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승려를 위해 내린 법어
【爲亡僧下語
生來未盈三十。胡乃歸程大速。使人興嘆如是。少年長徃。人之常情。可以大息長嘆。至於生死大夢。 則豈有年少年老之異乎。雖有老少之分。其歸一也。此有一事。可憐可怋。 亦有一事。可慶可善。 在生之日。或能叅禪學道。或能持戒念佛。 或能修福作善。常以生死事大爲懷。念玆在玆。不廢日課。如是善終。是爲可慶可善。未能叅禪學道。未能持戒念佛。未能修福作善。虛沾信施。空度光陰。是爲可憐可怋。 觀汝所作。雖未能叅禪學道。 隨分持戒念佛。 隨分修福作善。是爲可慶。不是可怋。 又能勞形苦骨。忍飢忍寒。隨門逐戶。勸化拾物。今於雲岳山上。搆得僧堂一所。因是功德。 後於佛祖門中。決定高登闊步去也。這裏更有一伽陁。可以令汝超生脫死。革凡成聖去也。諦聽諦聽。
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
此乃超生脫死之路頭。革凡成聖之妙藥。 望汝踏得此路。 可與千聖万聖齊肩並駕。 服得此藥。 便得法身堅固慧命無窮去也。 此則且置。 今日某上座。生耶死耶。 夢耶覺耶。 大抵粥飯氣在。名之爲生。 粥飯氣絶。 名之爲死。 此之生死。 俱是夢中。 不名爲覺。 未明此事。則雖然氣在。 全同在夢。 可名爲死。 了得此事。 則雖然氣絶。 全同睡覺。 可以爲生。 旣然如是。 當恁麽時。 合談怎麽語。 以爲遠行之贈。
良久云。
夢裏明明有六趣。 覺後空空無大千。
『함허당득통화상어록』 涵虛堂得通和尙語錄
【죽은 승려를 위해 내린 법어
태어난 지 30년도 채 안 되었는데 돌아가는 길이 너무도 빨라 사람들로 하여금 이처럼 탄식하게 하는구나.
젊은 나이로 멀리 떠나니 보통 사람의 마음으로는 크게 한숨 쉬며 길이 탄식할 일이지만, 태어나고 죽는 것이 큰 꿈이라는 데에 이르러서 보면 어찌 나이가 젊고 늙음의 구별이 있겠는가?
비록 늙고 젊음은 나뉘지만 돌아가는 곳은 하나니라.
이 한 가지 일은, 불쌍히 여기고 애달파할 만한 일이지만 또한 경하할 만하고 좋게 여길 만한 일이 하나 있으니, 살아있을 때에 참선하고 도를 배웠거나, 계를 가지고 염불하였거나, 복을 닦고 선을 행하였으며, 나고 죽는 것이 큰 일임을 가슴에 품고 늘 생각하면서 날마다 할 일을 그치지 않았다면 이는 경하할 만하고 좋게 여길 만하다.
참선하거나 도를 배우지도 못하고, 계를 지키거나 염불하지 못하고, 복을 닦거나 선을 행하지 못한채 헛되이 신심있는 자의 보시만 받고 광음光陰만 헛되이 보냈다면 이는 불쌍히 여길 만하고 애달파할 만한 일이다.
네가 지은 바를 살펴보니 비록 참선하거나 도를 배우지는 못하였지만 분分에 따라 계율을 지키며 염불하였고, 분에 따라 복을 닦고 선을 행하였으니 이는 경하할 만한 것이지 애달파할 만한 것이 아니다.
또한 몸이 힘든 것을 견디고, 굶주림과 추위를 참으면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보시를 권하고 물품을 얻어서 지금 운악산 위에 승당 한 곳을 지었으니, 이 공덕으로 인해서 뒷날 부처님과 조사의 문중에서 결정코 높이 올라 활보高登闊步할 것이니라.
이 속에서 다시 한 가타伽陁(게송)가 있는데, 너로 하여금 생生을 초월하고 사死를 벗어나며 범부凡夫를 고쳐 성인聖人을 이루게 할 수 있으니 잘 들으라, 잘 들으라.
《모든 행行이 무상無常하야
이 생멸법生滅法이다.
생生과 멸滅이 이미 멸滅해 다하니
적멸寂滅이 낙樂이니라.》
이것이 바로 생生을 초월하고 사死를 벗어나는 길이요, 범부를 고쳐서 성인을 이루게 하는 묘한 약이니, 너에게 바라노니 이 길을 얻어 밟고서 천 성인과 만 성인들과 더불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다니며, 이 약을 먹고 곧바로 법신法身이 견고하고 혜명慧命이 무궁하도록 하여라.
이는 우선 제쳐 두고, 오늘 아무개 상좌는 살았습니까,
죽었습니까, 꿈꾸는 중입니까, 깨어있습니까?
죽이나 밥 기운이 남아 있으면 살았다고 하고, 죽이나 밥 기운이 끊어지면 죽었다고 하는데, 모두가 이 꿈 속의 일이라서 깨어 있다고 하지 않습니다.
이 일을 아직 밝히지 못하였다면 비록 기운이 남아 있더라도 꿈속에 있는 것과 완전히 똑같으니 가히 죽었다고 할 만하며, 이 일을 깨달았다면 비록 기운이 끊어져도 완전히 잠에서 깬 것과 같으니 가히 살았다고 할 만합니다.
이미 이와 같다면 이러한 때를 당해서 무슨 말을 해서 멀리 떠나는 노잣돈으로 주어야 하겠습니까?
침묵(良久)하고 이르시되,
꿈 속에서는 명명明明해서 육취六趣가 있더니
깨친 후엔 空空해서 대천大千세계가 없구나.
夢裏明明有六趣。 覺後空空無大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