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養鳥 새를 기르는 것에 대해】
【전강田岡 지내는, 요새 그 지내는 도리道理여.
이렇게 지낸다 그말이여.】
倚床午睡足인디
窓外春睡足일러라.
小鳥는 簷端啼요
風過老樹枝니라. 의상倚床에 오수족午睡足이여.
걸상에 앉어서 낮잠만 자. 아무 무사無事하니 잠만 잔다 그말이여. 창외窓外에 춘수족春睡足이다.
창밖에는 춘일春日이 더디어. 봄에 봄날은 진디 더디어. 소조小鳥는 첨단제簷端啼헌디,
적은 새는 처마 끝에서 울고, 풍과노수지風過老樹枝다.
바람은 늙은 냉기 가지를 흔들거려 지내가.
산승山僧 지내는 이 법상法床에 올라 앉은 전강田岡 지내는, 요새 그 지내는 도리道理여. 이렇게 지낸다 그말이여.
헌디 대중大衆은 법문法門을 허랔 하니 무슨 법문을 설說할 것이냔 말이여.
願看山色하야 短築墻이요
欲招好鳥多種樹니라.
아! 이 칠십 먹은 노물老物이 이 주안동朱安洞 아 여기에 와서 이 상床에, 상에 올라 앉아서 낮잠이나 자고, 그 춘일春日을 이렇게 보내는데, 잠 깨고나면 첨단簷端 끝에 적은 새가 울고, 바람은 심어놓은 냉기 가지를 흔들거리고 지나간다 그말이여.
뭔 법문法門을 허라고 하는고? 원간산색願看山色하야 단축장短築墻이요,
멀리 산을 보기 위해서 담도 싸지 않고 냉기만 심어놓고 저렇게 있어.
뜰 앞에 전정수前庭樹 보란 말이여.
뭔 담을 쌓아 놓면은 산색山色이 먼 산, 저 건너 산색이 보이지 않을 것이고, 그 담도 안 쌓고.
욕초호조欲招好鳥하야 다종수多種樹다.
거 좋은 새 거 모두 날라와서 나뭇가지에 올라와서 우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그 냉기를 심었어. 이래가지고 지내간다 그말이여.
무슨 법문法門을 대중大衆께 할꼬?
암만 생각해야 이 외에 법문法門이 없다 그말이여.
- 전강선사 법문 65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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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養鳥 새를 기르는 것에 대해】
所云不得籠中養鳥
而余又未嘗不愛鳥,
但養之有道耳. 欲養鳥莫如多種樹.
- 鄭板橋
내가 한 말은 '새장 속에 새를 기르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나 또한 아닌게 아니라 새를 사랑하는데,
그것을 기르는데는 도리道理가 있다는 것 뿐이다. ‘새를 기르고자 하면 나무를 많이 심는것 만한 것이 없다.’
- 정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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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나서 다시 한 장 덧붙이는 글.]
편지에서 새장 속에서 새를 기르지 않겠다고 했지만 나 또한 새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다만 기르는 것에도 방도가 있다는 뜻일 뿐이네. 새를 기르고자 한다면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하네. 집을 둘러 수백그루 빽빽하게 심어 새의 나라, 새의 집이 되게 만드는 것이네. 새벽 동이 틀 때 꿈에서 막 깨어나 아직 이불 속에서 뒤척이는데 째액짹 소리 한 자락 들려오면 운문(雲門) 함지(鹹池)의 연주가 뭐 따로 있겠나. 옷을 걸치고 일어나 얼굴 씻고 입 헹구고 차를 마시며 오색 깃털 휘날리며 이리저리 훨훨 나는 새들을 보면, 그 눈부신 광경은 이미 새장 하나, 새 한 마리의 즐거움이 아닐세.
대저 평생의 즐거움은 천지를 정원으로 삼고, 장강(長江), 한수(漢水)를 연못으로 삼아, 저마다 그 본성에 맞춰 살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크나큰 즐거움이 아니겠나. 어항의 물고기, 새장의 새에 비교해 볼 때, 그 크고 작음, 인애(仁愛)와 잔인함이 과연 어떠한가!
[書後又一紙]
所云不得籠中養鳥,而予又未嘗不愛鳥,但養鳥之有道耳。欲養鳥莫如多種樹,使繞屋數百株,扶疏茂密,為鳥國鳥家。將旦時,睡夢初醒,尚展轉在被,聽一片啁啾,如 <雲門>、<鹹池> 之奏;及披衣而起,頮面漱口啜茗,見其揚翬振彩,倏往倏來,目不暇給,固非一籠一羽之樂而已。大率平生樂趣,欲以天地為囿,江漢為池,各適其天,斯為大快。比之盆魚籠鳥,其鉅細忍何如也!
- [정판교집] 양귀숙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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