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切忌當機自覆藏 스스로 덮어 감추려 말아라】
【切忌當機自覆藏 스스로 덮어 감추려 말아라】
안견이문원불격眼見耳聞元不隔이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허는 바로 그것이 원래 간격이 없다. 맥힌 것이 아니다.
주명야암절상량晝明夜暗絶商量이다,
낮에는 밝고, 밤에 어두운데 거기서 상량商量을 끊을지어다.
눈으로 청황적백靑黃赤白 대소장단大小長短을 보고,
귀로 궁 상 각 치 宮 商 角 徵, 큰소리, 작은소리, 새소리, 닭소리, 기차소리, 비행기소리, 그 듣는 놈! 바로 거기에서 조금도 떨어져 있는 것이 아녀.
그러니 밝은 낮이나, 어두운 밤이나 상량商量을 허지 말아라. 그놈을,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놈을 여의고 찾을라고 허지를 말어.
바로 거기에서 바로 즉即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본래성현하다사本來成現何多事뇨.
본래 원만구족圓滿具足허게 이루어져서 바로 거기에 나타나 있는 것이니, 무슨 일이 거기에 있을 것이냐 그말여.
절기당기자부장切忌當機自覆藏이여,
어떠헌 기틀에 당해서 스스로 그놈을 덮어 감추어 버릴려고 허지 말어라.
'스스로 그놈을 덮어 감춘다'하는 것은,
<눈으로 무엇을 볼 때, 귀로 무슨 소리를 들을 때,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바로 거기에서 깨달음을 구허지도 말고, 번뇌를 물리칠려고 허지도 말고, 바른 것을 찾고, 삿된 것을 버리고, 그런 짓을 허지를 말어라.>
상식으로는 삿된 것은 버리고, 바른 것을 구해야, 정법正法을 구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이 되겠지만, <이 공부를 해 나가는데 있어서 삿된 것을 버린 것이나, 삿된 것을 버릴랴고 허는 것이나, 바른 것을 구헐려고 하는 생각이 둘 다 삿된 것이여.>
그게, '번뇌를 끊어버리고 깨달음을 구해야 한다' 모두 상식적으로 그렇게 말하지만, 실지로 실다웁게 공부하는 바로 그 자리, 그 마당에 있어서는, 번뇌를 끊은 것이나 깨달음 구하는 것이 모두가 다 번뇌여 그것이.
그래서 빨간 것을, 빨간 꽃을 보아도 나는 "이무엇고- 뿐"이고, 파란 이파리를 보아도 나는 "이무엇고- 뿐"이여.
조실스님 녹음법문을 들을 때에도 나는 이 들으면서도 "이무엇고- 뿐"여.
비행기소리를 들어도 나는 이무엇고- 뿐여.
비행기소리를 들으나, 자동차소리를 들으나, 저 새우는 소리를 들으나, 개 짓는 소리를 들으나, 무슨 소리가 귀에 들리건 간에 자기의 본참공안本參公案 "알 수 없는 의단疑團만이 독로獨露헌 것 뿐"이다.
그래야 법문을 옳게 듣는 것이고, 비행기 소리나 닭소리나 개소리나 새소리나 일체가 바로 최상승법문여.
누가 나에게 분을 발라주고 향수를 뿌려주나, 누가 나에게 욕을 허고 험담을 허고 억울한 소리를 허나, 참으로 발심發心을 해서 수행修行해 나가는 사람에게는 똑같은 것이다 그말여. 분 발라주고 향수를 뿌려준다고 해서 좋아하고, 나를 헐고 험담하고 욕허고 비방한다고 해서 진심을 낸다면 그 사람은 참으로 발심한 사람이 아녀. 참으로 불법佛法을 믿는 사람이 아녀.
이와 같이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하로하로를 지내가고, 하로하로를 정진을 해 나가야 거기에서 소분小分, 조금 그 사람은 정진헐 줄 안다고 헐 수가 있는 것입니다.
- 송담선사 세등선원 63번 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