하면 누구든지 깨달을 수가 있는 것이여.
또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 있는 것을 찾기 때문에 바르게 열심히만 찾으면 꼭! 찾고 마는 것이여.
방법이 틀리면 안 되아. 또 방법이 바르더라도 열심히 허지 않고 조금 허다 말다하면 그것도 안 돼.
또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방법이 잘못 되아있으면 또 안 된다 그 말이여.
그런데 방법이 바르고 그리고 열심히만 한다면 누구든지 깨달을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믿어야만 되는 것이여.
- 송담선사 법문 498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