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구경을 가는 까닭】
滿山紅綠皆妙體
流水啼禽亦說法
閑行長嘯夕陽時
遠近秋色一樣奇
만산홍록滿山紅綠이 개묘체皆妙體인데,
만산에 붉고 푸르고 한 산 빛이 다 진리의 모습이더라.
유수재금流水啼禽이 역설법亦說法이라,
흐르는 물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가 또한 다 법을 설한 것이더라.
한행장소석양시閑行長嘯夕陽時인대,
한가히 거닐며 길게 부는 휘파람, 길게 휘파람을 부는 해저문 때에,
원근추색遠近秋色이 일양기一樣奇로구나 ,
멀고 가까운 가을빛이 한결같이 기특하더라.
지금 산에는 단풍이 지고 들에는 오곡 박과가 익어서 누렇게 가을을 맞이했습니다.
산에 울긋불긋 단풍이 져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서 등산에 가고 흐르는 물 노래하는 새 소리를 듣기 위해서 소풍도 가고 합니다마는, 아무 까닭없이 사람들은 그것이 좋아서 산으로 들로 시간만 있으면 나갑니다.
그것이 까닭이, 까닭을 잘 모르지만 사실은 그 울긋불긋한 단풍든 산에 모든 모습은 바로 그게 비로자나법신불의 몸띵이여.
그리고 흐르는 물소리와 떨어지는 폭포소리하며 노래하는 새소리는 바로 법신불에, 비로자나법신불에 영원한 설법이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그 소리를 들으면, 또 산에그러한 경치를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속에 모든 괴로움이 사라지고 번뇌와 망상이 다 식고, 여러분이 설악산이나 지리산이나 오대산 또는 이 가까운 도봉산만 가더라도 산에 떠억 들어서면은 아무 까닭도 없이 가슴 속이 툭- 트이고 시원해지면서 근심걱정이 다 사라져버리거든.
그것이 바로 법신불을 친견하고 법신불이 설하신 최상승법을 듣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번뇌와 망상의 괴로움으로부터, 탐진치 삼독의 훨훨타는 불로부터 해방이 되게 되는 것입니다.
한행장소석양시閑行長嘯夕陽時,
한가히 거닐면서 휘파람을 부는데 해는 서쪽에 기울었어.
(원근추색遠近秋色이 일양기一樣奇로구나),
근데 멀고 가까운 가을 경치가 먼 산에 경치나 가까운 산에 경치나 푸른 것이나 붉은 것이 다 한결같은 기특한 것이더라.
- 송담선사 법문 248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