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梵魚寺解夏日上元曉庵 【贈江湖道人 【和映湖堂 【春夜宴從弟桃花園序
【梵魚寺解夏日上元曉庵
祖師入滅傳皆妄
今日分明坐此臺
杖頭有眼明如漆
照破山河大地來
조사가 열반하셨다고 전해온 것이 다 망령된 말이다.
오늘 분명히 이 자리에 앉아 계시도다.
주장자 꼭대기에 눈이 있어 그 밝기가 새카만 옻칠과 같은데
산하대지를 태양보다도 밝게 비추고 있구나.
- 경허성우
不是物兮早騈拇
許多名相復何爲
慣看疊嶂煙霞裏
無鬚猢猻倒上樹
'이 한물건도 아니다'고 해도 이미 육손이와 같은데
허다한 명상을 다시 무엇을 할 것이냐.
첩첩산이 쌓인 산중에 안개가 자욱이 끼었는데 하염없이 그것을 보노라니
수염없는 원숭이가 나무를 거꾸로 올라 가는구나.
- 경허성우 題智異山靈源寺
원문: 煙蘿裏, 無首猢猻倒上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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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贈江湖道人
世事空中鳥
浮生水上漚
天下無多地
山僧一杖頭
세상 일은 허공 가운데 새
뜬 인생은 물 가운데 거품
하늘 아래 더 좋은 땅이 없으니
산승의 한 주장자 끝이라네.
- 청허 淸虛
*一杖頭: 주장자 머리. 주장자 꼭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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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映湖堂
萬事悠悠此百年
還如逆旅暫留連
篆香深處將忘世
靑鳥飛來忽見仙
만사가 유유悠悠한 이 백년이
도리어 먼 길 나그네 여인숙에 잠깐 머무름 같네.
전향篆香 깊어가는 곳에 세상 잊으려하는데
푸른 새 날아와서 홀연히 신선을 보이네.
酣菊爛楓秋色晩
浮雲流水夕陽邊
曩緣已遽今重別
白髮層巒共對憐
국화주에 화려한 단풍의 가을 빛 저물어가는데
구름 떠있고, 물 흐르며, 볕은 저물어 석양夕陽 가로구나.
지난 인연 급히도 벌써 지금 다시 이별이라
백발되어 층층으로 겹쳐진 산 함께 대하려하니 가련키만 하여라.
『경허집』 鏡虛集.
* 전향篆香:
당唐·송宋 시기에는 전서篆書(한위漢魏 이전에 쓰이던 글자체) 모양으로 만든 향에 불을 붙여 그것이 타들어가는 것으로 시간을 재면서 모기 등의 벌레를 쫓는 용도로 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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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夜宴從弟桃花園序
夫天地者、萬物之逆旅也。
光隂者、百代之過客也。
而浮生若夢、為歡幾何。
- 李太白
천지天地란, 만물이 머무는 여관旅館이다.
광음光隂은, 오랜 세월로 지나는 과객過客(나그네)이다.
덧없는 인생人生 꿈과 같은데, 그 즐거움은 얼마나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