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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잘못하는 것이 없는 것】

이 뭣고? 2017. 9. 18. 16:18


【잘하고 잘못하는 것이 없는 것】

이 공부工夫는 잘 된다고 생각하고, 생각이 된다고 해서 잘 된 것도 아니고, 잘못된다고 느껴진다고 해서 그 공부工夫가 잘 못된 것이 아닌 것입니다.

화두話頭가 제법 잘 들리고 성성惺惺허다고 '하! 화두가 참 잘 들리는구나. 이런 상태로 주욱 나갔으면'이런 생각을 허는 수가 있습니다마는 이것이 공부가 잘 되야가는 것이 아닙니다. 벌써 '하! 화두가 잘 들리는 구나. 참 이렇게 좀 죽 나갔으면' 고생각이 벌써 화두를 놓고 있는 생각이기 때문에 그게 공부 옳게하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이여.
잘 되야도 좋아 하는 생각을 내지 말고 다못 성성적적惺惺寂寂하게 화두話頭를 들고 나가는 것뿐인 것입니다.

또 그렇게 잘 되어가다가 뚝 변해 가지고 영 화두話頭가 잘 안 들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몸이 뒤틀리고 시간이 그 십분이 그렇게 지루하고 그런 때가 또 옵니다.
그러나 그럴 때가 대단히 중요重要한 것입니다.
이... 그럴 때야말로 내가 한 계단 힘을 얻을 수 있는, 올라서려고 허는 그러헌 고비가 바로 그 공부가 잘 안되고 이 뒤틀리고 지루하고 몸부림 쳐지고 할 때가 중요한 고비인 것입니다. 그럴 때가 대단히 중요重要한 고비라고 하는 것을 잘 아시고 조금도 짜증을 내지 말고 허리를 주욱 펴고 단전호흡을 허면서 '이 무엇고?'
숨을 깊이 들어마셨다가 '이 무엇고?' 하면서 이렇게 내쉬어.

참 앉아서 뒤틀리고 답답하고 가슴이 미여질 것 같고 이럴 때에는 조용히 일어서서 밖에 나가 가지고 한 일자一字로 떡 노선路線을 정해놓고 왔다갔다하면서 화두話頭를 거각擧覺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정신精神이 깨끗해지고 가슴이 좀 시원해지고 혼침昏沈이 없어지면 다시 또 자리에 가서 하고.

아까 또 화두話頭가 잘 들린다고 해서 기뻐하는 생각을 내서는 아니되는 것 처럼, 공부工夫가 그렇게 답답하고 지루하고 잘 안된 때라고 해서 심술을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그래서는 아니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 잘 지혜智慧스럽게 그 마음을 써서 그 고비를 조금도, 한 생각도 후퇴하지말고 어... 지혜롭게 마음을 써서 그 고비를 넘긴다고 하면은 한 걸음 한 고동 공부가 수월한 단계에 올라서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서장書狀에 대혜大慧스님께서 누누히 말씀허신 바로써, 그 잘 안될 때에 용심用心을 잘해 가지고 단속을 해서 정진精進을 해라고 하는 것을, 아주 중요重要한 고비요 거기서 힘을 더는, 힘을 얻는 중요重要한 대목이라고 하는 것을 아주 간절懇切하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화두話頭라고 하는 것은 한마디 간단한 맛없는 말이지만, 그 맛없는 그 간단한 한마디를 정말 잘 잡두리 해서 생각 생각이 잡두리 해서 거각擧却해 나간다고 하면, 결정코 그 한마디가 나의 무량겁無量劫 생사업장生死業障을 무너뜨려서 보리菩提의 과果를 성취成就하게 하는 중요한 참 열쇠요 관문關門인 것입니다.

'이 무엇고?'
'"이무엇고" 허는 이놈이 무엇고?'
'"이" 하는 놈이 무엇고?'
처음에는 숨을 깊이 들어 마셨다가 잠시 머물렀다가 내쉴 때에 '이 무엇고?'
이렇게 숨 내쉬는 것과 화두를 이렇게 합合해서 해 들어가면 초학자初學者도 비교적 쉽게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단전호흡과 화두를 함께 해나간다고 하는 것은 초학자에 있어서는 대단히 중요重要한 방법方法인 것입니다.

차츰 차츰 공부가 기초가 잡혀서 익숙해 들어가면 구태여 숨 쉴 때마다 화두話頭를 들지 아니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두 번 세 번 마다 한번씩 들다가 나중에는 다섯 번 여섯 번 숨 쉴 동안에 한번씩 들다가 나중에 참으로 더 익숙해지면 아침에 눈 딱 뜰 때에, 입선入禪할 때만 든 게 아니라 아침에 눈 딱 뜨면 벌써 그때 화두話頭를 턱 챙길 줄 알아야 하거든.
딱 뜰 때 '이무엇고', 떠서 화장실에 갈 때도 '이무엇고', 세수허고 양치질 헐 때도 그때 '이무엇고'를 한번 떡 챙겨본다.
차 탈 때도 챙겨보고 시장바닥에, 시장에 가서도 화두話頭를 떡 챙겨보거든.
시장에 가서 조심할 것은 돈지갑을 잘 단속을 허고 이뭐꼬를 해야지 잘못허다가 그 쓰리꾼한테 뺏겨 가지고 시장에서 이뭐꼬 허래더니 돈만 뺏겼다 이러지 말고.

처음에는 이 화두話頭를 들고 참선叅禪을 허게 되면 화두허는데 정신을 쏟다 보면 일상생활日常生活하는 일에 이 혼란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밭을 매는데 가꾸어야 할 곡식은 뽑아버리고 잡초는 남겨두고, 이러헌 수도 혹 있을 수가 있고.
그와 같이 일상생활 속에 화두에 전념專念을 허다 보면 하고 있는 일에 차질이 오는 수도 더러는 있을 수 있습니다마는, 자꾸 자꾸 생활生活 속에서 공부工夫를 익혀 놓으면 무심無心 속에, 속으로는 항시 화두話頭를, 화두의 의심疑心을 관觀하고 있지만은 무심無心 속에 소지掃地가 저절로 되고 빨래가 저절로 되고 밥도 저절로 밥을 먹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운전사나, 모다 그 운전사 운전하는 것을 보면 왼쪽 발 오른쪽 발, 왼손 오른손, 눈 귀 전체를 다 활용을 허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이야기하면서 한 손으로는 핸들을 잡고 오른 속으로는 기아를 꺽고 왼발 오른발은 악셀레타나 모다 맘대로 이놈 밟았다 저놈 밟았다 자유자재로 허거든. 그것이 익숙해지면 그렇게 되는 것이여.
참선叅禪도 화두話頭가 들려서 익숙해지면 생활生活하면서 화두가 되고 화두 드는 가운데 생활이 저절로 되아지게 되는것입니다.


【내가 주위를 요리料理허면서 내가 살아가게 되는 것】

이렇게 될 때에 우리는 주위환경 모든 것에 의해서 내가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위를 요리料理허면서 내가 살아가는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 정진精進을 허지 아니한 사람, 어... 모든 주위에 노예노릇을 허고 밖에 것이 주인主人이 됩니다.
참선叅禅을 허는 사람은 내가 주인主人이 되고 모든 것은, 삼라만상森羅萬象은 바로 나의 살림이 되는 것입니다.
주인이 살림을 하는 것이지 살림이 주인主人을 좌지우지 헐 수는 없는 것입니다.
주인主人이 자기집 살림, 종(奴)으로부터서 일체 모든 기구를 자유자재自由自在로 쓸수 있어야 될 것입니다.
그와 같이 참선叅禪을 헌 사람이라야 그것이 가능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에 우리는 이 사바세계가 이 삼라만상森羅萬象 두두물물頭頭物物이 다 이 나의 부하部下요 나의 가구家俱요 나의 살림이 될 때에 바로 내가 이 우주법계宇宙法界에 주인主人이 되는 것으로써 이 세계世界는 고대로 놓아둔 채 이 불세계佛世界가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극락세계요 깨달음의 세계요 비로자나불의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 송담선사 법문 10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