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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의 뜻을 찾는 것’, 알 수 없는 것】

이 뭣고? 2023. 12. 24. 05:03

지지일자知之一字 중화지문衆禍之門이여, 아는 것이라는 것은 중화衆禍의 문이여. 아는 걸로는 소용없어. 참선법은 그게 아니여.

‘어째서 판자 이빨, 판자 이빨에 털이 났다고 했는고?’
‘조주 스님이 그렇게 판때기 이빨에 털 났다 했으니, 어째서 판때기 이빨에 털이 났닥 했는고?

법상法床에 올라올 때마다 내가 해 주지. 왜 이래? 이놈을 가지고 모도 대중이 지금 철두철미허게 정진해 나가니까, 이걸 해 줄 수밖에 없지. 제일 중요헌 것이니까.

‘어째서 판때기 이빨에...’ 저 나무 판자 말이여, 나무 판자. 나무로 썰어 논 판자 말이여! ‘판자 이빨에 터럭이 났다’ 어떤 것을 판자 이빨이라 하며, 판자 이빨에 뭔 털이 나? 털이 왜 거가 나? 원 당최, 세상에 거 뭔 소리냔 말이여? 무슨 뜻이여? 알 수 없구나! 알 수 없는 그 의심. 알 수 없는 걸 의심이라고 안해?

가령, 사람을 내가 하나 잊어버렸는디, 그 사람이 도망갔는디 ‘어디로 갔나? 어디로 갔을까?’ 간 곳을 알 수 없다. ‘응! 그 사람이 아무 디가 있을 것이다. 거그 있는가?’ ‘아무 디 찾아가면 거 있을 것이다. 아! 거그는 저, 어디 무슨 지리산 가 있을까?’ 고렇게 따지지를 말어.

그 사람이 갔는데, 어디로 갔는고? 알 수 없구나.
‘어디로 갔는가? 금강산으로 갔는가? 태백산 속으로 들어갔는가?’ 이렇게 분석허지를 말고.

‘어디로 갔는고?’ 알 수 없어.
그저 무조건 여하약하허고 알 수 없다.

수참활구須參活句언정, 수참참구須參參句언정, 모름이 참구를 헐지언정—참구, 참구헐 참자, 연구헐 참자.
수참활구언정, 활구를 참상參詳 헐지언정. 참參이여, 참參. 참의參意가 아니라, 참參이여.

참의參意라는 것은, 참구와 참의와 달라. 참구參句라 하는 것은 그대로 활구活句여, 그것이. 살 활活자, 글귀 구句자, 활구여. 활구를 참상할지언정 사구死句를 참상허지 말어라.

사구라 하는 것은 그건 내가 먼첨 죽고 남 죽이는 것이여, 그거. 천하에 못쓴 것이 참선에 사구다 그말이여. 사구라 하는 것은 모도, 아는 것이여. 이치도 있고, 모든 이치가 거그 들어 붙고. 모도 아는 것이고, 모도 해석해서. 그것이 선禪이 아니여, 참선이라는 것은 그걸 선이라고 안 혀.

허니, 탁! 맥혀서 도대체 알 수 없는 것을 활구活句락 햐.

‘판대기 이빨에 털이 났다’
당장에 판때기 이빨에 털 난 도리를 알 수 없지.
그 도리를 알 수 없는 것이 조주의 뜻이니라. 조주의 뜻이여.

‘어째서 조주 스님은 판때기 이빨에 털 났다고 했는고?’ 그 ‘조주의 뜻을 찾는 것’이, 판때기 이빨에 털 났다는 놈을 알 수 없는 것이니라.

판때기 이빨에 털난 놈이 다르고, 조주 스님의 뜻이 다르고, 요리 가서 찾고 조리 가고, 그거 못써. 그걸 참의參意락 햐. ‘조주 스님 뜻은 무엇이여, 판대기 이빨에 털은 무엇이며, 그건 다른가 어쩐가?’ 모도 참의여, 참구參句가 못 되고 참의參意여! 활구가 못 되고 사구여!

요것을 분간해서, 화두를 똑! 한 밥 먹을 동안을 허드래도 고렇게 야물딱지게 다루어 들어가야 혀. 화두 잘못허면은, 화두병 들어 버리면은 그만이니까. 무슨 공부여. 공부는, 무슨 공부가 그런 공부가 있나? 그건 소용없는 공부여.


- 전강선사 법문 14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