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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書隨處、곳을 따라 책을 읽다】

이 뭣고? 2021. 9. 3. 20:18

閉門即是深山、讀書隨處淨土

문을 닫으니 바로 이 깊은 산(深山)이요
곳을 따라 책을 읽으니 이 정토淨土로다.

-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 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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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出門]

不出門來又數旬、將何銷日與誰親。
鶴籠開處見君子、書巻展時逢古人。

自靜其心延壽命、無求於物長精神。
能行便是真修道、何必降魔調伏身。

[문을 나서지 않고]

문을 나서지 아니한 지 또 수십일.
장차 무엇으로 날을 보내며 누구와 친할까?
학 기르던 농 열리는 곳에서 군자君子를 보고,
책 두루마리 펼치는 때에 옛 사람을 만나리라.

그 마음 고요함으로부터 수명은 늘어나고
사물에 구함이 없음으로 정신이 자라나네.
능히 이렇게 행함이 진실한 수도修道이언만,
어찌 반드시 마군魔軍을 항복받고 몸을 조복調伏시켜야만 수도修道라 하리오.

- 백거이白居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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靜中靜非眞靜、動處靜得來才、是性天之眞境。
고요한 가운데서 고요한 것은 진실한 고요함이 아니요, 움직임 가운데서 고요함을 얻는 재능이라야 이 하늘의 진실한 경계인 성性이니라.

- [채근담菜根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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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방금 책꽂이에서 한 권의 책을 꺼내 읽었다.
그리고 다시 꽂아둔다.
그러나 나는 이미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

- 헤르만 헤세 잡언집 [헤세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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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좌심산만사경獨坐深山萬事輕이여.
홀로 깊은 산에 앉았으니 만사萬事가 다 가뿐하다

엄관종일학무생掩關終日學無生이여.
종일토록 사립문을 닫고 무생無生을 배와.

‘생사없는 도리를 배운다’ 그것은, 본참공안本叅公案을 들고 참선叅禪을 헌다는 말씀이여.

생애점검무여사生涯點檢無餘事여.
일평생 동안, 자기의 모든 것을 떠-억 이렇게 낱낱이 살펴보건데 남은 일이 없어. 아무 이렇다 할 일이 없어.

일완신다일권경一椀新茶一卷經이여.
한 잔의 새로운 차 한잔이요, 한권의 경經이여.


참선하는 스님네는 옛날부터 엽차나 작설차 이런 차를 공양끝에도 드시고, 또 졸리며는 또 차도 한잔씩 드시기도하고, 또 경을 보되 한권의 경이거던. 그 경은 무슨 경이냐 하며는, 펴봐도 한 글자도 없어. 그 경은 종이나 먹으로 만들어진 경이 아니여.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이여. 그러되 항상 광명光明을 놓는 그러한 경전經典이여.

소소영영昭昭靈靈한 한 물건.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 간에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에 항상 소소영영한, 우리의 육체肉体로 앉고 서고 눕고 밥먹고 옷입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모든 동작動作과, 우리의 생각으로 과거 현재 미래에 걸림이 없이 오고 가고 하는 이 소소영영昭昭靈靈한 놈.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에 걸림이 없는 이 소소영영昭昭靈靈한 놈이 바로 한권의 경經이여.

우리 참선叅禪하는 사람은 어떤 종이나 먹으로 글자로 된 그런 경經을 읽는 것이 아니라, 펴 봐도 한 글자도 없어. 그런데 항상 소소영영昭昭靈靈한 놈. 이 몸뚱이 끌고 다니는 주인공主人公, 그기... ‘이 뭐꼬?’ 화두話頭를 들 때 그 경經을 읽는거라 그말이여



창窓 밖에 달이 훤허니 밝을 때,

귀뚜라미 소리가 울 때,

강변에는 서리가 내려서 모든 나무잎이 누렇고 벌겋게 물들을 때,

기러기가 떼를지어 울고 지나갈 때,

바로 거기에서 자기의 본참공안本叅公案을 들고, 자기의 일생 동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경經을 읽어라 그러거든.


- 송담선사 법문 482번.